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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정치생명 건 모험 ‘아프간 3만 명 증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드디어 아프가니스탄에 미군 3만 명을 증파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미 육군사관학교 강당에서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연설을 통해 그는 아프간 확전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그리고 이번 추가 파병은 포괄적이면서도 동시에 지극히 구체적인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첫째, 병력의 증강 배치는 아프간의 안보와 치안에 대한 책임을 하루빨리 아프간 군과 경찰에 이양시킬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추가 투입되는 병력은 치안을 직접 담당하는 것 외에도 아프간 군과 경찰에 대한 전에 없이 강도 높은 훈련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다.

둘째, 미국은 군 병력의 증파와 더불어 민간부문의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민간쇄도’(civilian surge)라고도 불리는 이 전략은 카르자이 정부와 이 정부를 지지하는 미국이 아프간 일반 국민의 삶에 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주려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간시설과 교육·보건 등의 여건을 향상시킬 수 있는 대규모 민간 원조가 이뤄진다.

셋째, 파키스탄과의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한다. 지금까지 알카에다와 탈레반 소탕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이들 테러집단이 피신해 있는 아프간-파키스탄 국경지대를 평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이를 위해선 파키스탄 정부와 군의 협조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결정의 가장 특기할 만한 사항은 오바마 대통령이 철군 시점도 동시에 명시했다는 점이다. 즉 그는 오는 여름까지 3만 명의 추가 병력을 배치하는 대신 2011년 7월부터는 철수를 시작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지금부터 18개월 안에 모든 목표를 달성하고 미국이 아프간에서 발을 빼기 시작한다는 ‘출구전략’도 동시에 밝힌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철군 시기를 밝힌 것은 전략적 오판이란 비판이 비등하고 있다. 즉 탈레반과 알카에다에 앞으로 1년6개월 후면 미국이 떠날 것임을 밝힌 것은 그들로 하여금 그때까지 잠복해서 기다리면 곧 그들의 세상이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비판은 분명 근거가 있다. 그러나 오바마가 이 사실을 몰라서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오바마의 결정 뒤에는 훨씬 더 복잡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

오바마 연설의 주된 청중은 탈레반과 알카에다가 아니었다. 그의 첫 번째 청중은 다름 아닌 아프간의 카르자이 대통령과 정부다. 오바마는 카르자이에게 미국이 아프간의 안보, 치안을 무한정 책임질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향후 1년 반 안에 카르자이 정권이 면모를 쇄신하지 못한다면 미국도 더 이상 도울 수 없다는 압력을 넣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오바마 연설의 두 번째 청중은 미 국민이다. 그는 전쟁에 대한 미 국민의 지지가 지극히 제한적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미국이 대공황 이후 최대의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 현 상황에서 끝을 알 수 없는 전쟁에 대규모 재원을 투자하고 미군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정치적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따라서 그는 철군시기를 명시해 이번 전쟁이 한시적인 것이란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다.

물론 2011년 7월에 아프간 주둔 미군 전 병력을 동시에 철수하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다. 다만 그때부터 철군을 시작할 것임을 얘기했을 따름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은 그때의 상황에 따라서 비록 철군이 시작은 되지만 언제 완결될지는 알 수 없다고 한다. 전황에 따라선 미군이 더 오래 남아 있을 여지를 남겨 놓은 것이다.

그러나 어찌 되었건 이번 결정은 오바마로선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거는 대모험이다. 미국 경제는 연방정부의 엄청난 재원 투입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또 의료보험제도 개혁이란 자신과 민주당 필생의 ‘혁명’을 위해 모든 것을 걸어 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아프간 확전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특히 2011년 7월은 오바마가 재선을 앞둔 시점이다. 오바마의 지지자들은 그가 원했다면 철군 시기를 재선 이후로 잡을 수도 있었다고 주장한다. 즉 그만큼 오바마는 약속을 지킬 의지가 있고 정직하게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의 연설 이후 나토군은 7000명 추가 파병을 발표했다. 한국은 아프간에 300명의 병력을 파병할 것을 천명해 놓은 상태다.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생명이 걸려 있고 미국의 국운이 걸려 있는 이번 결정에 ‘우방’들이 얼마나 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미국은 분명히 많은 기대를 걸면서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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