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신경진의 서핑 차이나] 향후 미중관계의 키워드 ‘전략적 보증’(戰略保證)

“우리는 더 이상 당신네 부상을 방해하지 않을 테니 당신들도 보증각서를 내놓으시오.”



지난 9월 24일 미국 워싱턴 DC 윌라드 인터컨티넨털 호텔. 오바마 행정부의 핵심 싱크탱크로 부상한 신미국안보센터(The Center for a New American Security)가 주최한 『중국의 도래:국제 관계를 위한 전략적 분석틀(China's Arrival: A Strategic Framework for a Global Relationship, 원본 클릭)』연구보고서 출판 기념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 주제는 ‘중국의 도래: 세계 강국으로의 대장정(China's Arrival: The Long March to Global Power)’. 이날 기조연설자로 나선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발언 핵심은 ‘전략적 보증’이란 단어었다. 그 내용을 투박하게 정리하면 앞의 인용구와 같다.







그동안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디자인하고 대외관계를 규정한 국무부의 2인자인 부장관은 대중국 정책틀을 개념적으로 정의해왔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로버트 졸릭은 ‘책임있는 이해상관자(Responsible Stakeholder)’라는 용어를 내놨다. 이날 스타인버그가 내놓은 오바마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의 키워드는 바로 ‘전략적 보증(Strategic Reassurance, 중국 언론은 ‘戰略保證’, 국내 언론에서 보도된 ‘재확인’보다 ‘보증’의 뜻이 보다 정확하다고 판단돼 본 글에서는 ‘보증’이라는 용어를 사용, 연설 원문은 클릭)’이었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전략적 보증이란 암묵적으로 주고받는(bargain) 것이다. 우리와 동맹국들은 분명히 중국의 ‘등장’을 환영할 준비가 돼있다. 부강하고 성공한 강국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이와 동시에 중국 역시 다른 국가들에게 자신의 발전과 국제 무대에서의 역할 증대가 타국의 안보와 행복을 희생하지 않음을 보증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략적 보증이란 상호 거래 원칙이 정치, 군사, 경제 등 미중관계 모든 부분에서 최우선 순위에 놓일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렇다면 미국의 대중국 ‘전략적 보증’ 독트린이 오바마의 대중 정책으로 확실히 자리잡은 것일까? 이에 대한 일단 미국 언론의 평가는 인색하다. ‘자유’, ‘인권’등 중국과 ‘거래’를 위해 포기해야하는 대가가 크다는 논리다. 월스트리트 저널, 포린 폴리시 등은 미국 국가안보국(NSC)의 반발 등으로 오바마 방중 기간동안 이 개념이 직접 노출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오바마는 3박4일동안의 방중 기간동안 직접적으로 ‘전략적 보증’이란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바마의 행동과 발언 속에 중국과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거래’를 하겠다는 뜻은 분명히 했다. 더 이상 미국이 주도하고 중국에게 따라올 것을 요구하는 태도는 보이지 않았다.



흥미로운 것은 중국의 반응이다.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의 푸멍쯔(傅夢孜) 연구원은 지난 12일자 국제관계 전문 주간지 ‘환구(環球)’에 ‘전략적 보증이 자아낸 상상’이란 글을 기고했다. 푸 연구원은 그 글에서 “대국으로서 중국은 비록 중국이 각 대국과 전략적 상호 신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하더라도, 국가안전을 다른 국가의 전략적 보증에 기탁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환구’지는 같은 호에 중국 네티즌 16,726명을 대상으로 미국을 바라보는 시각을 묻는 여론조사 결과를 실었다. 기사는 결론적으로 “중국 국민들이 미국을 ‘우러러 보는[仰視]’데서 ‘대등하게 보기[平視]’ 시작했으며 심지어 ‘굽어보기[俯視]’까지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네티즌 80%는 미국이 중국의 굴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중국의 전 뉴욕총영사관 상무참사 허웨이원(何偉文)은 “미국은 중국의 굴기를 환영할 수 없다. 그렇다면 미국은 두가지 방법을 취할 것이다. 하나는 억제 정책이고, 다른 하나는 최대 이익을 쟁취하기 위한 기회를 찾을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 시장 개방, 기후변화 방면에서의 합작 등을 요구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중국인들은 더 이상 미국을 추종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이 거래하겠다고 나오면 당당하게 거래하겠다는 태도로 바뀐 것이다.



미국의 대중국 시각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오바마 방중에 맞춰 ‘오바마가 중국에서 배워야 할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즉, ▶진취적 야망, ▶높은 교육열, ▶연장자 공경, ▶20% 저축률, ▶혜안과 비전이다. 중국과 달리 미국이 중국을 ‘굽어보는[俯視]’데서 ‘우러러 보기[仰視]’까지 시작한 것이다.



한편, 차이메리카란 신조어를 만든 하버드대 니알 퍼거슨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거대한 타격(The Great Wallop)’이란 글을 기고해 키메라와 같은 괴물로 성장한 차이메리카를 해체하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한국이다. ‘우러러 봐[仰視]’야 할 ‘형’이 둘이 됐다. 이 ‘형’들이 횡포를 부리지 않도록 하려면 어디에 재보험을 들어야 할까. 커다란 숙제가 아닐 수 없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