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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가야 소녀는 콩·고기 즐겨 먹은 시녀”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강순형)는 경남 창녕군 송현동 15호분에서 출토된 1500년 전 고대(古代) 순장(殉葬) 인골(人骨)의 인체복원(人體復原) 모형을 지난달 25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했다. [조문규 기자]
1500년 전 주인의 무덤에 순장된 가야 소녀가 첨단 과학의 힘을 빌려 되살아났다. <본지 11월 26일자 17면>



가야 소녀가 잠들어 있던 경남 창녕군 송현동 15호 고분은 2007년 발굴 당시 이미 도굴로 심각하게 훼손돼 유물이 대부분 사라진 상태였다. 도굴꾼의 손을 피한 1구의 인골만이 고분의 정체를 밝힐 유일한 열쇠였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고고학적 자료는 물론 법의인류학·해부학·유전학적 분석 연구를 실시했다. 지난달 25일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인골의 생전 모습을 복원해 공개했다. 1500년 전 고대인의 정체를 밝혀낸 과정을 알아보자.



# 3D 스캐너 작업



순장은 지체 높은 사람이 죽었을 때 신하나 아내 등을 한꺼번에 묻는 고대의 장례법이다. 고대인들은 현재의 삶이 죽은 뒤에도 이어진다고 믿었다. 권력자의 사후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무덤을 집처럼 꾸미고 평소 즐겨 쓰던 물품이나 측근의 사람들까지 묻었다.



연구팀은 가야 소녀가 발굴된 무덤을 외부부터 내부구조까지 3D 스캐너 작업을 통해 조성 당시의 모습으로 재구성했다. 매장된 4구의 인골과 유품들이 나중에 추가로 들어온 흔적이 없어 순장묘임을 밝혀냈다. 무덤 속 뼈들을 방사성탄소연대측정 방식으로 분석하자 모두 420~560년 사이에 매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6세기 초 창녕지역에 자리잡은 비화가야의 권력자가 묻힌 순장묘로 결론지었다.



# X선 촬영 & 유전자 검사



가야 소녀의 유골은 발굴될 당시 고분 입구에 순장된 모습 그대로 누워 있었다.



X선 촬영 결과 턱뼈 속에는 미처 자라지 않은 사랑니가 숨어 있었고 팔과 다리의 성장판은 닫히기 전이었다. 골반뼈 검사에서 출산 경험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골의 주인공을 16세가량의 어린 소녀로 추정한 근거들이다. 무릎뼈는 닳아 있고, 앞니 끝에는 흠집이 많았다. 무릎을 꿇는 일이 많았고 앞니를 사용해 반복적으로 무엇인가를 끊는 작업을 한 것이다. 권력자의 부인이나 딸이라기보다는 바느질 등을 담당한 노비나 시녀로 볼 수 있다.



유골의 유전자검사를 실시하자 쌀·보리·콩·고기 등을 주로 먹은 것이 드러났다. 당시로서는 풍족한 식생활을 누린 셈이다. 권력자의 집에서 생활한 시녀일 가능성이 큰 셈이다.



# 컴퓨터 단층 촬영



발굴 당시 유골의 길이는 1m35㎝였다. 컴퓨터단층촬영으로 유골 사진을 4079장 찍어 이를 3차원으로 재구성해 복제뼈를 만들었다. 유실된 뼈는 현대인의 평균 뼈 자료를 참고해 새로 제작했다. 유실된 뼈까지 모두 끼워넣자 키는 1m51.5㎝로 늘어났다. 얼굴 물렁조직(근육과 피부조직)의 평균 두께는 현대의 16세 여성 50명의 얼굴에서 산출한 통계치를 활용했다. 뼈는 6세기 고대인의 것이지만 살은 현대 여성의 평균치다.



조립한 뼈에 근육을 붙이고 실리콘으로 표면을 마감한 뒤 피부색을 칠했다. 이 과정에서 영화 ‘박쥐’와 ‘마더’의 특수분장을 담당했던 전문가들이 참여해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머리 모양은 경주 황성동 신라 토용과 일본 다카마쓰 고분벽화의 시녀상을, 복식은 대가야 박물관의 복원 의복을 참조했다.



◆복원 결과 다 믿을 수 있나=복원된 가야 소녀는 고대인의 신체적 특징과 사회 문화의 모습을 폭넓게 보여주는 타임머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고증 기준이나 과학적 분석 방법이 객관성을 잃을 수 있어 문제다. 일부 학자는 “고대 인골의 경우 유전자 등에서 유의미한 분석값을 얻기 어렵고 복원 근거 자료도 빈약하다”며 “연구 결과를 너무 단정적으로 발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박형수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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