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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꼴찌를 1위로 만든 전창진 KT 감독

실업농구 삼성전자에서 주무를 할 때 그의 별명은 ‘살찐 여우’였다. 고스톱이나 포커를 워낙 잘 쳤기 때문이다. 돈을 쓸어 가지는 않았다. 땄다 잃어 줬다 하면서 선수와 적당히 어울리며 얘기를 들어주고 스트레스를 풀어 줬다. 살찐 여우는 농구계 최고의 주무였다. 프로농구 삼성에서 홍보팀장을 하던 시절 별명은 ‘안테나’였다. 항상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다. 농구판 돌아가는 사정을 손바닥 보듯 꿰고 있었다. 그를 만나면 기자들은 기사 몇 개씩 챙길 수 있었다. 그래서 다들 그를 좋아했다.



선수 마음 얻으니 1등이 따라오더라

KT를 꼴찌에서 1등으로 바꾼 지도자, ‘사람을 다룰 줄 아는’ 전창진(46·사진) 감독 얘기다.



요즘 그의 뚝심이 돋보인다. 그는 외국인 드래프트 2순위로 찍었던 스팀스마를 과감히 퇴출시켰다. 엄청난 모험이었고 잘못된 판단을 했다는 비난도 들었다. 그런데 KT는 지금 1위다. 한국농구연맹(KBL) 득점 선두에 올라 있는 제스퍼 존슨이 지난 19일 경기에서 이기적인 플레이를 하자 “그렇게 하려면 집에 가라”고 했다. 주무를 불러 “비행기 표를 사라”고도 했다. 존슨은 싹싹 빌고 이후 팀 플레이에 전념하고 있다. 전 감독은 외국인 선수와의 기 싸움에서 절대 지지 않는다. 비중이 높아진 외국인 선수들은 코칭스태프를 우습게 아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면 존경, 즉 마음을 얻지 못한다는 걸 안다.



KT에 부임해 처음 한 것도 선수들의 마음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그는 워크숍을 세 차례나 열어 선수들에게 여러 사람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게 했다. 그래서 배짱이 있는 선수와 소심한 선수를 구별해 냈다. 그는 소리쳐야 뛰는 선수에게만 소리친다. 그는 간판 스타인 양희승을 은퇴시켰다. 고려대 후배인 데다 전 감독과 개인적으로도 친했기 때문에 양희승이 유니폼을 벗자 다른 선수들은 매우 놀랐다. 이후 선수들은 전 감독을 무섭지만 공정한 사람으로 믿는다.



전 감독은 청소년 대표 출신이지만 발목 부상으로 일찍 은퇴했다. 주무에서 시작해 최고의 감독이 됐다. 그는 “은퇴 후 뭘 해야 할지 앞이 캄캄했지만 뭘 하든 1등을 하고 싶었다”며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야 1등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의 가려운 곳을 귀신같이 안다. 정선재 KT 운영팀장은 “한 선수가 여자친구 문제로 고민했는데 동료들도 모르던 걸 어떻게 알았는지 몰래 챙겨 주더라”고 전했다.



전 감독은 1등이 되지 않고는 못 견디는 성격이다. 그는 동부 감독 시절 최고의 승률을 올리면서도 지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신경정신과 치료를 여섯 번이나 받았다.



요즘도 새벽까지 상대 경기 비디오를 보는 등 일에 빠져 있지만 스트레스가 훨씬 덜하다고 한다. “좋은 선수들을 만나 멋진 팀을 만들고 있고 내가 만드는 대로 팀이 바뀌는 것을 보면 행복하다”고 전 감독은 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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