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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육아, 마케팅에 너무 휘둘려”

『아이의 사생활』 바람이 거세다. 지난해 5부작 다큐멘터리로 EBS에서 방송돼 한국PD대상,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 등 각종 상을 휩쓸더니, 올 들어선 책으로 출간돼 석 달 연속 베스트셀러 10위권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우후죽순격으로 쏟아져 나오는 육아책 시장에서 쉽지 않은 성공사례다. 이 책에 부모들이 빠져드는 이유는 뭘까. 그 핵심 메시지를 EBS 정지은(42) PD를 만나 물었다. 그는 다큐멘터리 ‘아이의 사생활’ 연출을 총책임졌던 18년차 PD다.

장기 베스트셀러 『아이의 사생활』펴낸 정지은 EBS PD

-방송에 이어 책도 화제다. 출간 석 달 만에 7만 부가 팔렸다던데.
“솔직히 예상 못한 인기다. 떼쓰는 아이 다루기나 점수 올리기 같이 가려운 곳을 긁는 내용이 아니어서 시청자ㆍ독자의 반응이 있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내 아이의 속마음을 알고 싶어하는 엄마들이 생각 이상으로 많았다. 자아 존중감과 도덕성 등 아이 내면 밑바탕에 대한 정보에 목말랐던 모양이다.”

-아이의 내면을 파고들게 된 계기가 있나.
“주변 사람을 보며 인생에 과연 성공법칙이 있을까란 생각을 많이 했다. 명문대를 나오고도 백수로 지내며 무기력하게 사는 사람도 있고, 중학교 때까지 전교 1등을 도맡아 하던 아이가 갑자기 음악과 이성교제에 빠져 공부와 담쌓은 고등학생이 된 경우도 있다. 그런 사례를 볼 때마다 어떻게 자라야 경쟁력 있는 인간이 되는지 궁금했다. 결혼 9년 만에 어렵게 얻은 아들(초1)이 나와 너무 달랐다. 도대체 아이의 속엔 뭐가 있을까. 실험과 검증으로 밝혀내 보고 싶었다.”

-‘아이의 사생활’에선 40여 가지 심리실험이 이뤄졌다. 그중 가장 인상 깊은 결과를 얻은 실험은.
“도덕성 실험이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280문항의 도덕성 테스트를 한 뒤 도덕성이 높은 그룹과 평균인 그룹으로 나눈 뒤 한 실험이다. 게임을 할 때 도덕성 높은 아이들이 반칙을 안 했던 것은 예상했던 결과였다. 하지만 도덕성이 높은 아이들이 자제력과 집중력이 더 높고, 평균인 아이들보다 더 긍정적인 자아상을 갖고 있다는 결과는 놀라웠다.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도 더 높았다.

더 놀라운 것은 아이들의 도덕성이 타고난 본성이라는 사실이다. 10개월 된 아기들을 대상으로 ‘착한 네모 실험’을 한 결과다. 비디오 화면 속에서 빨간 동그라미가 힘겹게 산을 오르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때 노란 세모가 나타나 동그라미를 밀어 올려줬고, 산 정상에선 네모가 나타나 동그라미를 밀어 떨어뜨렸다. 아이들에게 ‘누구와 친구하고 싶으냐’고 물었을 때 100%의 아이들이 세모를 골랐다. 그런 착한 본성을 지켜주고 키워주는 것이 부모와 어른들의 역할이다.”

-여러 실험을 통해 아이 양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신경 써야 할 요소를 찾았나.
“자아존중감이 가장 중요하다.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A부터 Z까지 꼽으라 해도 자아존중감 하나면 된다. 자아존중감이 높은 사람은 자기 주장과 남의 환경을 조화시킬 줄 안다. 또 도덕성도 높고 좌절을 극복하는 힘도 강하다. 자아존중감의 원천은 부모의 인정이다. 부모로부터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줘야 한다. 부모의 ‘잘한다’ ‘예쁘다’란 말이 아이에게 ‘난 괜찮은 사람’이란 자부심을 심어준다. 특히 엄마의 역할이 중요하다.”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엄마가 어디 있겠나. 그런데도 왜 아이의 자아존중감을 키워 주지 못하는 걸까.
“사랑은 행동이다. 표현돼야 한다. 너무 바빠 표현 못 했다면 그것도 사랑이 아니다. 지인 중 엄마는 유명 인사인데 아들이 문제아인 경우가 있다. 그 아들이 ‘엄마, 사랑이 뭔지 알아? 사랑은 관심이고, 같이 시간을 보내는 거야. 카드로 사랑한다고 하는 거 소용없어’라고 말했다고 한다. 직장 맘으로서 마음 아프지만 그 말이 진실이다.”

-후속 프로그램에 대한 계획은.
“장난감이 과연 아이의 지능계발에 도움이 되나,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히는 게 정말 좋을까 등에 대해서도 실험적으로 검증하고 싶다. 아이를 기르는 일이 ‘마케팅’에 너무 많이 휘둘리고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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