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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배추

“아작-.” 한 입 물으니 명쾌한 소리와 함께 생배추의 곧은 잎맥에서 나온 생생한 물이 스륵 나온 침과 함께 입안 가득 찹니다. 흰 배추 살에 잣과 호두를 넣은 볶은 고추장과 생된장을 얹어 먹는 밥 한술. 무어라 말할 수 없는 복잡미묘한 기쁨이 든든합니다. 저녁 밥상에 싱그러운 배추가 오른 이유는 이렇습니다.

[PHOTO ESSAY] 이창수의 지리산에 사는 즐거움

“테레비 나오나 봐.” “아녀~ 사진 같은데.” “어째 박아대지!” “지금 우리 모델이야.” “김장 준비하는 할망구 모델!” “그럼, 예쁘게 박아야지” “그러면 돈 내야 돼!” “아니! 모델비를 받아야지.” “아녀! 사진값을 줘야 돼.” “돈이 어디 있어.” “지금 배추밖에 없는데.”

할머니들이 바쁘게 손 놀리며 즐겁게 말씀을 나눕니다. 경운기를 몰고 온 아저씨가 웃으며 한소리 거듭니다. “그럼 배추라도 드려.” “내가 배추 뽑아 올게.” “그래! 여기 것은 약을 한 개도 안 했어.” “그냥 밥 싸먹어, 맛있어~.”

저는 끼어들 틈이 없어서 한마디도 못했습니다. 양손에 배추 두 포기를 안고, 방긋하게 웃으며 크게 인사를 하고, 사진 찍기를 끝냈습니다.




이창수씨는 16년간 ‘샘이깊은물’ ‘월간중앙’등에서 사진기자로 일했다. 2000년부터 경남 하동군 악양골에서 녹차와 매실과 감 농사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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