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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P 일곱 사장 이야기 ⑦ 끝 에버테크노 정백운

창업 8년 만에 1000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정백운 대표. 그는 신의를 져버리지 않는 신뢰로 기업을 이끌어간다. [조영회 기자]
천안 직산의 충남테크노파크(CTP)가 올해로 창립 10년을 맞았다. 그동안 CTP는 충남의 17개 대학이 참가해 기업인들과 머리를 맞대고 많은 우량 기업을 키워냈다. 그 중 일곱 명을 뽑아 창업스토리를 담은 책을 펴냈다. 그들을 밀착 취재해 싣는다.



으뜸 벤처기업인으로 ‘기술자들의 꿈’ 이 되다

글=김정규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처음엔 단순한 기술자였다. 스스로 원해서 공고에 진학했고, 기술을 발휘할 수 있는 기업에 취업해 기술을 쌓는 데만 노력했다. 한번 마음먹으면 그 분야의 최고가 되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고교시절 취미로 시작한 권투도 챔피언이 될 때까지 ‘죽어라’ 연습했다. 기술자에서 기업인이 돼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창업 8년 만에 1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지금은 4년 안에 1조원의 매출을 올릴 구상을 하고 있다. 휴대폰, LCD 검사장비업체 에버테크노 정백운(53) 대표. 그는 이제 많은 기술자들의 ‘꿈’이 됐다.



축사 한켠에서 창업하다



2000년, 정 사장은 천안 외곽의 한 축사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이곳을 사무소부지로 정한 것이다. 함께 다니던 직원은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지금은 이래도 대규모 단지가 조성될 곳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입주하기로 결정했다. 며칠 후 충남테크노파크(CTP) 부지 한 쪽 축사자리에 ‘에버테크노’라는 현판이 걸렸다. 하지만 마음이 켕겼다. 직원면접은 도심 속 커피숍에서 봤다. 실망하고 돌아갈까 걱정해서다. 창업초기부터 어려움이 닥쳐왔다. 친인척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마련한 창업자금이 바닥을 보였다. 자신의 능력을 믿고 먼저 도와준 사람들이 걱정됐다. 사방팔방 정보를 수집하던 그는 CTP로부터 1억2000만원을 지원받았다. 믿음을 지울 수 없어 직원들과 밤을 새며 아이템 구상에 들어갔다. 휴대폰 관련 장비에서 전망을 찾았다. 섬세하고 빠르게 구동하는 반도체 검사 장비의 기술을 휴대폰 검사 장비에 적용해 보자는 아이디어였다. 얼마 후 그를 믿고 따르던 직원 2명과 함께 기존의 장비보다 3배 이상 빠른 고속형 휴대폰 검사 자동화장비를 개발해 냈다.



신뢰로 신뢰를 쌓아가다



2000년 10월, 창업 5개월 만에 첫 수주를 받았다. 납기일에 맞추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해 시제품을 완성했다. 하지만 시험가동 중 바로 오류가 발생했다. 납기일에 맞춰 간신히 장비를 납품했지만 잔고장이 끊이지 않았다.



수리요청이 들어온 장비 옆에 사장과 직원 모두 붙어 시간을 보냈다. 4개월의 짧지 않은 기간이었다. 하지만 수리한 장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고민했다. 완전히 새로운 장비를 만들어 다시 납품하겠다고 결심했다. 자신을 믿고 맡긴 고객과의 보이지 않는 자신만의 약속이었다. 리콜을 위한 3억 원의 추가 자금을 모아야 했다. 주변 인맥을 총동원해 간신히 자금을 마련한 뒤 고객사에 모든 장비를 새로 제작해 납품했다. 개선된 제품은 가동률이 매우 좋았고, 주문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밤낮으로 전 직원이 일을 했다. 이렇게 신뢰와 기술력으로 무장한 에버테크노는 약 3년간 3000여 대의 휴대폰 테스트라인 장비를 납품하면서 기반을 잡았다.



업계에서 인정을 받다



휴대폰 검사장비에 이은 에버테크노의 두 번째 야심작은 ‘편광필름 비전검사장비’였다. 3명의 작업자가 하루 130장을 처리했던 LCD패널의 검사공정은 ‘편광필름 비전검사장비’를 사용하면서 2명이 1700장까지 검사할 수 있게 됐다. 속도로 승부를 건 것이 휴대폰 검사장비였다면 ‘편광필름 비전 검사장비’는 첨단기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라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경쟁력이었다. 이 장비로 기술대국이라는 일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 여세로 LCD장비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고, 2003년 142억 원의 매출을 2004년 371억 원으로 올려놨다. “거래한 업체 대부분이 만족해 했습니다. 특히 많이 믿고 도와준 삼성전자에 가장 큰 감사를 표합니다.”



최고의 벤처기업이 되다



2007년 에버테크노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액면가 500원인 주식이 한때 9000원에 이르면서 정 사장은 한때 충남지역 주식 갑부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다음해인 2008년에는 매출 1450억원을 달성했다. 천 억대를 처음 돌파했고, 전년에 비해 2배나 늘었다. 에버테크노는 2006년부터 2년 동안 납품한 장비를 전문적으로 수리하는 에버이엔지, 대형 LED 디스플레이 생산기업 에버브라이튼, 태양광 전지판을 생산하는 에버브라이트를 설립했다. 올해에는 베트남에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에버메트로와 인도네시아에서 자원개발을 하는 에버리소스를 탄생시켰다. 종업원 수 270명(계열사 포함 400여명), 7000여 평에 이르는 공장과 사옥, 매출과 규모 면에서 중견기업의 대열에 올라섰다. 정백운 사장은 2013년까지 매출 1조원의 목표를 세웠다.



대표적 롤모델 그리고 멘토로



정 사장은 기술자에서 성공한 기업인으로 모든 기술자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기술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 얼마 전에는 대전교도소에서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복싱을 배우며 잠시 탈선했던 정 사장의 일대기를 알게 됐다’고 한 수형자가 글을 보내왔다. “우연찮게 신문을 보다가 사장님의 글을 보면서 많은 힘을 얻게 됐습니다. 복싱을 배우다 한 순간의 실수로 교도소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장님처럼 저도 이곳에서 주경야독 열심히 공부하고 있으니 저에게도 앞으로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믿어 봅니다…사장님을 저의 인생 멘토로 삼고 살아가겠습니다.”






에버테크노 조직 들여다보기

인재에 욕심 내고 인재를 키운다




‘우리는 연구 개발회사다’라는 정백운 사장의 선언은 에버테크노의 인적 구성과 시스템 확립의 중요한 지표가 됐다. 창업 때부터 ‘시스템을 갖춘 기업’을 구상했던 그는 5년 주기의 로드맵을 작성해 왔고, 지금까지 큰 변동이나 오류 없이 진행하고 있다.



에버테크노의 인적구성 사장을 포함해 3명으로 시작한 에버테크노의 창업 소문이 퍼지자 정 사장의 이전 동료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현재 에버테크노의 팀장급 이상 임직원은 평균 21.5년의 실무경력을 가진 베테랑들이다. 전자기기, 6시그마, 정밀 설계 등 해당 부분의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그들은 10년 미만의 짧은 역사를 가진 에버테크노가 고속성장을 하는데 중요한 바탕이 됐다.



연구 개발직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직원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이다. 설계 엔지니어들은 창업 후 지금까지 1년에 평균 10여 건이 넘는 특허를 출원하거나 등록하는 성과를 이뤘다. 인재에 욕심 내고, 인재를 키우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성과보상제도 성과급은 직원들의 자발성과 사기를 높이는 데 큰 몫을 한다. 성과보상의 기준을 엄정하게 준수하고, 누구에게나 과정과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창업 초기 이윤이 생길 때마다 ‘깜짝 상여금’을 지급해 직원들의 사기진작에 먼저 마음을 썼던 정 사장은 시스템 도입 이후 공정한 보상제도로 직원들의 믿음을 얻고 있다.



미래를 내다보는 경영 창업 2년에 접어들면서 대기업 출신의 경영지원 전문가들을 영입했다. 이들은 현재의 에버테크노 시스템을 만드는 것과 동시에 미래를 준비한다. 매출 100억 원대의 규모에서부터 500억원, 1000억원 등 2-3년 주기로 2배씩 성장해 오면서도 시스템 과부하가 일어나지 않았다. 자체 기업 시스템을 국제적인 표준 규격에 맞춰 사내 업무 프로세스를 매뉴얼화 했고, 일상적인 업무에 다양한 정보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업무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품질경영 시스템 도입을 시작으로 업무프로세스를 표준화했다. 또 품질, 환경, 안전, 정보보안의 경영방침을 선언하면서 점차 인간 중심, 환경우선으로 변하는 선진화 된 기업 경영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열려있는 의사소통구조 임원진은 사장을 제외하고는 별도의 임원실을 갖고 있지 않다. 조직원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자연스러운 소통을 이뤄내기 위해서다. 노조가 없는 에버테크노는 팀별 1인으로 구성된 한가족협의회를 통해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회사의 경영에 반영하고 있다.



일상적인 간부회의나 영업회의 외에 계열사를 포함한 경영전략회의, 계열사별·팀별 게시판과 자료실 공유는 회사의 경영 상태를 전 직원에게 알려주는 창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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