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1500년 전 유골 과학으로 되살린 ‘한국판 투탕카멘’

1500년 전 권력자의 무덤 곁에 순장된 16세 가야소녀(본지 11월 6일자 2면)는 아담한 체구의 8등신이었다. 2007년 경남 창녕 송현동 15호분에서 출토된 고대 순장(殉葬) 인골의 인체 복원 모형이 25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됐다. 강순형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장은 “창녕 비화가야 권력자의 시녀로 추정되는 이 순장 소녀는 목이 긴 8등신 미인이었다”고 밝혔다.



가야 소녀 복원 어떻게 했나

가야소녀의 복원 과정. 사진 왼쪽부터 ① 발굴 당시 뼈 ②인골 복제 뼈를 조립한 상태 ③ 근육층 표현. 근육 밖으로 튀어나온 기둥들은 물렁조직의 두께를 표시한 것이다 ④피부 표현까지 완성한 상태 ⑤ 머리카락과 눈썹을 심고 옷을 입혀 완성한 가야소녀 복원 모형.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


고분에서 발굴될 당시 135㎝ 길이로 눕혀 있던 백골은 의학적·과학적 분석과 컴퓨터단층촬영(CT)·3D 스캔·디지털 복원·영화 특수분장 기술을 통해 제 모습을 찾았다.



복원팀은 우선 소녀의 모든 뼈를 복제했다. 소실된 뼈는 현대인 평균 뼈 자료를 참고해 순장 소녀의 인골 비율에 맞춰 제작했다. 복원 뼈를 조립한 상태의 키는 151.5㎝. 여기에 근육과 피부를 복원했다. 고대인의 자료를 구할 수 없는 물렁조직(근육과 피부층)은 현대인의 평균치를 활용해 되살렸다. 미간부터 턱뼈까지, 16세 소녀 50명의 얼굴에서 20군데 지점의 물렁조직 두께를 측정해 입체적인 데이터를 뽑았다.



가야소녀의 뼈는 1500년 전의 것이지만 살은 2009년 한국의 16세 소녀 평균치인 셈이다. 한승호 가톨릭응용해부연구소장은 “투탕카멘의 얼굴을 복원할 때도 그 지역 현대인의 평균치를 활용하는 등 보편적인 기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리콘으로 표면을 마감하고 피부색을 칠했다. 머리카락을 심고 나니 최종 신장은 153.5㎝가 됐다. 인체 복원 모형 작업에는 조각가이자 미술해부학 전문가인 김병하씨, 영화 ‘박쥐’ ‘마더’에서 특수분장을 담당했던 셀(CELL)팀이 참여했다. 이들은 살갗 위로 비치는 푸르스름한 혈관, 거친 노동으로 벗겨진 손가락의 피부까지 섬세하게 표현했다. 인골의 왼쪽 뺨 부근에서 발견된 금동 귀고리도 복제해 소녀의 왼쪽 귀에 걸었다.



1500년 만에 새 생명을 얻은 가야소녀는 현대인에 비해 턱뼈가 짧고 얼굴이 넓으며 목이 길다. 팔은 짧은 편이나 손가락·발가락은 길고 허리는 21.5인치로 현대인 평균(26인치)에 비해 가늘다. 상체보다 하체가 크며, 무릎을 꿇거나 오래 걷는 등 전체적으로 운동량과 노동량이 많아 군살 없이 단단한 몸매를 지녔다.



해외에선 발굴 인골을 통해 인체를 복원한 역사가 길다. 프랑스에서는 이미 1899년 석기시대 여성의 머리뼈에 그 지역 여성들의 피부 두께 평균 자료를 활용해 얼굴을 복원한 바 있다. 국내의 경우 2001년 가톨릭의대연구팀에서 과학적 방법으로 김대건 신부의 얼굴을 복원했고, 2005년 한국인 평균 남성 전신상을 제작했다.



강순형 소장은 “그동안 국내에서 고대인의 인골을 발굴한 예는 많지만 발굴 자료를 토대로 학제 간 연구를 통해 실물 크기의 모형을 만든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순장 인골의 인체 복원 모형은 29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로비에서 일반에 공개된다. 다음 달 1~6일에는 발굴 지역인 창녕박물관에서 전시된다.



이경희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