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에어로젤’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고체 … 불에도 타지 않는 꿈의 소재

동일한 단열 특성을 내는 데 필요한 여러 재료의 양. 왼쪽부터 유리섬유·스티로폼·우레탄·에어로젤. 에어로젤은 단열 기능이 강해 불에도 타지 않는다.


무게가 공기의 세 배 정도밖에 되지 않아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고체’로 불린다. 강한 가스 화염으로 10여 분 동안 가열해도 1㎝ 두께의 반대편 표면에선 미열조차 느낄 수 없는 ‘꿈의 단열재’ 다. 21세기 차세대 소재라는 에어로젤에 붙는 다양한 수식어다. 겉보기엔 반투명한 묵 같지만 그 속은 머리카락의 1만 분의 1 굵기 극세사가 얽혀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속의 95~99%는 공기로 가득 차 있다. 공기가 들어가 있는 구멍이 너무 미세해 공기마저 움직일 수 없다. 그래서 단열이 된다.

단열·방음·완충 작용 탁월 … 건축·우주복·비행기 등 응용분야 무궁무진



어려운 물질이라 서설이 길었다. 에어로젤이 새로운 응용 분야를 넓혀가고, 실생활 깊숙이 파고 드는 추세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의 서동진 박사팀은 최근 물이 연잎 위에서 굴러가듯 미끄러지는 에어로젤을 개발했다. 에어로젤은 물을 잘 빨아들여 습기를 막는 성능은 떨어졌다. 서 박사 팀은 이에 앞서 모래의 주성분인 규소 산화물(SiO₂)과 탄소로 각각 에어로젤을 개발했다. 규소 산화물로 만든 에어로젤은 반투명으로, 호떡만 한 크기를 손바닥에 올려 놓아도 거의 무게감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가벼웠다. 서 박사 팀이 개발한 에어로젤을 손바닥에 올려 놓은 뒤 토치 램프로 10여 분을 가열해도 미열조차 느끼기 어려웠다.그는 “에어로젤은 단열뿐만 아니라 방음과 충격완충제 같은 용도로 두루 쓸 수 있다. 이제야 갓 상용화 단계라서 응용 분야가 많다”고 말했다.



물이 또르르 굴러떨어지게 만든 에어로젤.
미국 미주리 과학대학 연구팀은 올 들어 유기연료와 구리산화제를 섞은 조명탄용 에어로젤을 개발했다. 조명탄은 점화하면서 다량의 불빛을 내며 어느 정도 불꽃을 유지해야 한다 .이들이 개발한 조명탄용 에어로젤은 가벼우면서도 그런 조건을 꽤 충족하는 걸로 평가됐다.



에어로젤엔 이처럼 훌륭한 특성이 있지만 잘 깨진다. 근래 이런 단점을 극복하려고 다른 플라스틱 재료 등과 혼합하거나 작은 알갱이로 만드는 상용화 작업이 진행된다. 미 뉴햄프셔 맨체스터의 컴포트 모텔은 홀 천장에 에어로젤을 사용했다. 두꺼운 겹유리 사이에 에어로젤 분말을 채워 천장을 유리로 시공했다. 이렇게 하자 단열이 잘 되면서도 햇빛이 들어왔다. 여름에는 실내가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크다. 건축 디자인 면에서도 천장에 유리를 써서 멋을 낼 수 있다.



미 아스펜의 에어로젤 사는 플라스틱 재료와 섞은 돗자리 형태의 에어로젤 응용 제품을 내놨다. 두루마리식 등산용 돗자리나 방석, 액화천연가스 수송 선박의 단열 등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다.



단열 성능이 좋으면서도 가벼운 에어로젤의 특성은 무게에 아주 민감한 우주복이나 우주탐사선·비행기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에어로젤이 대중화하면 가정용 냉장고의 겉단열재 두께가 지금의 3분의 1 이하로 얇아질 전망이다. 그런가 하면 초고층 빌딩의 단열재 역시 에어로젤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 이래저래 에어로젤은 우주에서부터 국방·건설·가정용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서 박사는 “에어로젤이 대중화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 생산비가 비싼 것, 잘 부스러지는 것 등이 해결 과제”라고 지적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