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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원정 16강, 그리스와 첫 경기에 달렸다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2010 남아공 월드컵, 운명의 조 추첨 뚜껑 열어보니

제롬 발케 국제축구연맹(FIFA) 사무총장(오른쪽)이 잉글랜드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왼쪽)과 영화배우 샤를리즈 테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국의 조별리그 추첨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케이프타운 AP=연합뉴스]


이제 시작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조 추첨에서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그리스와 함께 B조에 속한 한국 축구는 다시 한번 위대한 도전을 시작한다. 조 추첨 결과는 나쁘지 않다. 축구 전문가들은 ‘무난하다’는 수준을 넘어 ‘16강을 바라볼 만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브라질·코트디부아르·포르투갈과 한 조가 된 북한에 비하면 한국의 조 배정은 행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허정무 감독은 20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현장에서 조 추첨을 지켜봤다. 허 감독은 담담한 모습으로 “각오하고 있던 일”이라고 말했다. 16강 진출 가능성을 묻자 “우리 선수들은 지금 한 번도 이루지 못한 원정 16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분명히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그는 이미 머릿속에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한국 축구, 그리고 허정무 감독과도 인연이 각별하다. 한국이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이후 32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은 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첫 경기를 한 팀이 아르헨티나다. 당시 아르헨티나의 리더는 지금의 감독 마라도나였고, 그의 전담 수비수가 허정무였다. 한국은 1-3으로 졌고, 마라도나는 팀의 우승과 함께 월드컵의 별이 됐다.



마라도나 감독과 허 감독은 24년 만에 감독으로서 월드컵에서 다시 만났다. 선수 때는 허정무의 완패였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한국은 86년 이후 한 번도 빠짐없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며 경험과 실력을 쌓아 왔다. 아르헨티나는 여전히 브라질과 함께 남미 축구를 양분하는 강호임에 틀림없지만 결코 넘지 못할 벽은 아니다.



남미 예선을 4위로 간신히 통과한 아르헨티나의 팬들은 마라도나 감독의 지도력을 의심하고 있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곤살로 이구아인(레알 마드리드) 같은 초일류 스타들을 하나로 묶어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의 공격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노련한 미드필더 리켈메가 마라도나 감독과 불화를 빚고 있는 것도 한국으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나이지리아는 94년 미국 월드컵과 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잇따라 16강에 진출, 아프리카의 강호로 자리를 굳혔다. 하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16강에 오르지 못했고,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지역예선에서 탈락했다. 이번 월드컵 예선도 가나 등에 밀려 고전하다가 막차로 본선에 합류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중앙수비수 존 오비 미켈, 에버턴의 중앙수비수 조셉 요보가 주력 선수다.



그리스는 한국이 승점 3점을 노려볼 만한 상대다. 유로 2004 우승팀이라지만 벌써 6년 전 일이다. 이번 유럽 지역 예선에서는 스위스·라트비아·이스라엘·몰도바·룩셈부르크 등 비교적 약한 팀과 경쟁했다. 조 2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라 우크라이나를 꺾고 본선에 올랐다. 월드컵 성적도 썩 좋지 않다. 처녀 출전한 94년 미국 월드컵에서는 아르헨티나(0-4), 나이지리아(0-2), 불가리아(0-4)에 완패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아르헨티나 같은 강호가 아니라 그리스와 본선 첫 경기를 치르는 점이 매우 긍정적이다. 아르헨티나와 두 번째 경기를 해발 1753m의 고지(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치르는 점도 나쁘지 않다. 고지대 경기에서는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다. 물론 한국도 산소량 부족으로 인한 체력 저하, 낮은 기압으로 인해 더 빨라지는 공의 속도 등에 적응해야 한다.



그러나 무대는 월드컵이다. 월드컵에서는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고, 어떤 드라마든 가능하다. 사실 ‘죽음의 조’ 따위는 애초부터 없는 것이고, 어떤 팀도 다음 라운드 진출을 보장받지 못한다. 우리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가브리엘 바티스투타가 16강 진출에 실패한 뒤 흘린 뜨거운 눈물을 기억한다.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도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브라질도 한 경기만 삐끗하면 위기에 빠질 수 있는 게 월드컵이다.



한국 같은 팀은 더 말할 것도 없다. 한국은 B조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가장 낮다. 조 추첨이 잘됐다고 하지만 영국의 베팅업체 윌리엄 힐은 B조에서 16강에 오를 팀으로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를 꼽고 있다. 조 배정과 경기 일정·장소가 조금 유리하다고 웃을 여유가 없다. 더 많은 준비와 훈련 외에 한국에 다른 선택은 없다.



한국 대표팀은 내년 1월 4일 소집돼 6일 해발 1250m에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루스텐버그로 이동해 현지 적응 훈련을 시작한다. 이후 스페인 말라가로 이동해 훈련한 뒤 2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연맹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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