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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빠지는 건 이유가 있답니다, 무릎 맞대고 아이 이야기부터 들어보세요

지난 8월 12일 열려라 공부팀은 행정안전부·한국정보화진흥원과 함께 ‘자녀의 게임 중독 고민을 도와준다’는 안내문을 게재했다. 자녀와 동생, 친척, 친구를 도와달라는 신청 사연이 전국에서 도착했다. 그중 일부 사례와 상담 과정을 소개한다.



[열려라 공부] 게임 중독 상담

친구들의 괴롭힘, 게임 세계로 탈출



김정훈(가명·고1)군은 중2 때까지 줄곧 평균 90점 이상을 유지하는 우등생이었다. 가정에서도 큰 문제가 없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런데 중3 무렵 정훈이의 성적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학교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게 된 것. 이때부터 정훈이는 인터넷 게임에 빠졌다. 가상의 세계에서는 아무도 그를 건드리지 않았다. 조미혜(가명) 상담사는 “또래 남학생들 사이에서 흔히 있는 일인데 엄마들이 이런 고민을 무심히 넘기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용히 이 시기를 지나는 아이들도 있지만, 나쁜 경우 ‘일진’ 등 불량학생 집단에 빠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정훈이는 중3이 되는 겨울방학 내내 인터넷 게임과 운동에 집중했다. “힘을 키워 친구들이 내게 장난치지 못하게 하겠다는 마음이었죠.” 마침내 중3이 된 어느 날 친구들과의 힘겨루기에서 정훈이가 이겼다. ‘힘 있는 아이’가 된 후 아무도 그를 건드리지 않았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된 후 학교 친구들은 싸움거리가 있으면 어김없이 정훈이를 찾았다. 정훈이는 ‘게임을 하지 말아야지’ ‘싸우지 말아야지’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려야지’ 무수히 다짐했다. 싸움을 하지 않으려고 어떤 날에는 아예 학교에 가지 않고 게임방에 숨어 있었다. 엄마는 이런 아들을 볼 때마다 기가 막혔다. 엄마의 눈에는 게임에 빠진 아들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조 상담사는 “처음에 엄마는 정훈이가 예전에 잘했던 것만 기억하고 지금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 들을 생각도 안 했다”고 말했다.



정훈이는 ‘집에서 잘 해주는데 나는 왜 이럴까, 나는 왜 친구관계 하나 해결하지 못하나, 나는 쓸모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조 상담사는 “이런 생각들 때문에 정훈이의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며 “또래들이 흔히 겪는 일이고 다들 힘들어한다는 것, 친구가 중요하다는 것을 거듭 일깨워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모는 자녀가 친구 문제로 얼마나 힘든지 들어주고, 그들의 고민을 지지해 줘야 한다.



상담기간 동안 정훈이와 엄마의 상담이 동시에 이뤄졌다. 엄마에게는 자녀와의 의사소통 기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10회 상담을 마친 후 중간고사에서 정훈이의 평균 성적은 40점 가까이 올랐다.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엄나래 선임상담원은 “자녀의 결석 일수를 보면 그들의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퇴로 시작해 일주일에 한 번 결석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때 부모들은 야단부터 치기 시작하는데 왜 결석하는지, 자녀가 정말 고민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살펴봐야 한다.



엄마의 부재로 성인들과 게임·채팅 즐겨



김미현(가명·초6)양은 아빠와 계모, 오빠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엄마의 잘못으로 이혼을 하게 돼 미현이는 엄마에 대한 분노가 컸다. 아빠도 미현이를 제대로 돌볼 수 없는 상황. 미현이는 인터넷 게임에 빠졌다가 음란 채팅까지 했다. 19세라고 나이를 속이고 나이 많은 사람들과 밤새 게임과 채팅을 즐겼다. 벌써 2년정도 됐다.



미현이가 학교에 오면 잠만 자자 담임교사가 상담센터로 도움을 청했다. 상담센터에서 이뤄지는 가정방문 상담은 3회차까지 진행되지만 미현이의 경우 5회차로 늘었다. 눈에 띄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미현이를 담당하고 있는 박주현(가명) 상담사는 “엄마를 대신해 따뜻한 관심을 가져준 것이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상담사는 직접 음식을 만들어 미현이에게 가져다 줬다. 상담과 상관없이 자주 개인적인 전화를 했다. 미현이 주위에 남자들뿐이라 여자인 미현이가 의지할 수 있는 환경이 부족했던 것이다.



학교 끊은 지환이 병원 치료 시작



지난 9월 30일 ‘학교 끊은 지환이’ 편에 보도됐던 김지환(19)군은 가정 방문상담을 받던 중 한 대학병원에 입원했다. 김망규 담당 상담사와 엄마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 입원 2주가 지났지만 아직 지환이는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 상태. 김 상담사는 “지환이가 게임에 빠지기 전 우등생이었기 때문에 학업에 대한 자기 효능감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지환이는 마음만 먹으면 게임을 그만둘 수 있다고 생각해 스스로 중독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김 상담사는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고 치료 의지를 갖는 데 한 달 정도는 걸린다”며 “중독된 시간이 길지 않아 여전히 희망을 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박정현 기자







※참여 신청: e-메일(lena@joongang.co.kr>, 연락처 기재)과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www.kado.or.kr/IAPC)의 아름누리 상담콜(1599-0075, 신청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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