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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에게 에너지를 다 쏟는다, 늦은 밤 고기 먹는 그녀들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프로스포츠의 꽃, 치어리더가 사는 법

화려한 율동으로 관중을 사로잡는 치어리더들. 고액연봉과는 거리가 먼 회사원이지만 스포츠가 좋아 힘든 일을 고집한다. 팬카페가 있는 스타 치어리더도 있다. 다음은 중앙SUNDAY 기사 전문.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만큼이나, 운동장에서 땀 흘리는 스타들만큼이나 그녀들이 돋보인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처음 소개된 한국의 치어리더들은 이제 스포츠의 또 다른 활력소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현재 한국 스포츠에서는 프로야구와 프로농구, 프로배구 등 다양한 종목에서 200여 명의 치어리더가 활약하고 있다.



스포츠 이벤트업체 에이치에스컴의 임현성 실장은 “치어리더야말로 스포츠가 현장의 관중에게 줄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의 최전선에 있는 주인공들”이라고 한마디로 정의했다. 감독들이 치열하게 작전을 짜고, 선수들이 훈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동안 치어리더들도 응원을 준비한다. 경기장에서는 그저 활짝 웃는 얼굴만 보이지만 그 뒤에서는 ‘어떻게 하면 관중에게 더 재미를 줄 수 있을까’를 진지하게 고민한다. ‘치어리더들이 사는 법’을 들여다봤다.



월 소득 150만~250만원 선

치어리더들도 ‘회사원’이다. 물론 고정된 월급을 받는 건 아니지만 회사가 응원 행사를 맡으면 그에 따라 일을 배분해서 맡게 된다.



치어리더들이 속한 이벤트업체의 주수입은 시즌별로 하는 스포츠 구단과의 계약이다. 여름에는 야구, 겨울에는 농구와 배구팀을 하나씩 맡아서 응원을 주도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수입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행사도 함께한다. 주로 기업체들의 신입사원 교육장이나 체육대회 등의 응원 진행을 맡는다. 경력과 능력에 따라서 행사에 참여하는 인원이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팀에 속해 있어도 수입은 조금씩 차이가 난다. 에이치에스컴의 임 실장은 “적게 버는 친구는 월 100만~150만원, 많이 버는 사람은 월 250만~300만원 선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프로야구 히어로즈의 치어리더 김연정씨는 “어떤 사람은 ‘치어리더면 연봉이 1억원 정도 되느냐’고 묻기도 한다. 그럼 ‘10년 연봉 모으면 그쯤 될걸요’라고 대답해 준다. 일이 고된 것에 비하면 돈을 많이 벌지는 못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치어리더 입문은 주로 주변의 소개로 하게 된다. 아직까지 전문 교육기관이 없어서다. 체육 관련 학과나 무용 전공자들이 많지만 치어리더와 전혀 상관 없는 전공 과목을 공부한 사람도 있다. 이벤트업체 코렉스 소속의 치어리더 경력 9년차 박정혜 팀장은 “들어오긴 쉽지만 버티기는 어렵다. 화려한 겉모습만 보고 들어왔다가 고된 일정과 준비 과정에 지쳐서 중도 포기하는 사람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박 팀장은 “정말 이 일을 좋아하고 즐기지 않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아가씨들이 뭘 이렇게 많이 먹어”

키 크고 날씬한 치어리더들이 연약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해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치어리더 최지숙 실장은 “경기장에서 몇 시간씩 응원하고 공연을 마치고 나면 무지 배가 고프다. 우리 팀원이 8명 정도 되는데, 경기 후 늦은 시간에 음식점에 가서 고기 8인분을 시키면 사장님이 ‘아휴, 아가씨들이 그만큼 못 먹는다’며 말리곤 한다. 하지만 우리는 8인분을 순식간에 먹어 치우고 또 시킨다”며 웃었다. 그만큼 치어리더 일은 상상 이상으로 고되다.



경기장에서 선보이는 1~2분짜리 공연을 위해 준비하는 연습 시간은 하루 5~6시간에 이른다. 경기장에서 경기가 진행되는 내내 응원하는 것도 힘들지만 사실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이 더 고통스럽다. 신입 치어리더들이 견디지 못하고 중도 포기하는 것도 이런 과정 때문이다.



에이치에스컴의 임 실장은 “새로운 치어리더를 선발할 때 춤 실력 등을 보는 1차 오디션을 하고 2차 면접까지 치른다. 실제로 치어리더로서 일을 할 때 반드시 필요한 덕목은 미모나 몸매가 아니라 팀워크다. 힘든 연습 시간을 성실하게 견뎌내야 하고, 단순히 혼자 튀는 공연을 하는 게 아니라 안무를 잘 맞춰서 공연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팀워크가 중요한 만큼 치어리더 팀 내의 위계질서도 생각보다 강한 편이다. 현장의 치어리더들은 “몸이 아프고 힘들 때도 늘 웃어야 하고, 가끔씩 경기장이나 인터넷 댓글로 괜한 욕이라도 먹는 날에는 힘이 쭉 빠진다. 하지만 응원 동작 하나하나에 환호하고 격려해 주시는 모습에 가장 힘이 난다”고 말한다.



또 한 가지, 끼 많은 이들끼리 모여 있다 보니 힘든 와중에도 늘 즐겁다는 게 치어리더 팀의 매력이다. 연습 시간은 물론이고 술자리에서 한 번 흥이 오르면 너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프로급 춤 실력을 뽐내기도 한다.



“관중 호응할 때 가장 힘난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치어리더와 이벤트 업체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치어리더가 화려해 보인다고 해도 관련 인프라는 열악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벤트 업체의 한 관계자는 “프로야구가 출범한 지 27년, 프로농구가 12년이 지났다. 해당 종목이 점차 성장하고 발전하는 동안 치어리더 산업은 크게 나아진 게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 관계자는 “치어리더가 받는 돈이 프로농구 원년인 97년에 비해 고작 10% 정도 인상됐을 뿐이다”라면서 “파트타임으로 치어리더에 관심을 가졌던 젊은이들은 일이 고되다는 걸 깨닫고 상대적으로 고생이 덜 한 레이싱 모델 쪽으로 빠진다. 평생 직업으로 치어리더를 생각했던 사람들은 비전이 없다는 걸 알고 다른 길을 찾는 추세”라고 말했다. 베테랑 치어리더들은 새로운 비전을 찾아 개인 치어리더 팀을 만들어 중국으로 진출하기도 했다.



이벤트 업체의 주수입원이 구단과의 계약이다 보니 업체가 구단 눈치부터 보게 된다는 점도 애로사항이다. 인기 치어리더들이 구단 측의 ‘러브콜’에 따라 자주 소속 업체를 바꾸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다는 팀워크에 종종 문제가 생기곤 한다. 또 이런 점 때문에 치어리더 팀 고유의 응원 색깔이 정착되지 않고 어느 종목, 어느 팀이든 응원이 비슷비슷해졌다.



치어리더 박정혜 팀장은 “구단과 안정적인 계약을 한다면 팀별 응원 문화도 다양하게 정착이 될 텐데 몇 시즌 후에 응원 구단을 바꾸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응원 문화가 천편일률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는 중·고교 때부터 학교 대항 치어리더 대회도 있고, 학교 스포츠가 활성화돼서 치어리딩이 스포츠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고 체계적이다. 그런 시스템이 참 부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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