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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신문 만드는 학생들] 똑똑한 교육정보 우리가 모았죠

학생들이 학교 선생님들이 주는 지식을 답습하던 시대는 지났다. 교육정보도 마찬가지. 이제 더 이상 신문이나 방송, 학원의 입시자료집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스스로 정보를 찾아 취사선택하는 게 대세다. 학생들이 만드는 ‘교육신문’까지 등장했다. 이들은 교육수혜자가 아닌 어엿한 ‘기자’의 모습으로 일선 교육현장을 누비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나 학원이 주는 입시정보만을 받아들이던 시대는 지났다. 요즘은 스스로 정보를 습득해 재가공한다. 사진은 진학신문을 만드는 서울 세종고 2학년 학생들. [황정옥 기자]
진학신문 만드는 세종고 학생들



4일 낮 12시50분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 위치한 세종고. 점심식사를 마친 10여 명의 학생이 진학지도부실에 모였다. 이 학교에서 발행하는 진학신문(세종진학신문)을 만드는 학생기자들이다. “다음 호에는 신입생을 위한 고교생활 가이드 기사가 필요할 것이고, 직업탐방은 어떤 분을 섭외하지?” 내년 4월 발행될 신문 내용을 구상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사뭇 진지했다.



세종진학신문반이 탄생한 것은 지난 4월이다. 진학지도부 김유동 교사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진학신문을 만들자”고 학교에 건의한 것. “수능을 앞둔 3학년 학생들조차 자신이 원하는 학과의 특징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탱크를 만들고 싶어 무기(無機)재료학과에 지원하겠다고 오는 정도죠.” 이후 1~3학년 지원자를 대상으로 선발시험을 치렀고, 11명(1학년 2명, 2학년 5명, 3학년 4명)의 학생기자단을 선발했다.



6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신문 제작에 돌입했다. 과목별 학습법, 입시, 직업과 적성, 내신공략법 등으로 파트를 나누고, 각자 취재에 들어갔다. 입학사정관제 설명회 취재를 맡았던 박혜수(2년)양은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해 정확히 알기 위해 관련서적을 3~4권 읽었다”며 “설명회장에 가서도 모르는 내용이 있으면 강연자에게 찾아가 자세한 사항을 물었다”고 말했다. ‘수학의 신’으로 불리는 조인규(3년·KAIST 1차 합격)군은 후배들을 위해 수학 교과서 내용 중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하는 내용을 하나하나 정리했다.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어요. 원고를 쓰면서 최종 마무리학습까지 한 셈이죠.”



10월 초 학생들의 노력은 결실을 봤다. 12면의 진학신문 창간호가 나온 것. 입학사정관제를 뚫고 KAIST에 합격한 선배의 공부 이야기와 방송 PD를 취재한 직업탐방 기획, 수시전형을 파헤친 입시기사 등 다양한 내용으로 꾸며졌다. 처음 6000부를 찍어낸다고 할 때 주위에서 “그렇게 많이 찍어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고 했지만 발행 한 달 만에 동이 났다. 고교선택제를 앞두고 한창 진행 중인 학교 입학설명회장에서 진학신문은 학부모들에게 ‘인기짱’이었다. 정솔비(2년) 대표는 “우리가 아이디어를 내고 쓴 기사가 신문으로 만들어져 나왔다는 게 신기하다”며 “내년에는 좀 더 좋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신문을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세종진학신문은 1년에 두 차례(4월·10월) 발행할 예정이다.



외고의 다양한 이야기 전하는 ‘FUN6’



펀식스는 서울 지역 6개 외고 학생들이 모여 만드는 외고연합신문이다. “FUN은 외고연합(Foreign language highschool Union Newspaper)을 뜻하고, 서울 지역 6개 학교가 모였다고 해서 ‘6’예요.” 동아리가 만들어진 지 10년째이고 11월 중순이면 13번째 신문이 발행된다. 외고 연합동아리 중에는 고참 격이다.



연륜이 있는 만큼 역할분담도 확실하다. 학교당 10~11명씩, 현재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학생수는 55명(1~2학년). 문화부와 대학부·사회부·편집부로 나뉘어 활동한다. 문화부에서는 하나의 주제를 두고 6개 외고를 탐방하면서 서로 다른 모습을 담아낸다. 11월 중순에 발행되는 신문에서는 6개 외고 전교 회장단의 직격 인터뷰가 실린다. 대학부에서는 대학·학과 탐방과 입시정책 변화, 인기 교수의 인터뷰가 주로 다뤄지며 사회부는 시사이슈나 사회 쟁점 사안을 분석하는 기사를 싣는다. 대표를 맡고 있는 김도연(한영외고 2년)양은 “학교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만날 기회는 1년에 세 차례 정도밖에 없지만 같은 부 부원들끼리는 전화통화나 메신저 등을 통해 수시로 기사아이템을 공유하고 회의도 진행한다”며 “원래 학기 초에 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학생 신분이기 때문에 중간고사 기간이 겹쳐 신문발행 시기가 늦춰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학생 선발과 기획회의, 스폰서 확보, 신문 편집 및 발행 등 모든 업무는 학생들 스스로의 몫이다. 명덕외고를 제외하고는 지도교사도 없다. 김기영(명덕외고 2년)군은 “호당 32~40면씩, 6000~8000부를 찍어내려면 400만원 이상 소요된다”며 “스폰서를 구하기 위해 교육업체나 출판업체 등 10군데 이상 전화를 걸어 의사타진을 하는 것이 가장 힘든 부분”이라고 말했다. 10년 동안 13차례밖에 신문이 나오지 못한 것도 스폰서 문제 때문. 그래도 이름이 알려지면서 도처에서 “신문을 구하고 싶다”는 문의를 받는 게 가장 큰 기쁨이란다. 동아리에 들고 싶어하는 학생도 많아져 올해 FUN6 신입생들의 경쟁률은 18대 1이었다.



FUN6 회원들은 10년 차가 되는 올해 재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학생기자 입장에서만 학교나 대학을 바라보다 보면 자신의 시각에만 매몰될 수 있다는 생각이에요. 좀 더 많은 친구의 의견을 듣고, 학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기사를 써볼 생각입니다.”



글=최석호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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