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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살 때는 천천히 팔 때는 빨리

“요즘 시장은 정죄감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습니다.”
정진호 푸르덴셜투자증권 사장의 진단이다. 최근 열린 자사 ‘투자자포럼’에 나와 이렇게 말했다. 정죄감(condemnation)은 죄를 지었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죄책감과는 다르다. 죄책감은 왜 잘못했는지에 대한 이유가 분명했을 때다. 그런데 정죄감은 뚜렷한 이유를 모르는 채 자신이 잘못하고 있다는 기분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정 사장이 비유해 설명한 시장 상황은 이렇다. 지난해 가을, 남자가 바람을 피우다 부인에게 걸렸다.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다짐을 했다. 큰 탈 없이 1년을 보냈다. 그런데 이 남자, 최근 야근과 출장이 잦다. 그러자 부인이 다시 의심하기 시작한다. 또 바람을 피우는 건 아닌지. 남자 입장에서는 억울하다. 바람 피운 일 없다. 그런데 이상한 건, 지난해의 전과(前過) 때문인지 남자 스스로가 정죄감을 느낀다는 사실이다.

최근 주식시장이 이렇다. 3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3.5%로 예상치를 웃돌았다.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는 3분기 4조2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호재에도 코스피 지수는 최근 1500 선으로 밀렸다. 물론 악재도 있었다. 이달 초 미국의 중소기업 대출 전문 은행인 CIT그룹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미국 주택에 이어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도 우려된다고 한다. 그러나 CIT 그룹의 파산은 7월부터 예고된 일이었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도 지난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문제됐을 때부터 나왔던 얘기다. 그런데도 시장은 이런 악재들에 반응했다. 그것도 약간은 ‘과민’하단 소릴 들을 정도로. 정 사장의 비유를 빌리자면 지난해 가을 금융위기 때 폭락한 잘못(?)으로 생긴 ‘정죄감’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게 다일까. 그저 정죄감에 불과한 것일까. 혹시 정말 위험이 눈앞에 닥친 건 아닐까. 막상 대답이 쉽지 않다. 전문가마다 입장이 갈린다. 같은 조사를 했는데도 결과가 다르게 나온다. ‘더블딥(2차 경기침체)’ 논란만 해도 그렇다. 중앙일보가 지난달 26~29일 30대 그룹(상호출자 제한 기업집단 중 공기업 제외)의 내년도 경영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대부분(73%)이 더블딥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봤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지난달 28~30일 30대 그룹의 최고경영자(CEO)나 전략·재무 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절반이 더블딥이 올 것이라고 응답했다.

‘구루(대가)’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노벨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미국의 경기침체가 끝나려면 멀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은 “미국의 미래에 투자한다”며 총 440억 달러를 들여 미국 1위 철도회사를 인수했다.

어느 쪽을 믿고 행동할지는 투자자들의 몫이다. 그런데 그 어느 쪽에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증시 격언을 떠올려 보면 어떨까. ‘매수는 천천히, 매도는 신속하게’라는.

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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