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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깊이읽기] 100년 전 도쿄서 왈츠에 놀란 사대부들 “이 뭣고”

세계로 떠난 조선의 지식인들

이승원 지음

휴머니스트

339쪽, 1만6000원




“모든 문무 고관들이 자기의 부녀를 거느리고 와서 각국인 남녀와 어울려 둘씩 둘씩 서로 껴안고 밤새도록 춤을 추었다. 그 광경은 비단 같은 꽃 떨기 속에서 새와 짐승들이 떼 지어 희롱하는 것 같았다.”



1885년 현해탄을 건넌 유학자 박대양이 도쿄 한복판에 자리잡은 서구식 사교장 로쿠메이칸에서 열린 연회에 참석한 뒤 이를 묘사한 문구다. 100년 전 조선 사대부의 눈에 비친 서양의 춤 ‘왈츠’는 기괴하고 남세스러운 것이었다.



책은 유길준, 민영환, 윤치호, 서재필, 나혜석, 최영숙 등 근대 조선 지식인들이 남긴 세계 기행문을 토대로 100년 전 조선인들의 시각을 엿보았다. 여행 시점과 장소가 제각각인 이들의 기행문을 재구성해 조선 반도부터 일본, 중국, 러시아를 거쳐 인도와 유럽, 미국을 거쳐 다시 조선에 이르는 하나의 기행문 형식으로 엮었다.



식민지 조선 지식인들에게 해외 여행은 지금 우리의 ‘관광’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자신의 운명을 건 도전이었고 때론 목숨과 맞바꿀 만큼 강렬한 경험이었다. 기행문에는 외국 문명을 접한 그들의 감정이 그대로 묘사돼 있다. 그들은 빛나는 선진 문물 앞에서 부러움을 감출 수 없었고 넘쳐나는 부와 재화를 대할 때는 식민지 조선을 생각하며 절망했다. 하지만 물질 문명만큼 따르지 못하는 그들의 윤리관을 비판하며 자존심을 지키려 했다.



1876년부터 1950년까지 타임머신을 탄 듯 시·공을 넘나들고, 화자 또한 최영숙에서 민영환으로 유길준에서 나혜석으로 바뀌어 생동감을 준다. 50여 컷의 당시 사진이 함께 수록돼 이해를 돕는다.



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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