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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쓰레기 ‘분쇄기’ 보급 논란

24일 오전 9시 서울 노원구 공릉동의 한 아파트. 주부 채연(35)씨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를 학교에 보내 놓고 설거지를 시작했다. 채씨는 먹고 남은 밥과 반찬, 생선 뼈와 과일 껍질을 개수대에 버렸다. 설거지를 끝낸 뒤 개수대 뚜껑을 덮고, 뚜껑의 손잡이를 오른쪽으로 돌리니 개수대 아래에서 ‘쓱싹쓱싹’ 하는 소리가 났다. 10초 뒤 ‘윙’ 하는 공회전 소리가 들렸다. 채씨가 개수대 뚜껑을 열자 개수대 안이 깨끗이 비워져 있었다.



음식물 분리수거가 필요 없는 채씨 주방의 비밀은 디스포저(disposer·분쇄기)에 있다. 서울시는 올해 3월부터 노원구 공릉동 아파트 191가구에 시범 운영하고 있다. 가정에서 음식물쓰레기를 싱크대에서 갈아 버리면 지하 배수 전처리시설에서 찌꺼기를 걸러 미생물을 이용해 증발시킨다. 찌꺼기와 같이 나온 물은 정수돼 하수도로 빠져나간다.



이 때문에 음식물 분리수거와 관련된 일이 많이 줄었다. 이전에는 2~3일씩 음식물쓰레기를 집 안에 보관하다가 전용 봉투에 넣어 버렸기 때문에 악취가 심했다. 채씨는 “음식물쓰레기가 나올 때마다 바로 갈아 버리니 냄새가 날 틈이 없다”며 “분리수거함까지 오가는 수고를 덜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시범 사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자 서울시는 다음 달 영등포구 당산동 아파트 538가구에 디스포저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이처럼 디스포저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음식물쓰레기 배출 부담 때문이다. 서울시 김경중 자원순환담당관은 “서울시 음식물쓰레기의 85%를 수도권의 민간 업체에 위탁 처리하고 있다”며 “음식물쓰레기 처리 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스포저를 사용하면 편리하지만 가정에 이를 확대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하수도법 33조와 환경부 고시에 따르면 주방용 오물 분쇄기의 판매와 사용이 금지돼 있다. 인터넷 등에서 파는 가정용 오물 분쇄기를 사용하는 것도 불법이다. 음식물쓰레기가 하수도 관을 막거나 오물이 하수도로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다만 지방자치단체는 환경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시범 사업을 할 수 있다.



환경부는 법 개정에 유보적인 입장이다. 생활하수과 김민호 사무관은 “우리나라 하수도의 대부분은 생활하수와 오수를 구분해 내보낼 수 없는 합류식 관”이라며 “이 때문에 음식물쓰레기에서 오수를 처리하는 비용이 많이 들고 하수를 오염시킬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일반 주택에 사용하는 게 어렵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비용 부담도 문제다. 서울시의 시범 사업에 들어가는 돈은 모두 시에서 부담한다. 공릉동은 가구당 180만원, 당산동은 90만원 정도다. 당산동의 경우는 정화조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가격을 낮췄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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