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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와 골프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정제원의 캘리포니아 골프 <83>

얼마 전 중국 칭다오에 사는 사업가 A의 집을 방문했다. A는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화교인데, 사업으로 큰 돈을 번 뒤 칭다오의 바닷가에 집을 마련했다. 3층 규모의 그의 집은 말 그대로 저택이었다. 집에 수영장이 딸려 있었고, 베란다에선 바로 바다가 내려다 보였다. A와 저녁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정 기자, 중국이 빠르게 발전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합니까.”



갑작스러운 질문에 필자는 말문이 막혔다. A는 빙긋이 웃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중국이 발전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부자를 인정하는 사회 분위기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에선 열심히 일해서 부자가 되면 나이가 많든 적든 그 사람을 존중하지요. 부자를 우대한다는 말이 아니라 땀 흘린 결과를 인정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한국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아직도 부자라면 일단 눈부터 흘기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지 않습니까.”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자 A는 이렇게 설명했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히딩크 감독이 젊은 선수들에게 주문했다지요. 고참들한테 주눅들지 말고, 자유롭게 이야기하라고-. 다른 분야에도 이런 분위기가 확산돼야 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선 과장이 부장보다 큰 차를 타고 다니면 안 되잖아요. 외제차를 타는 것도 금기고요. 어른을 존중하는 풍습은 좋지만, 선배보다 후배가 잘살면 안 된다는 사회 분위기 속에선 발전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요. 중국은 이런 분위기가 사라진 지 오래됐어요. 오히려 부자를 인정하고, 누구나 열심히 하면 좋은 집에서 살 수 있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어요.”



이야기를 듣고 나서 그의 집 베란다에 나가 봤다. 바닷가 절벽을 따라 3층짜리 저택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이곳이 사회주의 국가가 맞나’ 싶었다. 만약 대한민국에서 바닷가 절벽에 그런 집을 지었다간 난리가 났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당장 ‘호화주택’ 논란이 불거지면서 여론의 철퇴를 맞고 허물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지난해 10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발효된 지 1년이 지났다. 지방 골프장에 한해 세금을 감면해 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한시적 법안이다. 내년 말까지 시행한 뒤 수도권 골프장에도 확대할지 결정한다는데 지금으로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한다. 부자들에 대한 감세 정책에 정치권이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란다.



수도권 골프장에 세금을 감면해 주면 당장 그린피가 3만~4만원가량 내린다. 300만 명으로 추정되는 골퍼들은 두 손을 들고 반길 것이다. 반면 정부로서는 전체 인구의 10%도 되지 않는 골퍼들을 위해 세금을 감면해 주는 것이 부담스러울 만도 하다.



섣불리 어느 쪽이 옳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런데 전 세계 170여 개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는 마케팅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다음달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골프장 마케팅 콘퍼런스를 위해 방한하는 클럽 코프의 전무 데이비드 우드야드(미국)의 말이다. “한국은 양용은과 박세리 등 세계적인 골프 스타를 배출한 국가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선 이런저런 제약 탓에 골프를 즐기는 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듭니다. 더욱 많은 사람이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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