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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곁에 있어 장한나·사라장은 행복해

20일 고양 아람누리에서 연주 중 장한나(왼쪽)씨의 첼로 줄이 끊어졌다. 줄을 바꾸는 동안 피아니스트 피닌 콜린스가 활을 받아 들고 기다리고 있다. [PMG 코리아 제공]

남녀 연주자의 음색이 바뀐 듯했다. 2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독주회를 연 첼리스트 장한나(27)씨는 깊고 무거운 소리를 냈다. 피아니스트의 음색은 부드럽고 가벼웠다. 손가락을 구부리는 대신 펼친 채 연주하는 스타일의 피닌 콜린스(32)는 건반을 살짝살짝 스치며 상쾌한 음악을 내놨다.

이들이 연주한 브람스는 첼로 소나타 1번에서 첼로의 음역을 낮은 영역에만 배치했다. 반면 피아노는 높은 음에서 뛰어 놀았다. 현이 끊어질 정도의 무게로 연주하는 장씨와 반대 스타일의 콜린스는 이 작품에 적합한 콤비였던 셈이다.

◆새로운 반주자와의 투어=둘은 지난해 8월 함께 연주하기 시작했다.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오케스트라와 협연 무대가 있었던 장씨의 대기실로 콜린스가 찾아왔다. 1부 협주곡 연주가 끝나고 2부에서 오케스트라 연주가 진행되는 동안 둘은 여러 곡을 함께 연주해보며 시간을 보냈다. “음반이나 연주회에서 항상 피아니스트들을 눈 여겨 본다”고 하는 장씨가 숙제를 해결한 순간이었다. 다음달 5일까지 여덟 차례의 국내 독주회를 함께 하는 둘은 2012년까지 연주 일정이 잡혀있다.

좋은 피아니스트를 고르는 것은 독주자에게 평생의 숙제다. 바이올리니스트 사라장(29)도 새 피아니스트와 함께 다음달 12일 전국 투어를 시작한다. 사라장과 브람스·프랑크 등을 연주할 앤드루 폰 오이엔(30·작은 사진)은 16세에 LA 필하모닉과 협연하며 데뷔했다. 미국의 여름 음악축제인 아스펜에서 처음 만난 사라장과 오이엔 역시 한국에서의 여덟 번 공연 후 내년에 유럽과 미국에서 함께 연주할 예정이다. ‘장한나 vs 사라장’ 만큼이나 ‘반주자 vs 반주자’의 구도가 흥미롭다.

◆‘커플’의 역사=음악 칼럼니스트 최은규씨는 “‘반주자’보다는 ‘듀오’라는 말이 적합한, 훌륭한 커플이 많다”고 말했다. 아르튀르 그뤼미오(바이올린)와 클라라 하스킬(피아노)은 각각 부드러움과 명료함이라는 대조적 스타일을 음악 안에서 녹였다. 최씨는 “서로의 장점을 부각시키며 녹음한 모차르트 소나타 앨범은 이들에게 역사상 최고의 커플이라는 찬사를 안길 만했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날카롭고 공격적인 콤비인 ‘기돈 크레머(바이올린)+마르타 아르헤리치(피아노)’, 정확한 포인트를 짚어내는 팀인 ‘미샤 마이스키(첼로)+세르지오 티엠포(피아노)’도 인기가 많은 짝꿍이다. 지적인 연주와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는 ‘이안 보스트리지(테너)+레이프 오베 안스네스(피아노)’는 최근 주목 받는 신세대 복식조다.

‘조화’의 대명사는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바리톤)와 제럴드 무어(피아노). 88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성악 반주자의 길을 걸었던 무어는 젊은 피셔 디스카우와 함께 역사적인 ‘겨울 나그네’ 녹음을 세 차례 남겼다. 1967년 런던의 로열 페스티벌 홀에서 엘리자베스 슈바르츠코프·피셔 디스카우 등 당대 최고의 성악가가 모였던 ‘헌정 공연’은 피아니스트가 ‘반주자’로서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증명했다. 최근 일련의 독주회가 ‘제2의 제럴드 무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지….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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