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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멀리서 손님 오니 철새 겨울인가 봅니다

세상은 황량하고 가슴은 허하다. 푸르렀던 나무가 헐벗은 가지를 드러내고, 따사로웠던 햇볕은 매운 바람에 제 온기를 앗긴다. 하나 둘, 그래 그렇게 곁을 떠나는 계절이다. 세상 모두가 등을 돌리는 요즘, 고맙게도 저 먼 데서 손님이 날아들고 있다. 철새다. 가창오리·청둥오리·쇠기러기·흑두루미·노랑부리저어새·항라머리검독수리…, 겨울만 되면 저 추운 북쪽 나라에서 우리 땅에 살려고 찾아 드는 귀한 손님이다. 그들이 고맙고 귀한 건, 그들의 힘찬 날갯짓 때문이다. 그 날갯짓 올려다보며 지친 삶 잠시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새들은 날아왔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아침노을이 번지고 있는 천수만의 벌판에 기러기떼가 먹이를 찾아 날아들었다.
겨울 철새 볼 수 있는 곳



겨울 철새는 해안을 따라 내려온다. 따라서 철새 도래지라 알려진 대부분이 바닷가다. 흥미로운 건, 서해안과 동해안을 따라 도래지도 나뉜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게, 전체 개체 수의 90%가 몰려온다는 가창오리다. 저 멀리 시베리아 벌판에서 이륙한 가창오리는 10월 말에서 11월 초순 사이 충남 서산 천수만에 도착한다. 그리고 날이 추워지면 전북 군산의 금강 하구언으로 내려갔다가 더 추워지면 전남 해남의 고천암호에서 겨울을 난다. 그러니까 11월 천수만의 가창오리가 1월 고천암호의 가창오리란 얘기다.



겨울 철새라 하면, 기러기류와 오리류가 가장 많다. 전국에서 고루 발견된다. 하나 특정 장소만 고집하는 별난 녀석들이 있다. 흑두루미는 전남 순천의 순천만에서만 발견되고, 두루미와 독수리를 보려면 강원도 철원 평야를 가야 한다.



해가 지고 어둠이 깃드는 시간, 금강하구언 호수에서 일제히 날아오른 가창오리들이 군무를 펼치고 있다. 야행성인 가창오리는 먹이활동 장소로 한꺼번에 이동한다.
몇 가지 잔소리



겨울 철새를 제대로 구경하고 싶으면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단단한 복장을 갖춰야 한다. 장갑·모자·두툼한 외투, 그리고 내복까지 악착같이 찾아 입어야 한다. 조류도감 구입도 권한다. 조류도감 한 권 손에 들고 있으면 새 구경이 훨씬 즐겁다. 사진은, 대포처럼 우람한 600㎜ 망원렌즈를 구입하지 못하는 이상 포기하는 게 속 편하다. 대신 해 뜰 녘과 해 질 녘 펼쳐지는 가창오리의 군무나, 기러기떼의 V자 비행은 별도 장비 없이 제법 예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새의 일상을 방해해선 안 된다. 그들은 동물원 안의 구경거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각 철새 도래지마다 지자체에서 탐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TIP 철새 제대로 보려면



철새는 멀리서 보는 것이다. 가까이서 관찰하려면 갈대로 엮은 탐조대 뒤에 웅크려 작은 구멍으로 훔쳐봐야 한다. 탐조 시엔 새들이 놀라지 않게끔 사전 준비를 해야 한다. 우선 원색 계통의 옷을 피해야 한다. 붉은색은 특히 금물이다. 향수나 화장품 냄새도 안 나도록 해야 한다. 절대 엄숙은 물론이고, 휴대전화도 꺼두는 게 낫다. 철새를 볼 땐 사람이 자연의 일부로 변장해야 한다.



글=손민호 기자, 사진=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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