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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비전을 말한다] 죽전 캠퍼스 2년 맞은 단국대 장호성 총장

단국대는 경기도 용인시 죽전동 아파트 밀집 지역에 캠퍼스가 있다. 분당과 죽전이 만나는 곳이다. 이 대학은 개교 이래 60년 동안 서울 한남동에서 인재를 키우다 2007년 새 둥지로 옮겼다. 기회만 되면 서울로 들어오려는 게 현실인데 거꾸로 서울을 떠난 것이다. 단국대 장호성(54·사진) 총장은 ‘인 서울대(수험생들이 서울에 있는 대학이라고 부르는 속칭)’의 지방화를 주도하고 있다. 장 총장은 17일 “좁디좁은 서울 캠퍼스를 뜨니까 오히려 기회가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인 서울’ 대학에서 ‘아웃 서울’ 대학으로 탈바꿈한 단국대의 비전을 두 시간 동안 쏟아냈다.(※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



‘아웃 서울’하니 연구 더 활발 … 오히려 기회 많아진다

-망치 소리가 들리지 않는 걸 보니 이전이 마무리된 것 같다.



“널찍한 집으로 이사 왔다. 서울 한남동 살 때 없었던 기숙사가 두 채 생겼다. 죽전 캠퍼스 면적이 서울의 7.5배니까 교육 공간이 넓어졌다. 한남동 캠퍼스 때 공간이 협소하다는 이유로 각종 정부 지원 사업에서 탈락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연구공간과 실험실습 공간이 확보돼 교수들의 연구 과제 유치가 활발해졌다.”



-탈(脫)서울에 따른 어려움은 없나.



“이전 후에도 입학생들의 수능 성적은 낮아지지 않았다. 수시모집 경쟁률도 서울에 있을 때에 비해 떨어지지 않았다.(※지난해 수시2-2전형에선 평균 경쟁률이 22.9대1이었다.) 학교 안에 들어오는 버스가 500대다. 죽전 캠퍼스엔 버스 주차장도 있다. 수도권 지역 학생들은 통학에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죽전과 천안 두 캠퍼스의 특징은 뭔가.



“의대가 있는 천안은 생명공학(BT), 죽전은 정보기술(IT)과 문화기술(CT)을 중점적으로 키울 것이다. 특성화가 가능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캠퍼스마다 정부 지원을 받는 연구소가 있어서다. 예를 들어 생명공학을 특성화한 천안캠퍼스엔 생명과학기술연구원이 있다. 연구원이 축이 돼 여러 학과 교수들과 대학원생들이 모여 융합 연구를 할 수 있다. 교수들은 대학원생을 키우지 않으면 연구가 안 되기 때문에 학부 3~4학년생의 교육에 신경을 특히 더 쓴다.”



-연구와 교육이 한 덩어리로 같이 간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대학이 연구중심이다, 교육중심이다 하지만 연구 따로 교육 따로 가는 게 아니다. 함께 가야 한다. 천안의 생명과학 분야는 교육과 연구가 잘 묶여 갈 수 있는 모델이다. 최근엔 정부가 시행하는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 대학 사업에서 ‘바이오-나노 기술을 이용한 재생의과학 융합연구’로 210억원을 받았다.”



-천안 캠퍼스는 지방 캠퍼스다.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가.



“천안엔 중부권 최대 규모의 의대·치대병원이 있고 생명과학 분야 연구원이 있다. 생명과학 분야 특성화를 위해선 약학대학 신설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1만6000여㎡ 규모의 약학관을 짓기로 했다. 이처럼 정부로부터 약대 인가를 받게 된다면 의학·치의학 등 기초 과학 인프라에 약대를 결합해 의생명과학 연구벨트를 만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죽전 캠퍼스의 IT와 CT 특성화도 이런 사례를 따르도록 할 것이다.”



-문화기술(CT)이라는 게 와닿지 않는다.



“인문학 콘텐트를 정보통신기술과 융합하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 대학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한자사전인 한한대사전(漢韓大辭典)을 완간했다. 수록 글자 수만 5만5000자에 달하며 중국에서 출간된 사전을 압도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콘텐트를 디지털화하자는 것이다. 유물 4만 점을 보유하고 있는 교내 석주선 기념 박물관의 콘텐트를 바탕으로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디지털 콘텐트를 만들 수 있다.”



-특성화는 될 만한 영역은 키우고, 중복 영역은 없애는 구조조정을 의미하는 것인데.



“캠퍼스마다 유사 학과들이 있는 게 현실이다. 올해 신입생부터 학과별로 인원의 10% 내에서 입학할 때 학과를 바꿀 수 있는 전과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열심히 가르치지 않는 학과는 자연스럽게 없어질 수 있다. 또 학과·학부·캠퍼스에 대해 매년 평가를 실시하게 되는데 평가를 통해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어떻게 평가를 하나.



“중앙일보 대학평가 지표, 정부가 재정지원하는 교육역량 강화사업 지표 등을 가지고 학과·단과대·캠퍼스를 매년 평가한다. 이러다 보면 대학 밖의 사람들이 우리 대학을 보는 모습과 대학 안에서 보는 모습이 같게 될 것이다.”(※올 4월 단국대는 교수연구 업적평가 기준을 강화했다. 연구 논문을 쓰려는 교수들에게 논문 편당 한 명의 대학원생을 붙여주고, 대학원생에게 연구보조 장학금을 지급한다.)



-연구업적 강화에 대해 교수들이 불만을 가질 수 있을 텐데.



“2011년부터 교원 승진과 재임용 평가 기준이 강화된다. 이공계 교수들은 과학논문인용색인(SCI)급 학술지, 인문계는 한국연구재단 등재 학술지에 논문을 싣지 않으면 교수 승진이 안 된다. 교수들에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교수의 연구는 학생의 교육과 직결된다고 본다. 우리는 그동안 교수들의 연구에 소홀했고, 이는 교육에 소홀했다는 의미다. 결국 학생들의 미래에 소홀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연구만을 강조하다 보면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지 않나.



“우선 학사 관리를 철저히 해 학점 인플레를 막으려 한다. A학점이나 B학점을 전체 학생의 70~80%까지 주는 대학들도 있다. 학생들의 취업을 돕는다면서 학점을 남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



-재수강 제도가 대학이 묵인하는 대표적인 학점 세탁 방법 아닌가.



“어떤 대학에선 A학점을 받은 학생이 A+학점을 받기 위해 재수강을 하는 일이 있다. 재수강해서 학점이 올라가면 이전 학점 기록은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재수강도 막을 생각이다. 올해 신입생부터 재수강을 할 경우에도 먼저 이수한 강의의 학점 기록을 그대로 남기겠다. 기업의 인사담당자가 우리 대학의 성적표를 보면 원래 들은 강좌의 학점과 재수강 강좌의 학점 모두를 볼 수 있다.”



-학생들은 좋은 학점을 받아 취업을 잘하고 싶어 할 텐데.



“전공 교육과 현장 실습 교육을 강화하는 게 취업률을 높이는 대안이다. 기업이 원하는 것은 실무능력을 겸비한 인재다. 이를 위해 올해 들어오는 신입생부터 전공 교육 비중이 커진다. 실험·실습 강좌를 늘리고, 수업마다 수업조교를 배정하며, 산업체 현장실습 제도인 인턴제도도 시행한다.”(※현재 전체 강좌 중 전공 비율은 48.4%인데 이를 71.5%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글=강홍준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장호성 총장=단국대 공동 설립자 중 한 사람인 고(故) 장형 이사장의 손자이자 2000년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지냈던 장충식 범은장학재단 이사장의 외아들이다.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리건 주립대에서 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단국대 캠퍼스의 경기도 죽전 이전 계획이 외환위기 등으로 어려움에 부닥치자 한양대 교수를 하다 2000년 단국대로 옮겼다. 천안캠퍼스 부총장 시절인 2007년 캠퍼스 이전을 마무리짓고 2008년 총장에 취임했다. 성격이 소탈하며 매일 새벽 테니스로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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