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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 You Korea’ 말하는 문화 만드는 게 소망

이시야마 스미오 ANAC 대표가 센터를 방문한 손님들을 위해 기타연주를 하고 있다.
ANAC은 8년째 크고 작은 문화교류활동을 벌이고 있는 다문화 봉사단체다. 25일 천안시민회관에서 ANAC이 주최하는 축제가 열린다.



25일 문화교류 축제 여는 ANAC의 이시야마 스미오 대표

글·사진=고은이 인턴기자





16일 오전 천안 대흥동에 위치한 ANAC (Association for the research of the New Asian Culture·아시아신문화연구회)센터에 들어서자마자 “어서 오세요”라는 서툰 발음의 인사가 들린다. 인사를 건넨 사람은 ANAC 대표인 일본인 이시야마 스미오(50)씨.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따뜻한 한방차를 내온다. 일본인과 마주했지만 한방차 때문인지 외국인이라는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시야마 대표가 2001년 설립한 ANAC은 천안거주 외국인이 주체가 돼 활동하는 다문화 봉사단체다. ANAC은 지난 8년간 크고 작은 문화교류활동을 벌여왔다. 해외에 나가서 봉사활동을 한 것도 수 차례나 된다. 센터 한 켠엔 이들의 활동을 볼 수 있는 감사패가 가득했다.



25일 오후 7시 천안 시민회관 소강당에선 ANAC이 주최하는 축제가 열린다. ‘Thank You Korea Festival’. 축제 이름도 친근하다. 재미있는 건 한국인의 입에선 영어가, 외국인의 입에선 한국어가 나온다는 것. ‘Thank You Korea Festival’은 모국어가 아닌 타국어로 이야기하는 특별한 스피치 콘테스트다. 춤과 음악도 빠지지 않는다. 각 대륙 출신 외국인들이 문화공연을 펼친다. 축제를 기획한 이시야마 대표로부터 배경과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Q 땡큐 코리아 페스티벌 배경은.



“요즘 천안 시내를 걷다 보면 쉽게 외국인과 마주친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진정한 이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땡큐 코리아 페스티벌은 불편하더라도 서로의 언어를 사용하면서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의 일부다.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다. 이번 축제를 통해 천안 시민들이 다문화를 인정하는 국제적인 감각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천안 사는 외국인들 어떤 어려움 겪나.



“우선 언어가 문제다. 언어가 다르니 길을 물어도 당황하며 도망가는 사람이 많다. 외국인들이 즐길 수 있는 ‘바(Bar)’ 같은 저변도 부족하다. 일 끝난 외국인들이 저녁에 갈 곳이 없다. 외국인에 대한 편견도 심하다. 피부색이 짙거나 덩치가 큰 외국인이라고 택시를 세워주지 않기도 한다. 천안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늘어 가는데 시민들의 의식은 그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Q 의식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방법은 거창하지 않다. 함께 부대끼면서 마음의 벽을 자연스럽게 무너뜨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ANAC은 학기 중 쓰레기 줍기 활동을 한다. 한국인과 외국인 대학생들이 함께 천안역 주변에서 쓰레기를 줍는다. 꾸준히 활동하다 보니 시민들도 서서히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여는 것 같다. 일본이라면 치를 떨던 할아버지가 일본인 학생이 매일 쓰레기를 줍는 걸 보고 ‘일본 아가씨도 착하네’ 하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호두과자 한 알을 쥐어주는 할머니도, 커피 한 잔을 건네는 아주머니도 있다. 땡큐 코리아 페스티벌도 이러한 ANAC 활동들의 연장이다.”



Q 땡큐 코리아는 어떤 뜻인가.



“예전 캄보디아에서 봉사활동을 할 때 현지인에게 ‘Thank you. Japan’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짧은 말이었지만 내겐 충격적이었다. 모든 나라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천안 시민들이 땡큐 코리아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국제인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누구와도 ‘땡큐 코리아’라고 웃으며 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ANAC의 소망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ANAC센터를 나설 때 이시야마 대표가 옷깃을 잡았다. ANAC센터에선 손님이 올 때마다 꼭 주는 선물이 있단다. 갑자기 이시야마 대표가 기타를 들고 작은 무대 위에 의자를 가져다 앉는다. 나머지 직원들은 마이크를 잡았다. 대표의 기타 반주에 직원들은 한국어, 영어, 일본어가 섞인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가사의 내용은 소통과 융합, 평화라고 한다. 아낙이 추구하는 가치가 들리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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