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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수능 평균 1위 광주지역 일반고 1위 숭덕고 가보니

숭덕고는 기숙사 운영, 토론식 수업, 주말 선택제 수업 등으로 광주지역 서울대 합격자수와 수능 평균성적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명헌 기자]
최근 5년간 대입 수능 시험 결과가 공개된 이후 빛고을 광주가 ‘수능고을’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광주는 전국 16개 시·도 중 이 기간 동안 수능 평균 성적 1위 자리를 단 한 번도 내주지 않는 탄탄한 실력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광주과학고를 제외하고 특목·자사고가 한 곳도 없는 평준화 지역이라서 더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광주지역 일반고 중 수능 평균 1위, 서울대 합격생 배출 1위 학교인 숭덕고를 찾아 그 비결을 알아봤다.



학교에서 다 알아서 해줍니다 학생들은 공부만 하면 되죠

글=김지혁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비결 1  자체 배치표 제작, 세심한 진학지도



“보람아, 최근에 전과목 계열 석차가 점차 올라오는 추세이긴 한데, 탐구영역에 비해 언·수·외 과목 등락폭이 크다. 수학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어. 미적분·공간도형·합성함수 문제에 특히 약한데 여기에 신경 더 쓰고…. 이때 마무리 잘해야 네가 원하는 학교에 갈 수 있어.”



“말씀대로 수학 성적이 떨어져 고민이 많아요. 서울대 중위권 학과에 갈 수 있다고 말씀하시니 믿고 열심히 공부할게요.”



진학실장인 한철민 교사와 김보람(3년)양의 대화다. 수능을 코앞에 두고 불안감에 면담을 신청한 김양은 한 교사와 상담을 통해 마음을 다잡았다. 숭덕고는 진학 상담에 사교육 업체의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는다. 3년 전부터 성적 등 학생들의 다양한 스펙을 입력해 자체 개발한 진학 상담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대학 배치표도 자체적으로 만든다. 진학지도 교사들이 최근 10년간 이 학교 졸업생의 진학 데이터를 토대로 주요 대학·학과의 점수를 심층 분석한다. 한 교사는 “지난해 사교육 업체의 배치표와 우리 배치표를 비교해 봤더니 학과별로 많게는 10점까지 차이가 났다”며 “우리가 만든 배치표로 진학지도를 해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숭덕고는 최근 10년간 서울대 합격자 수 97명, 연세·고려대 합격자 수 196명으로 광주지역 1위를 기록했다.



비결 2  기숙사 시행으로 철저한 생활·학습관리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토론식 수업이 성적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최명헌 기자]
9일 오후 7시 기숙사 도서관. 원탁에 둘러앉은 6명의 학생이 교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기숙사생들이 매일 저녁 식사 후 진행하는 토론식 수업이다. 5~6명씩 조를 짜 토론식 수업을 하다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담당 과목 교사를 주 1회 초청한다. 비슷한 수준의 학생끼리 토론을 벌이며 해법을 고민하다 보면 대부분 문제가 풀린다. 그래도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으면 정해진 시간에 교사를 멘토로 초청한다. 현재 숭덕고에는 전교생 1302명 중 174명이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매 학기 시작 전 성적순으로 기숙사생을 선발한다. 신정환(3년)군은 “기숙사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며 “학교에서 기숙사생들을 위해 특별수업이나 교과 심화수업 등 학원보다 훨씬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어 공부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주말에 선택수업도 진행한다. 참가 자격은 없지만 기숙사생들이 대부분이다. 희망 학생이 10명 이상이면 강좌를 개설한다. 강사까지 지정할 수 있다. 물론 숭덕고 교사가 강사로 나선다.



이 같은 학습 프로그램에 힘입어 숭덕고는 올해 교과부 지정 ‘사교육 없는 학교’로 선정됐다. 현재 총 419명의 3학년 학생 중 기숙사생은 68명. 지난해 56명의 기숙사생이 서울대를 비롯한 서울지역 상위권 대학에 합격했을 정도로 기숙사 운영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기숙사생인 박자경(3년)양은 “동선이 짧아 공부 시간이 많고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들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특히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아 지금까지 체력을 유지할 수 있어 좋았다는 박양은 “광주 수험생들이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는 데는 기숙사가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광주지역에서 기숙사가 있는 고교는 22곳이며 수용 인원은 3학년생 2만3500여 명 중 2000여 명이다.



비결 3  학교 선택제로 학교 간 경쟁 환경 조성



2002학년도부터 시행한 학교 선택제가 일등 공신이라는 것이 광주지역 학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올해 서울시교육청이 시행계획을 밝혀 그 첫해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고교 선택제와 같은 제도다.



광주는 이 제도를 시행한 지 3년이 지난 2005학년도부터 전국 시·도 중 수능 성적 평균 1위로 올라섰다. 최동현 교장은 “학교 선택제는 사립학교가 상대적으로 많은 광주에서 무한 경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며 “대입 실적으로 학교가 평가되는 현실에서 좋은 학생 선발이 지상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광주지역에 위치한 일반고 45곳 중 31곳이 사립학교다. 이들 고교는 전체 신입생 중 40%를 1차 지원 학생들로 추첨·선발한다. 성적·위치에 상관없이 가고 싶은 학교 2곳에 원서를 내는 방식이다. 1차 지원 학교에서 탈락하면 근거리 학교를 중심으로 최종 배정된다. 제도 시행 결과 70% 정도의 학생이 원하는 학교에 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평가의 잣대가 되는 1차 지원 선호도는 사립학교가 단연 높다.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1차 지원 선호도 상위권 학교는 숭덕고·대광여고 등 모두 사립학교다. 최 교장은 “사립학교가 아무래도 학교 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교사들도 이동이 없기 때문에 학교에 대한 소속감과 주인의식이 높고,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2009학년도 수능 평균 성적 전국 상위 100위권 학교에 포함된 광주의 5개 학교(숭덕·인성·대동·광덕·대광여고)가 모두 사립학교다.



비결 4   1인 1교재 만들기 등 교사 열정



숭덕고의 또 다른 특징은 모든 교사가 자신의 이름으로 만든 교재를 1권 이상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자신의 수업 때 주요 교재로 쓰인다. 학생들의 반응도 좋다.



신군은 “선생님들이 만든 교재가 시중에 나오는 다른 부교재를 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잘 정리돼 있다”며 “선생님들의 실력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박양도 “토론식 수업 때 우리끼리 아무리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도 풀지 못한 문제도 선생님이 오시면 금방 풀린다”며 “선생님들이 우리보다 공부를 더 열심히 하시는 것 같다”고 거들었다. 이 학교 양평식(영어)·최정윤(국어) 교사는 실력을 인정받아 3년 전 수능 출제위원으로 참여했다. 또 양 교사가 만든 교재는 국정교과서 출판업체의 정식 영어 교재로 채택되기도 했다.



박판우 교감은 “모든 교사가 1주일에 2번 정도 자율학습을 지도하고 특별수업도 진행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교재 제작·수업 준비, 특별·보충수업 등 빡빡하게 짜인 일정을 소화할 수 있는 것은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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