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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길어져도, 기업 쓰러져도 노조에 굴복 안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철도노조 파업과정 내내 전면에 등장했다. 파업 셋째 날인 지난달 28일, 공공기관 선진화 워크숍에서 “철도노조 파업에 적당히 타협하고 가서는 안 된다”면서 철도공사에 힘을 실어준 게 신호탄이었다.

이틀 뒤인 지난 1일에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등 관련 경제부처 장관들의 철도파업 대책회의에도 참석하려 했다.

당시 청와대 참모들이 “지나치게 전면에 나서는 것처럼 보이는 건 좋지 않다”고 만류해 대책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대신 하루 뒤인 2일 한국철도공사 비상상황실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어떤 일이 있어도 원칙은 지켜져야 하며 법이 준수되지 않으면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될 것”이라며 엄정한 대처를 거듭 주문했다.

이 대통령의 강한 대응에 철도공사뿐 아니라 공안 당국과 중앙부처들이 뒤늦게 바빠졌다. 검찰은 이 대통령의 공공기관 선진화 워크숍 발언 이틀 뒤 노조집행부 15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경찰은 철도노조 본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김기태 철도노조 위원장 등 노조집행부 체포 전담조를 조직했다. 윤증현·정종환 장관 등도 합동담화문을 내놓았다.

이 대통령의 진두지휘는 확실한 효과를 봤다.

철도노조 김기태 위원장은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통령까지 나서서 ‘엄정대처하고 적당히 타협하지 마라’고 하니 대화의 가능성이 완전히 차단돼 버렸다. 그래서 더 이상 파업을 유지하고 있는 게 힘들지 않으냐고 판단했다”고 털어놓았다.

노조의 압박에 밀리지 않고 정면 대응하는 이 대통령의 태도는 77일 만에 해결된 쌍용차 파업사태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정부가 나서 쌍용차 사태를 해결해달라는 노동계의 요구에 맞서 아무런 이면합의 없이 ‘불개입’ 입장을 견지했다. 쌍용차 파업이 장기화되고 기업이 망할지라도 노조엔 굴복하지 않겠다는 자세였다. 그 결과 쌍용차 노조도 이번 철도노조처럼 사실상 백기투항하고 말았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최근 “강성 노동운동에 대해 원칙적 대응을 주도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은 영국의 과격 노동운동을 마감시킨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연상시킨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이명박 정부의 대노조 정책은 1980년대 항공관제사 노조를 굴복시킨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도 비슷하다”며 “강경투쟁으로 점철돼 온 한국의 노동운동이 일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고 전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당시 항공관제사 1만3000여 명 중 미복귀자 1만1000명을 해고했다. 대처 전 총리도 파업에 참여한 탄광노조원들을 대량 해고하는 고강도 처방으로 파업을 잠재웠다.

청와대 이동관 홍보수석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장은 고통스럽고 욕을 먹을진 몰라도 좋은 선례를 남기는 게 낫다는 게 이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이는 강경한 게 아니라 원칙을 지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또 “‘공공기관 선진화’의 핵심은 노사관계”라며 “급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원칙 없이 어설프게 타협을 하면 장기적으로 볼 땐 후과(後過)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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