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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세상] 선문대 유학생의 김장 체험

한국 하면 김치가 떠오르고 김치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때에 학교에서 김장 담그기 체험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즐거운 마음으로 신청했다. 김장 체험 첫날인 12일 학교 뒤편에 있는 농장에서 배추를 뽑았다. 농장에 가보니 넓은 밭에 초록빛이 가득했다. 몇 포기를 뽑을지 궁금해 먼저 오셔서 준비하고 계신 아주머니께 여쭤보니 ‘1000포기를 뽑아 절이는 일까지 한다’고 했다. 처음엔 어떻게 뽑는지 몰라 겉 부분을 뜯었는데 주변에서 친절하게 뽑는 방법을 가르쳐줘 어렵지 않게 했다. 어느덧 다 뽑고 배추를 옮기는 작업을 하는데 즐겁게 웃으면서 해서 그런지 힘든 줄 몰랐다.



배추 뽑기·절이기·버무리기 한국 김치 ‘최고’

일이 끝나고 나서 아주머니들께서 점심을 주셨다. 점심을 먹고 나서 배추 다듬기, 옮기기, 소금에 절이기 등 각자 역할을 나눠 일을 했다. 내가 맡은 일은 배추를 소금물에 절이기였는데 처음엔 아무렇지 않던 허리가 얼마 지나지 않아 점점 아파오면서 김장이 이렇게 힘들고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란 걸 알게 됐다. 중간에 아주머니들께서 ‘학생 허리 많이 아프지? 조금 쉬어가면서 해’ 이런 말씀을 해주시니 고마운 마음에 더욱 열심히 하게 됐다. 드디어 첫 날 배추 뽑기, 소금절이기가 끝났다.



선문대 유학생 칸트세로바 파리다씨(왼쪽)가 외국인 유학생들과 어려운 이웃을 위한 사랑의 김치 담그기 행사에서 김치를 버무리고 있다.
둘째 날이 됐다. 이날은 첫 날 소금에 절인 배추를 씻어내는 일을 했다. 그런데 속이 꽉 찬 배추들은 온데 간데 없고 대신 숨이 죽은 듯한 조그만 배추였다. 아주머니들의 말을 들어보니 소금을 절이는 이유는 배추의 간을 맞추기 위해서였다. 일이 끝날 때쯤 트럭 한 대가 와서 물기 빼놓은 배추를 포장지에 담아 옮기기 시작했다. 차에 배추가 모두 실리지 않는 모습을 보니 1000포기가 어마어마한 숫자란 걸 새삼스레 깨달았다.



드디어 마지막 날. 드디어 꿈꾸던 김치를 만들었다. 학교에서 천안캠퍼스로 가는 버스를 타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도착하고 나서 위생장갑과 모자, 앞치마를 받았다. 여자들은 만들어 놓은 김치 속을 배추에 버무리고 남자들은 배추를 옮기는 일을 했다. 배추 속을 버무리고 있는데 매워서 기침과 눈물이 났지만 나중에 맛있게 담가질 김치를 보니 설렜다. 계속 만들다 보니 손에 익어서 그런지 처음보다 먹음직스럽게 만들어졌고 그 모습을 보신 아주머니께서 ‘너무 잘한다’고 칭찬해주셨다. 김치가 다 만들어지고 만들어진 김치는 포장과 함께 배송될 박스에 넣어졌다. 박스가 30개 정도 됐을까? 우리는 박스 앞에서 서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은 뒤 김치와 함께 밥을 먹었다. 내가 만든 김치와 먹어서 그런 걸까? 그날따라 밥이 참 맛있었다. 이렇게 김장 프로그램이 끝났다.



김장 프로그램을 하면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됐다. 김장이라는 것이 쉬운 게 아니라는 것과 배추를 뽑고 소금 간을 해서 크기를 줄이고 헹궈서 물을 빼내고 양념을 하는 것까지. 모든 게 짧은 시간에 될 줄 알았지만 체험을 하고 나니 대한민국 아주머니가 대단하다는 걸 알게 됐다. 다음에도 이런 체험이 있다면 여러 사람들에게 추천을 해주고 싶다.



칸트세로바 파리다 (선문대 한국어교육원·카자흐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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