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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온난화 회의론

2003년 여름 유럽은 뜨거운 프라이팬이었다.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 속에 원전은 냉각수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다. 프랑스·영국 등에서 3만5000여 명이 더위로 숨졌다. 2007년 7월에도 헝가리 등에서 500명이 폭염으로 숨졌다.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폭염은 잦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겨울 한파는 그만큼 줄지 않겠느냐고 주장한다. 덴마크의 통계학자이자 대표적인 온난화 회의론자인 비외른 롬보르는 2007년 『쿨잇(진정하라)』이란 책에서 “추위로 얼어 죽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 같은 온난화의 좋은 점도 있다”고 주장했다.



2001년 『회의적 환경주의자』란 책을 내놓아 세계적인 온난화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롬보르의 생각은 6년 사이에 조금은 달라져 있었다. 2001년에는 온난화의 과학적 근거를 대놓고 부정했으나 2007년에는 온난화 자체는 인정했다. 대신 온실가스 감축에 돈을 쏟기보다는 에이즈·말라리아 박멸에 투자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2007년 2월 유엔 기후변화위원회(IPCC)가 내놓은 제4차 기후변화보고서가 있었다. IPCC는 전 세계 무려 2500여 명의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인류가 온난화를 일으켰다는 데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못 박았다. 이에 회의론자들도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요즘 움츠렸던 회의론자들이 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구 평균기온은 1998년 섭씨 14.5도를 기록한 이래 더 이상 올라가지 않고 있다. 얼마 전에는 영국·미국의 저명한 기후학자들이 주고받은 4000건의 e-메일·문서가 해킹돼 온라인에 공개됐다. 메일 중에는 학자들이 온난화를 뒷받침하는, 입맛에 맞는 연구내용만 골라 발표해 왔다는 의심을 받을 내용도 있었다.



반면 기후학자들은 다음 달 7일 시작되는 덴마크 코펜하겐의 온실가스 감축협상을 앞두고 감축에 반대하는 쪽에서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저지른 일이라고 맞섰다. 기후학자들은 “2007년 IPCC의 예상보다 온난화가 더 빠르고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하는 등 대세가 굳어진 상황에서 회의론자의 역공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온난화 방지, 온실가스 감축이 인류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문제라고 한다면 가끔씩은 멈춰서 제대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지 둘러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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