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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대목서 참패 … 닌텐도Wi i 대박 신화 저무나

“게임 산업이 언제나 같은 것을 반복하다 보면 고객이 지겨워할 수밖에 없다. 잇따라 새로운 것을 선보이지 않으면 회사는 번성할 수 없다. 이전의 성공에 매달리기만 한다면 회사가 흔들리는 것이야 너무나 당연하다.”

닌텐도 이와타 사토루 사장의 깊어가는 고민

세계 최대 게임기 업체 일본 닌텐도의 이와타 사토루(岩田聰·50) 사장의 말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불황을 모르고 승승장구하던 닌텐도가 올 들어 ‘부진의 늪’에서 헤매고 있다. 게임기와 게임 소프트웨어 판매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주가는 3년5개월 만에 가장 낮아졌다. 경제위기와 엔화가치 상승이란 외부의 악재도 있지만 닌텐도 특유의 획기적인 신상품을 내놓지 못한 것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게임기 판매의 대목으로 꼽히는 연말 장사에서 불길한 출발을 보인 것이 이와타 사장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닌텐도는 지난달 넷째 주(22~28일) 미국 시장에서 주력 제품 ‘닌텐도 Wii’의 판매가 55만 대에 그쳤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80만 대에 비해 30% 감소한 것이다. 추수감사절 연휴가 포함된 11월 넷째 주 실적은 미국 소매시장에서 연말 장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닌텐도는 추수감사절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닌텐도 Wii 가격을 250달러에서 200달러로 내렸다. 엔화가치가 오르면 달러로 계산한 판매가도 올리는 게 일반적이지만 닌텐도는 정반대의 길을 택한 것이다. 개당 판매 이윤을 상당 부분 포기하더라도 시장을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지갑을 활짝 여는 데 실패했을 뿐 아니라 경쟁사들의 추격에서 시장을 지키지도 못했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경쟁사들은 닌텐도와 대조적으로 추수감사절 호황을 즐겼다. 소니는 추수감사절 주간에 ‘플레이스테이션3(PS3)’를 44만 대 팔았다. 이 기간 판매량이 지난해(13만 대)나 2007년(15만 대)에 비해 세 배 수준으로 급증한 것이다. MS는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시장조사업체인 VG차트는 MS의 추수감사절 ‘엑스박스360’ 판매량을 지난해(39만 대)의 2배가량인 70만 대 수준으로 추산했다.

닌텐도가 미국 시장에서 부진했다는 소식은 일본 증시에 즉각 반영됐다. 4일 닌텐도의 주가는 2만530엔으로 마감해 연중 최고였던 1월 6일의 3만6800엔에 비해 44% 떨어졌다. 2006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닌텐도는 100원어치를 팔면 일본에서 20원, 해외 시장에서 80원의 매출을 올리는 구조여서 미국 시장 판매 감소가 회사 전체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4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 불가피
10월 30일 일본 오사카 데이코쿠호텔에서 열린 닌텐도의 기업설명회(IR).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이와타 사장은 “게임기와 게임 소프트웨어 판매량이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고 있다”며 “내년 3월로 끝나는 제70기 회계연도 매출이 당초 예상보다 3000억 엔 적은 1조5000억 엔, 영업이익은 1200억 엔 감소한 3700억 엔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 회계연도 상반기(4~9월) 실적과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들의 예상을 종합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게임 소프트웨어 히트작이 있어야 게임기와 소프트웨어 판매가 모두 좋아질 수 있다. 왜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타 사장은 “닌텐도로선 (야구선수로 치면) 타율 10할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에서 타율 10할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또 “어느 정도 시장 상황이 나쁠 것은 예상했지만 솔직히 이 정도로 급격히 나빠질 줄은 몰랐다”며 “과도하게 침체된 시장 분위기가 다시 좋아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털어놨다.

닌텐도는 이날 IR에 앞서 이번 회계연도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5481억 엔으로 전년 동기보다 35%, 영업이익은 1044억 엔으로 59% 급감했다. 순이익도 695억 엔에 그쳐 전년 동기(1448억 엔)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회사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은 2005년 이후 4년 만이다. 당시 매출 감소율이 6.2%였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닌텐도의 실적 부진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닌텐도는 단 두 종류의 게임기와 관련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파는 것이 사실상 사업의 전부다.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DS’와 가정용 게임기 ‘닌텐도Wii’다. 2004년 첫선을 보인 닌텐도DS는 어른 손바닥 정도 크기로 위아래 두 개의 화면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06년 나온 닌텐도Wii는 집에서 TV와 연결해 게임을 하는 사람의 움직임대로 게임기가 작동되는 혁신적인 방식을 채택했다. 닌텐도DS의 대성공에 이어 닌텐도Wii는 영국의 엘리자베스2세 여왕까지 즐길 정도로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덕분에 지난해 닌텐도의 매출은 닌텐도Wii의 발매 이전과 비교해 3배로 불어났다.

그러나 출시 3년을 맞아 닌텐도Wii의 ‘약발’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올 4~6월 닌텐도Wii의 판매는 223만 대로 1년 전(518만 대)보다 57% 줄었다. 7~9월 판매도 28% 감소한 353만 대에 그쳤다. 10월 말 IR에서 이와타 사장은 이번 회계연도(올 4월~내년 3월) 실적 전망을 수정하면서 닌텐도Wii의 판매 예상치를 당초 2600만 대에서 2000만 대로 낮춰 잡았다. 그럼에도 현재로선 판매량 2000만 대 달성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중요한 승부처였던 추수감사절 미국 시장에서 닌텐도Wii가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닌텐도DS 판매는 비교적 선방
이와타 사장은 2002년 사장 취임 이후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그는 원래 닌텐도의 게임 소프트웨어 하청업체인 HAL연구소 사장이었다. 그러다 2000년 닌텐도의 대주주이자 3대 회장이던 야마우치 히로시의 눈에 들어 경영기획실장으로 영입됐다. 2년 뒤 야마우치 회장은 은퇴를 선언하며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당시 43세였던 이와타에게 넘겨줬다. 그러면서 이와타 사장을 도와줄 5명의 임원을 골라 공동 대표이사를 맡겼다. 현재도 이와타 사장과 다섯 명의 전무가 공동 대표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공동 대표 중 최고령인 하타노 신지(영업본부장) 전무와 최연소인 이와타 사장의 나이 차이는 17살이나 된다.

이와타 사장의 핵심 철학은 “게임기는 조작이 쉬워야 한다”는 것이다. 경쟁사인 소니와 MS가 매니어 층을 겨냥, 복잡한 첨단 기능에 집중하는 동안 닌텐도는 게임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쉽게 갖고 놀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닌텐도DS와 닌텐도Wii의 잇따른 성공으로 이와타 사장의 취임 전 연간 5000억 엔 수준에 불과했던 닌텐도 매출은 지난해 1조8000억 엔까지 커졌다. 덕분에 닌텐도는 한때 시가총액 기준으로 일본 기업 중 도요타, 미쓰비시UFJ 금융그룹에 이어 3위에 오르기도 했다. 1889년 창업해 가내수공업으로 화투를 만들어 팔던 중소기업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닌텐도Wii의 부진에도 다행스러운 점은 또 다른 주력 제품인 닌텐도DS의 판매가 비교적 양호하다는 것이다. 추수감사절 미국 시장에서 닌텐도DS는 100만 대 넘게 팔려나갔다. 1년 전(80만 대)보다 20만 대 늘어난 것이다. 이와타 사장은 닌텐도DS의 올 회계연도 판매 예상치를 종전대로 3000만 대로 유지했다. 특히 11월 말 판매를 시작한 업그레이드 모델인 ‘닌텐도DS iLL’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신모델은 화면의 크기를 기존 모델의 두 배 정도로 키운 것이 특징이다. 시원스러운 화면을 원하는 젊은 층뿐 아니라 눈이 좋지 않은 노년층까지 고객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이와타 사장은 “상품이 매력적이라면 불황이라도 팔릴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닌텐도DS도 출시 5년을 넘기면서 뚜렷한 한계를 보이고 있다. 닌텐도DS의 판매 증가율은 이미 올 초 마이너스(전년 동기 대비)로 돌아섰다. 따라서 닌텐도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얼마나 빨리 ‘닌텐도Wii’의 뒤를 이을 획기적인 신제품을 내놓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올 3월 결산에서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린 닌텐도가 영광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고객을 놀라게 할 만한 상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타 사토루 사장은
1959년 일본 북부 홋카이도의 삿포로에서 출생. 고교 시절인 76년 전자계산기를 이용해 게임을 만들었다. 도쿄공업대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중 닌텐도의 하청 업체인 HAL연구소에서 아르바이트 게임 프로그래머로 일하다 82년 대학 졸업 후 정식 입사했다. 93년 경영난에 빠진 HAL연구소 사장에 올라 닌텐도의 자금 지원을 받고 회사를 재건시켰다. 2000년 닌텐도 이사(경영기획실장)로 영입됐으며 2002년 5월부터 닌텐도 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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