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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 1년에 한 벌은 우리옷 사 입죠”

김웅기(58) 세아상역 회장은 섬유·의류 업계에서 ‘얼굴 없는 수출 역군’으로 불린다. 업계에서 국내 1위 수출기업이지만 회사의 이름이나 브랜드가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1986년 창업 이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을 통해 수출에 주력했기 때문에 자체 상표를 알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86년 자본금 500만원으로 세운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섬유의 날’ 금탑산업훈장 받은 세아상역 김웅기 회장

미국의 월마트·타겟 등 대형마트와 갭·바나나 리퍼블릭·리바이스 등 유명 의류 브랜드에 제품을 납품하면서 수출에서만 1조원(지난해 연말 원화가치 기준 7억8613만 달러)을 기록했다. 이 공로가 인정돼 11일 ‘제23회 섬유의 날’을 맞아 금탑산업훈장을 받는다. 김 회장을 9일 서울 삼성동 세아상역 본사 집무실에서 만나 경영전략을 들었다.



-회사 이름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OEM 방식에 집중해서다. 생산지역도 국내보다는 해외를 택했다.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 최대의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미국으로 전량 수출하다 보니 가까운 과테말라와 니카라과에 공장을 세웠다. 또 노동비용을 고려하다 보니 인도네시아·베트남에서 공장을 운영했다.”



-미국 수출 규모는.



“세계 각지의 20개 공장에서 생산하는 하루 생산량이 140만 장이고, 휴일을 제외해도 1년이면 3억6000만 장 정도 되니 미국 인구(약 3억6000만 명)와 맞먹는다. 생산량 대부분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인 한 명이 1년에 세아 제품 한 벌을 사 입는 셈이다. 미국은 지난해 731억 달러어치의 의류를 수입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금융위기로 인한 어려움은 없었나.



“포트폴리오(사업구성)를 재빨리 재조정했다. 지난해 말 60% 정도였던 유명 브랜드의 OEM 비중을 40%로 줄이고, 역으로 대중적인 소매품 비중을 60%로 늘렸다. 불황기에 소비자가 고가품보다는 저가 브랜드를 선호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게 적중해 올해 수출도 17% 정도 늘었다.”



-섬유·의류 산업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견해도 있는데.



“인류가 생존하는 한 쇠퇴할 수 없다. 다만 성공하고 실패하는 회사만 있을 뿐이다. 패션 회사는 살아 있는 생물처럼 진화해야 한다. 마케팅 방법은 꾸준히 변해야 하고 제품도 창조적으로 발전해야 한다. 국내 업체는 더 과감하게 글로벌화를 추진해야 한다. ‘더 넓은 세계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가져오자’고 직원에게 강조한다.”



-해외 생산시설이 많다 보면 현지 노동자들과의 갈등도 있을 텐데.



“97년 국내 업계 처음으로 ‘콤플라이언스(특별감사)팀을 만들어 생산공장의 근로조건 등을 점검하고 있다. 현재는 협력업체에까지 이 제도를 확대하고 있다. 임금과 노동 환경 등이 국제적 기준에 맞는지 현지 지사와 한국 본사에서 끊임없이 점검하고 있다. 기준에 맞지 않으면 세 번까지 경고를 하고, 그래도 문제가 있으면 생산이나 주문을 중단한다. 이 기준을 맞추는 과정에서 각 국가의 노동법과 현지 근로자의 의견까지 포괄적으로 살핀다.”



-개성공단에도 생산기지를 만들었는데.



“지난해 10월 완공해 현재 1500명의 인력으로 숙녀복을 생산하고 있다. 임금 경쟁력이 아직 있다. 지금은 국내 내수용으로 제작하고 있지만 미국 수출 길만 열린다면 3000명까지 인력을 늘려 생산할 것이다.”



-직장생활을 10년 정도 하고 창업했는데 계기가 있었나.



“당시 폐쇄적이고 열악한 노동 환경에 회의가 들었다. ‘나라면 좀 더 개방적이고 창조적으로 일할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창업을 결심했다. 좀 더 나은 노동 환경을 만들고 더 많은 월급을 줄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 ”



글=문병주 기자, 사진=김도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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