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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총리 팔 잡고 고함·삿대질 … 국회 연단 한때 난장판

자유선진당 류근찬 원내대표(왼쪽에서 둘째)가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운찬 총리가 시정연설을 시작하려 하자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전 10시18분 국회 본회의장. 정운찬 총리가 대통령 시정연설을 대독하기 위해 단상으로 나왔다. 이때 야당 의석에서 “의사진행 발언부터 진행해 달라”는 아우성이 터져 나왔다. 민주당은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미디어법 처리 과정의 절차적 하자를 항의하기 위해, 자유선진당은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시정연설을 하지 않는 것을 따지기 위해 각각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둔 상태였다.

그러나 김 의장은 “시정연설 앞에 의사진행 발언을 허용한 적이 없었다”며 예정대로 정 총리의 시정연설 대독을 진행시켰다. 그러자 자유선진당 조순형·이재선·권선택·류근찬·김낙성·박상돈·이진삼·김창수·임영호 의원과 민주당 우윤근·우제창·김재윤·전혜숙 의원 등이 연단 주변으로 몰려나와 정 총리의 연설을 제지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에선 김정훈·손범규·신성범·성윤환 의원 등이 몰려나와 정 총리를 보호했다. 김 의장이 “민주적 의사일정을 존중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연단 주변은 여야 의원 20여 명이 엉켜 난장판이 됐다. 김창수 의원은 “총리가 대독하는 게 어디 있어요”라고 고함을 치며 삿대질을 했고, 육군 참모총장 출신인 이진삼 의원은 정 총리의 오른팔을 붙잡으며 연설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정 총리는 이를 뿌리치고 준비해 온 원고를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지난 9월 9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의회 연설 도중 공화당 조 윌슨 의원이 “거짓말”이라고 고함치는 모습. 윌슨 의원은 “의회의 품격을 떨어뜨렸다”는 비난을 받자 사과 성명을 냈다. [중앙포토]
실랑이 끝에 오전 10시25분쯤 자유선진당 의원 17명은 모두 본회의장에서 퇴장했고, 민주당 의원들도 연단에서 물러서면서 정 총리의 연설은 일단 정상화됐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강기갑·권영길·홍희덕·이정희·곽정숙 의원 등 5명은 의석에서 총리 연설 내내 용산참사와 관련, “총리는 약속을 지켜라”는 글이 적힌 플래카드를 펼쳐 들어 어수선한 분위기는 계속됐다. 강기갑 의원은 연설 도중 “총리, 여기 좀 보고 하세요”라고 고성을 질렀고, 정 총리가 연설을 마치고 퇴장할 때도 “총리는 용산사태를 빨리 해결하시오”라고 외쳤다.

연설이 끝나자 김형오 의장은 국회 관례대로 “지금 방청석엔 민주당 정장선 의원의 소개로 키르기스스탄에서 온 15인이 방청 중에 있다”며 방청객들을 소개했다. 이 중 8명은 키르기스스탄 의원들이었다. 이들은 일어서서 손을 흔들며 환영 인사를 보냈지만 외국 의원들이 지켜보는 줄 몰랐던 의원들의 표정엔 당황한 기색이 흘렀다.

중앙대 장훈(정치학) 교수는 “유권자들의 국회 만족도가 낮은 이유 중 하나는 국회 안의 행동이 일반 시민들의 덕목에도 뒤처지는 게 많아서”라며 “오늘 국회에서 있었던 일이 그런 사례”라고 평가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전희경 정책실장도 “ 국회의원들이 국격을 떨어뜨리는 일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에선 지난 9월 조 윌슨 공화당 하원의원이 오바마 대통령 연설 때 “거짓말”이라고 소리쳤다가 당내에서조차 도를 넘었다는 비난 여론이 일자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김정하·선승혜·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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