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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에 썩지 않는 벼, 비린내 나지 않는 콩, 바이러스에 강한 고추

위쪽 사진은 서울대 최양도 교수팀이 개발한 다수확 품종 벼(오른쪽). 보통 벼(왼쪽 세개)에 비해 2.5배 정도 수확량이 많다. 아래쪽 사진은 제초제를 뿌려도 죽지 않는 벼. 일반 벼는 제초제를 뿌리면 누렇게 죽어 버린다. [작물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 제공]
지난 11월 초 교육과학기술부의 21세기프런티어연구 사업인 작물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 최양도(서울대 농생명대 교수) 단장은 미국 듀폰파이어니어㈜에 독특한 유전자 한 종류를 보냈다. 이 사업단 소속 서울대 농생명대 황인규 교수가 미생물에서 발굴해 낸 ‘톡소플라빈 분해 유전자(tflA)’다. 이를 듀폰파이어니어가 기술 이전을 원해 효능 시험을 해보라며 맛보기로 보내 준 것이다. 미국 몬산토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작물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 새 종자 개발 봇물

이 유전자를 벼에 이식하면 벼가 ‘벼알마름병’에 걸리지 않는다. 벼알마름병은 세계 벼 농가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다. 세균 때문에 벼의 알곡 중 일부가 썩는 병이다. 문제는 이렇게 썩은 알곡이 썩지 않은 알곡과 함께 수확되고, 이를 먹으면 복통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쌀 대량 생산지인 동남아에서만 연간 전체 수확량의 5% 정도가 이렇게 오염되고 있다.



황 교수는 여러 종류의 벼에 이 유전자를 집어넣어 벼알마름병에 걸리지 않는 벼 품종을 새로 개발하기도 했다. 황 교수는 톡소플라빈 분해 유전자를 식물의 유전자 변형 여부를 알 수 있는 식별부호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도 함께 개발해 작물 유전자 변형에 사용하는 기존 기술을 대체해 가는 등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작물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이 벼와 콩·고추 등 작물 종자 개발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 때문에 몇년 전만 해도 한국 기술을 거들떠보지도 않던 몬산토·듀폰·바스프·리마그렌·신젠타 등 세계 메이저 종자회사들도 이제 눈독을 들이고 있다. 작물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은 정부가 매년 100억원씩 10년간 총 100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는 거대 연구 사업단.



바스프는 지난해 최양도 교수팀이 개발한 10여 가지 벼 유전자와 기술을 이전받았다. 쌀 수확량을 기존 품종보다 2.5배 정도 많이 생산할 수 있는 다수확 품종을 만들 수 있는 유전자들이다. 최 교수는 실제 논에 유전자를 변형해 만든 다수확 품종을 심어 이런 성과를 실증했다. 기존 품종의 경우 한 포기에 100g의 알곡이 생산된다면 최 교수의 품종은 250g을 생산한다. 이 품종이 잘만 보급된다면 세계의 기근 해소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바스프로부터 받은 기술 이전료는 수백만 달러이며, 앞으로 상용화되면 매년 거액의 기술료를 받을 수 있다.



최 교수는 “외국에 새로운 품종을 만들 수 있는 유전자와 기술을 이전해도 한국 시장에 대한 권리는 우리나라에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사업단은 비린내가 나지 않는 콩, 쌀눈이 기존 쌀의 3배에 달하는 거대 배아 벼, 가뭄에도 잘 자라는 벼, 바이러스에 잘 걸리지 않는 고추 등 다양한 작물을 개발해 냈다.



이 사업단이 2000년 처음 출발할 때 종자 연구자들은 성공을 반신반의했다. 국내에서 새 품종의 작물을 개발해 돈 번 사람도 없고, 명성을 얻은 사람도 거의 없기 때문이었다. 정부에서 싼값에 새 종자를 보급하는 데 농민들이 익숙해져 있었던 것도 한 이유였다.



최 교수는 “세계를 겨냥해 새 품종을 개발한 게 주효했다. 국내외에 이전할 기술과 상담이 줄을 잇고 있다. 사업단 소속 연구자들은 앞으로 기술료 수입의 인센티브만으로도 부자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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