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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왜 하필 반집이냐

<본선 16강전>

○ 박영훈 9단 ● 왕야오 6단



제18보(266~284)=이 판은 벌써 ‘흑승’으로 판정이 났다. 검토도 중단됐다. 사람들의 기억 속엔 왕야오 6단이 둔 흑▲의 묘수만 생생하게 살아있었고 더 이상 승부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큰 승부’란 진정 묘한 것이다. 다 끝난 승부인데도 돌을 담고 일어서기까지의 길이 아주 멀다.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알 수 없는 비밀이다.



왕야오가 ‘참고도’ 흑1, 3으로 패 모양을 만든 뒤 7로 집어넣었으면 귀의 백은 꼼짝없이 죽었다. 소위 ‘양패’라는 것으로 프로에겐 쉬운 수다(백이 A쪽의 패를 따내면 흑은 7 쪽을 따내고 7 쪽을 따내면 A 쪽을 따낸다). 흑이 이 수순을 밟을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고 그 수순을 밟는 순간 백은 던졌을 것이다. 하지만 흥분상태랄까, 훨씬 어려운 수도 잘 보던 왕야오는 갑자기 장님이 된 듯 이 수순을 지나쳤다. 그리하여 한참 뒤 박영훈 9단은 ‘이런 행운도 있나’ 스스로 되뇌며 276을 두었다. 결과는 284까지 빅. ‘참고도’라면 흑집이 19집이 날 곳인데 그만 1집으로 줄고 만 것이다.



바둑은 이렇게 허망하게 역전되었다. 그것도 무려 357수까지 가는 치열한 끝내기 다툼 끝에 반집 차로 역전됐다. 왜 이런 바둑은 꼭 반집 승부가 나서 더욱 사람의 속을 뒤집는 것일까. 284수 이하는 줄인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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