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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전세대란' 막을 근본대책

최근 모 일간지는 요즘의 전세시장을 '폭풍전야' 로 묘사했다. 전세대란이 우려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세 세입자가 전국적으로는 총 가구의 40% 이상, 서울의 경우 50%가 넘는 상황에서 전셋값 인상은 국민의 지대한 관심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전세대란까지는 몰라도 전셋값이 크게 올라 서민생활에 어려움을 주리라는 데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전세수요는 엄청나게 늘고 있는 데 반해 전세주택의 공급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환란 이후 경기가 호전되면서 결혼을 통한 신규 형성가구가 부쩍 늘었고, 부모에게 얹혀 살던 젊은이들도 분가를 희망함으로써 전세수요가 급증했다. 서울의 경우 저밀아파트의 재건축으로 많은 가구의 연쇄이동이 예상되고 '있는 바 이 역시 수요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짝수해로 전세계약을 경신하는 가구가 많다. 집주인은 IMF 이후 급격히 하락한 전셋값을 IMF이전 수준 이상으로 올려받고자 할 것이고, 세입자들은 가급적 조기에 계약을 매듭지으려 할 것이다.

한편 전세용 주택공급은 지난 2~3년간 크게 줄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올해 입주가능한 새 아파트 물량은 19만~20만호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예년의 35만~40만호에 비해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더욱이 전셋집으로 인기가 높은 20~30평형 아파트 물량은 더욱 많이 줄었다.



시장원리에 따른다면 전셋값이 오르면 당연히 전세주택공급이 늘어야 하는데 구조적으로 그렇게 될 수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옛날에는 집값이 크게 오르니까 주택구입에 따른 기회비용.조세공과금.유지비 등 전세주택에 투자한 비용을 제해도 큰 수익이 보장될 수 있었다.

그러나 주택보급률이 1백%에 육박하고 주택가격이 안정된 상황에서 이같은 가격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과거에는 집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전세금을 통해 부족한 자금을 조달했으나 최근엔 금융기관을 통해 좋은 조건으로 쉽게 돈은 빌릴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여유있는 계층이 전셋집에 투자하려는 동기부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정부가 임대사업자 등록범위를 5가구에서 2가구로 낮췄더라도 전셋집 공급이 크게 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전세대란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는 몇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그 내용에는 물량확보와 전세.주택구입자금 지원 등이 포함돼 있다.



이같은 대책은 현실문제 해결차원에서는 합리적인 것으로 평가되지만 근본대책이 될 수는 없다.

근본대책은 전세제도를 없애고 월세제도를 정착시켜 '임시적인' 임대용 주택이 아닌 '영구적' 임대주택을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따라서 주택임대업을 기업화.사업화할 수 있도록 해 임대주택의 대량생산을 촉진하고 장기적으로 임대주택의 재고를 늘려야 한다.



전세제도는 주택금융이 부재했던 구시대의 유물이다. 그러나 금융선진화를 기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이 제도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서구식 주택임대차 제도의 도입은 물론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보증부 월세제도로 방향을 전환하되, 임대사업자로 하여금 자금을 제도금융권으로부터 조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임대주택이 임대사업자에게는 수입자산으로 인식돼야 한다. 주택임대업을 사업화.기업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그래야 여유자금을 가진 개인.기업이 주택임대사업에 투자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상업적 동기를 인정하고 일반 자가주택과 구분하는 일이다. 예를 들면 임대주택은 건축허가를 받을 때부터 자가주택과 분리돼야 하며, 일단 임대주택으로 건축허가를 받으면 수명을 다할 때까지 임대용 주택으로 남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임대주택 재고가 쌓이기 때문이다. 자가주택의 임대주택으로의 전용은 물론 임대주택의 자가주택 전용 또한 허용돼서는 안된다.



이같은 방향으로의 제도개선이 없는 한 주기적 전세대란은 막기 힘들 것이다.



김정호 <국토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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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