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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삶이 발목을 잡을 때, 멈추지 말고 걸으렴”

우아한 거짓말
김려령 지음, 창비
228쪽, 8500원


새 청소년소설 『우아한 거짓말』을 펴낸 김려령(38) 작가를 만났다. 1년 반만에 30만부 넘게 팔린 『완득이』 이후 첫 작품이다. 『우아한 …』의 분위기는 『완득이』와 사뭇 달랐다. 시종일관 희망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는 『완득이』의 건강한 에너지를 기대했다면 가슴 먹먹할 수 있다. 책 첫머리에서 주인공 천지가 자살을 해버렸기 때문이다. 아무리 후회하고 반성해도 돌이킬 수 없는 죽음. 이미 ‘끝’이라는 게 끝까지 안타깝고 아프다.

작가는 “영혼이 아파 그런 생각(자살)을 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그래, 너 아픈 거 다 안다. 그 아픔을 천지가 거둬갔으니까 너는 살아라’라고 말해주고 싶어 책을 썼다”고 했다.

『우아한 …』은 중학교 교실이 무대다. 천지는 친구들의 은근한 따돌림이 괴로워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천지를 교묘하게 괴롭힌 친구는 한때 ‘절친’이었던 화연이다. 천지의 죽음 이후 천지 언니 만지는 동생이 왜 죽었나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 사연이 조각조각 맞춰지는 과정이 책의 내용이다.

베스트셀러 『완득이』의 후속작. 작가로선 독자와 평단의 기대가 부담스러울 법도 했다. 하지만 김려령 작가는 “전혀 아니다”라며 웃는다. “의무감이나 책임감으로 글을 쓰는게 아니라 내 안에 농익어 나오는 이야기를 내놓을 뿐”이라는 것이다. [조문규 기자]
얼핏 볼 때 천지는 죽을 이유가 없는 아이다. 아버지가 일찍 사고로 돌아가신 것만 빼면 평범하다. 좋은 엄마와 좋은 언니, 그리고 성적도 좋은 편이다.

이에 대해 작가는 “‘이래서 얘가 죽었어’라며 죽음을 소설화시키고 싶지 않아 천지의 환경을 평범하게 설정했다”고 말했다. “현실에선 원인과 결과를 뚜렷이 잡아낼 수 있는 자살이 도리어 적다”는 것이다. 대신 천지를 야금야금 갉어먹은 영혼의 고통을 주위에선 얼마나 대수롭지 않게 봤는지를 절절히 보여준다.

가해자 화연에 대해서도 작가는 감싸안는 입장을 취한다. “분명히 잘못은 했지만 내쳐서는 안된다”는 신념이다.

이렇게 스스로 생을 포기해선 안된다는 메시지를 선명하게 드러낸 작가. 여기에 한마디 더 덧붙인다. “살다보면 세상이 늪처럼 내 발목을 잡아당길 때가 있다. 거기서 서면 안된다. 멈춘 상태에서 계속 함몰되다 보면 극단의 상태까지 간다. 그 땐 그냥 걸어라. 뛰지 않아도 되고, 날지 않아도 된다. 천천히 걷다보면 빠져나올 수 있다”는 당부다. 중고생 남매를 둔 엄마로서의 조언이기도 했다.

글=이지영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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