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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한국의 대표 미디어 기업 4곳과 손잡다

2일 오후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윈도7 미디어센터 협력 MOU 체결식’에서 미디어 기업 대표들이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 제임스 우 한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장, 홍은주 iMBC 대표, 김수길 중앙일보 부발행인 겸 방송본부장,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 곽덕훈 EBS 대표, 이해선 CJ오쇼핑 대표, 에밀리오 우메오카 MS 아태지역 총괄사장. [뉴시스]

“TV 수신카드나 셋톱박스 없이 PC만 켜면 방송을 즐기는 시대가 한걸음 더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의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발머(53) 회장의 말이다. 그는 2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국 업체들과의 파트너십 체결식에서 “윈도7의 미디어센터는 인터넷망의 속도와 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MS는 이날 중앙일보 등 국내 네 군데 업체와 윈도7의 ‘미디어센터’를 통해 콘텐트를 서비스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그는 “종합편성채널 분야의 중앙일보와 지상파 MBC, 교육 EBS, 쇼핑 CJ오(O)쇼핑이 내년부터 MS에 콘텐트를 서비스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수길 중앙일보 부발행인 겸 방송본부장, 홍은주 iMBC 대표, 곽덕훈 EBS 대표, 이해선 CJ오쇼핑 대표, 김 제임스 우 한국MS 사장이 참석했다. 발머 회장은 “한국의 대표적 미디어 업체들과 손잡게 돼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우리(MS)는 미디어센터를 통해 콘텐트업으로 가는데 여러분은 오리지널 콘텐트업을 하고 있지 않느냐”는 농을 건네기도 했다.

발머 회장은 지난달 22일 공식 발매한 PC 운영체제(OS) 윈도7을 홍보하기 위한 아시아 첫 방문지로 한국을 택했다. 1일 저녁 전용기편으로 서울에 왔다. 2000년 빌 게이츠에 이어 MS의 CEO가 된 뒤 다섯 번째 방한이다. 한국 일정 다음으론 중국·대만·일본을 거쳐 귀국할 예정이다. 발머 회장은 지난해 11월 방한 때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에 3년간 60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선물’을 들고 왔다. 이번 방문에선 한국의 각 분야 미디어 기업들을 비롯해 정부·대기업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미디어 업체들과의 행사에 앞서 삼성전자의 이윤우 부회장과 최지성 사장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났다. 윈도7 출시에 맞춰 한국의 글로벌 고객사와 협력관계를 강화하려는 뜻이다. 반도체·TV·휴대전화 등 분야에서 세계 정상급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삼성전자는 MS에 핵심 고객이다. 이날 만남에서 삼성전자 측은 사내외 공식 OS로 윈도7을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자기기의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그린 정보기술(IT)’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어 발머 회장은 지식경제부·교육과학기술부 등을 방문해 디지털교과서 개발 등 공공사업에 관해서도 논의했다.

발머 회장의 이런 강행군에 대해 업계에서는 2000년대 이후 절대 강자의 자리를 위협받는 MS가 현 상황을 타개하려는 노력으로 본다. 텃밭으로 자신하던 웹브라우저에서 모질라 재단의 파이어폭스와 구글의 크롬 같은 경쟁자가 크고 있다.

세계 PC 사용자의 70%가 아직도 비스타가 아닌 윈도XP를 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과 구글의 기세를 누르고 윈도7으로 판세를 뒤집으려면 삼성전자 같은 한국의 글로벌 제조업체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창우 기자

◆스티브 앤서니 발머=1956년 미 미시간주에서 스위스 이민자인 아버지와 유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하버드대에서 수학과 경제학을 공부했다. 학교에서 MS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친분을 맺었다. 졸업 후 P&G에서 일하다 1980년 MS에 합류했다. 판매·고객지원과 재정 분야 등을 맡다가 2000년 게이츠에 이어 CEO로 승진했다. 스톡옵션으로 150억 달러 이상을 벌어 미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100대 부자에 든다.


MS 미디어센터는
윈도7 핵심 기능 … 방송까지 즐기게 해주는 SW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7’의 핵심 기능 중 하나로 미디어센터(사진)를 강조하는 건 ‘PC는 물론 휴대전화에서 TV까지 모든 스크린에서 윈도 기반으로 동영상 콘텐트를 보게 한다’는 장기 전략 때문이다.

미디어센터란 PC에 저장된 사진·음악·동영상을 보는 것은 물론 인터넷만 연결하면 방송 콘텐트를 즐기게 해주는 소프트웨어다. 지금까지 PC로 방송을 보려면 웹브라우저로 중앙일보나 MBC 등의 웹사이트에 접속한 뒤 회원가입 등 절차를 거쳐 콘텐트를 선택해야 했다. 미디어센터는 윈도에서 바로 방송에 연결할 수 있어 편리하다. 발머 회장은 “PC 사용자들이 더 풍부한 동영상을 미디어센터를 통해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세계 방송사들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CBS와 방송 프로그램을 실시간 전송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하지만 MS는 단순히 TV를 대신하는 수준으로 만족할 기색이 아니다. 발머 회장은 “미디어센터는 양방향 콘텐트 등 차세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혁신적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은 지상파나 케이블 방송을 PC에서 편리하게 보는 수준에 만족하겠지만 스마트폰 등 무선인터넷 기능을 갖춘 모바일 기기의 보급이 확산될수록 ‘손 안의 TV’로서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디어센터가 자연스레 모바일 인터넷TV(IPTV)의 역할을 하게 되면 그 기반이 되는 윈도의 지배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 MS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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