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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홍콩의 납골 아파트, 조상 기리는 마음을 넓이로 재랴



지난달 26일(음력 9월 9일) 중양절(重陽節)을 맞이해 홍콩 사람들이 삼수이포(深水<57D7>) 청사완(長沙灣)에 있는 세인트 라파엘 가톨릭 공동묘지의 납골 묘를 찾아 조상들을 추모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넷째로 높은 홍콩에선 일찌감치 화장(火葬)문화가 발달돼 도시 인근 야산에서 봉분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사자(死者)들의 아파트를 방불케 하는 납골 묘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엔 조상의 위패와 사진을 모신다. 절과 성당·교회에서 만든 대형 납골 묘엔 수천 명의 위패가 층층이 놓여 있다. 돈 있는 사람들은 대리석 비석이 있는 자그마한 묘지를 만든다.

홍콩인들은 매년 중양절과 청명절(양력 4월 5일께)에 조상 묘를 찾는 풍속이 있다. 한국의 추석 성묘 행렬과 비슷하다. 주역에서 9(九)는 양(陽)을 뜻하는데 ‘중양’은 두 개의 양이 겹쳐 있다는 뜻이다. 전국시대의 시인 굴원이 ‘원유(遠遊)’라는 시에서 ‘중양’이란 단어를 쓴 것을 보면 이 풍속은 2000년을 넘는 셈이다. 한나라 시대엔 높은 곳에 올라 화(禍)를 피하고 복(福)을 비는 도교적인 색채를 띠었다. 북송 시대엔 시인 도연명의 영향으로 국화를 감상하고 국화주를 마시는 게 유행했다.

홍콩인들은 이날 조상 묘에 헌화하고 향(香)을 피우고 지전(紙錢)을 태운다. 홍콩은 19세기 중반부터 서구 문화를 일찍 받아들였고 1인당 소득이 3만 달러를 넘는다. 하지만 한국·일본 못지않게 조상을 모시는 풍속이 깍듯하다. 명당으로 소문난 납골 묘에 위패를 모시려면 거금을 써야 한다. 중양절과 청명절이면 중국과 홍콩을 오가는 가족 단위 인파 때문에 교통체증이 발생하고 출입경장엔 긴 줄이 늘어선다. 조상을 모시는 마음은 크고 요란한 봉분보다 자손들의 화목과 정성에 있음을 느끼게 만드는 장면이다.

글 이양수 기자 yaslee@joongang.co.kr
사진 홍콩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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