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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 서희 그녀는 세계를 보고, 세계는 그녀를 본다

서희는 사진 욕심이 많았다. 세 벌의 의상을 준비해 왔고, 한 컷 찍을 때마다 쪼르르 달려와 카메라를 쳐다보곤 “손 동작이 어색하네”라며 자신의 포즈를 분석했다. 고난도 점프도 50여 차례나 뛰어 촬영은 두 시간이나 이어졌다. 정작 편집자는 “발레리나의 점프 사진은 어디서나 많이 볼 수 있지 않은가. 서희의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선 자태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게 낫다”라며 이 사진을 택했다. [김성룡 기자, 의상 협찬=레페토]


발레리나 서희(23). 국내 발레팬들에게도 다소 낯선, 이 신인급의 발레리나를 세계 발레계가 주목하고 있다.

미국 ABT서 잇단 주인공 역 “1월에 서울서 뵙겠습니다”



세계 5대 메이저 발레단으로 꼽히는 아메리칸발레씨어터(ABT)의 ‘코르 드 발레’(군무)인 그가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 역으로 첫 주역 데뷔 무대를 가진 게 지난 7월이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 줄리엣을 연기할 때만 해도 ‘일회성 깜짝 발탁’이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이는 기우였다.



이후 서희의 행보는 더욱 탄력이 붙었다. ‘라 실피드’ ‘예퍼강에서’ 등 세 편의 전막 발레에 연이어 주인공을 맡으며 입지를 다졌다. 무엇보다 서희는 미국에서 발행되는 유일한 발레 전문지 ‘포인트(POINTE)’ 매거진의 10월호 커버 모델(사진)이 됐다. 지금껏 줄리 켄트·알렉산드라 페리·블라디미르 말라코프 등 전세계 초특급 무용수에게만 허락된 전문지의 간판을 동양의 앳된 발레리나가 장식하자 미국 발레계는 들썩였다. 제목 또한 섹시했다. “프리마 발레리나가 태어났다(a Prima is born).”



국내 전문가들은 서희에 대해 “강수진의 뒤를 이을, 아니 강수진을 넘어설 유일한 재목”이라고 평가한다. 장인주 무용 컬럼니스트는 “축구로 비유하면 강수진이 1980년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며 유럽에 한국 축구를 처음 알린 ‘차범근’이라면, 서희는 세계 최고의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며 성장하고 있는 ‘박지성’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 빼어난 체형



서희는 예쁘다. 얼굴은 얼핏 배우 손예진를 연상시키면서도 다소 이국적이다. 무엇보다 발레리나로서 빼어난 신체 조건을 갖고 있다. 장선희 세종대 교수는 “얼굴·팔·허리·골반·다리의 비율이 완벽하다.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극찬했다.



서희의 키는 168㎝, 몸무게는 46㎏이다. 팔·다리가 길며 잘록한 허리는 똑 떨어진다. 특히 무릎은 들어가고 발목은 아치형으로 튀어 나온, 발레리나들이 가장 이상적으로 원하는 다리 라인을 갖고 있다.



# 등으로 말하다



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 단장은 “발레리나는 가슴에 눈이 달려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눈으로 관객의 시선을 끌어내듯, 발레리나들은 상체 윗부분의 움직임이 풍부해야 한다는 뜻이다. 문단장은 “상체 표현력에서 서희는 탁월하다”고 말한다.



정상적인 신체 움직임과 반하는, 허리 아랫부분은 고정시킨 채 상체 윗부분만 원활하게 움직이기 위해선 등근육이 발달돼야 한다. 몇몇 작품에서 서희가 허리를 뒤로 젖힐 때 모습은 마치 ‘기예’를 연상시 킨다. 한정호 무용 칼럼니스트는 “뛰어난 배우는 처연히 있는 것만으로도 이야기를 전해주지 않는가. 서희는 앞모습이 아닌, 뒷모습만으로 사연을 담아낼 줄 안다”고 전했다.



# 유연하고 탄력 있다



‘론드잠’이란 동작이 있다. 다리를 앞쪽으로 뻗었다가 골반을 고정시킨 채 다리를 뒤로 보내, 무용수들의 유연성을 체크하는 데 쓰이곤 한다. 이 고난도 동작을 서희는 아무렇지도 않게 소화한다.



서희의 강점은 타고난 유연성에 파워를 겸비했다는 점이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발레를 시작했다. 입문 1년 만에 미국 유학을 떠나 지금껏 10년 이상 해외에서만 활동해 왔고, ABT엔 2006년 입단했다. 서희는 “발레단에서 흑인·중남미 계열 무용수들을 보면서 탄력이 절실하다는 걸 느꼈다. 개인 근력 운동을 일주일에 2회 이상 따로 한다”고 말한다.



# 우아하되 관능적이다



서희는 ‘지젤’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의 가녀린 여주인공과 잘 어울린다. 본인 스스로도 “아다지오풍의 서정적인 작품이 좋다”고 말한다. 그 뿐일까. ‘카르멘’ 등에서 그는 요염하면서도 당돌하게 연기한다. 변신의 진폭이 크다는 점도 그의 또 다른 무기다. ABT 케빈 맥킨지 예술감독은 서희의 매력을 한마디로 요약한다. “발레에 적합한 이상적인 신체라는 데엔 물론 동의한다. 그러나 서희의 진짜 강점은 작품을 꿰뚫는 통찰력과 본능적 감각이다.”



최민우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국내 팬들도 내년 초 서희의 무대를 볼 수 있다. ‘에투알 발레 갈라’가 내년 1월 12~13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서희를 비롯 김용걸·김지영·강화혜가 출연하며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협연한다. 02-599-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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