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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사업자 선정 잡음 없애려면 공정 심사뿐

“한시름 덜었다. 더 큰 숙제가 남았지만.” 헌법재판소의 미디어법 유효 결정이 내려진 29일 방송통신위원회 직원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했다. 법적 정당성을 얻기까지 기다려왔던 방통위로선 정책 추진의 큰 동력을 얻게 됐다. 당장 종합편성(이하 종편) 및 보도전문(이하 보도) 채널 선정 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헌재 결정 이후 어떻게 되나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이날 헌재 결정 직후 방통위원들과 가진 티타임에서 “공은 이제 우리에게 왔다. 서둘지도 말고 지체하지도 말고 적법절차에 따라 준비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로써 정치권과 미디어 업계의 관심은 점차 방통위로 쏠리고 있다. 방통위는 방송사업자 선정 역시 미디어법 통과 이상으로 어려울 것이라며 공정한 심사로 논란의 여지 자체를 없애겠다는 복안이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가속도 붙을 종편 사업자 선정=7월 국회에서 통과된 미디어법이 가져올 큰 변화는 신규 종편 및 보도 채널의 등장이다. 종편은 KBS·MBC·SBS처럼 뉴스·드라마·오락 등 모든 장르를 내보내는 채널이다. 차이가 있다면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위성·IPTV를 통해 방송된다는 점이다. 방통위는 원래 연내에 종편·보도채널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법적 공방이 뜨거워지면서 일정을 수정했다. 정책 논의 자체를 중단한 것이다. 헌재를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이날 헌재의 결정으로 장벽은 사라졌다. 이태희 방통위 대변인은 “방송법 시행령 개정부터 시작해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우선 종편 및 보도채널 사업자 선정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곧 가동할 예정이다. 이미 윤곽은 잡힌 상태다. 방통위 이기주 기획조정실장이 TF 단장을 맡고 김준상 방송정책국장이 부단장으로서 실무를 총괄할 가능성이 크다. 김영관 방송채널정책과장도 주무 과장으로서 참여하고 기타 3~4명의 국·과장도 합류할 전망이다. 방통위는 TF 내부 논의를 거쳐 이르면 11월 말, 늦어도 12월 초·중순께는 사업자 선정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다음 주에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한다.



다만 사업자 선정 시기는 애초 계획보다 늦춰질 게 확실시된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초로 미뤄지는 게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선 6월 지방선거 이후를 예상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치권이나 미디어 업계의 생각은 다르다. 국회 고흥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은 “종편 선정은 너무나 오래 끌어왔던 사안이기 때문에 지체하지 말고 신속히 절차를 밟아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경쟁력 있는 사업자 뽑을 것”=향후 몇 달간 미디어 업계를 달굴 뜨거운 이슈는 종편 및 보도채널 사업자 선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중요한 심사기준은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이자 현 정부의 정책 기조이기도 한 글로벌 미디어 그룹 육성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신규 방송사업자가 글로벌 경쟁력을 제대로 갖추는가 하는 점을 주목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래픽 참조>



사업자 수에 대해선 여전히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종편의 경우 1개나 2개 의견부터 자격이 되는 사업자는 다 허가하자는 쪽도 있다. 최근엔 1개 또는 2개로 논의가 좁혀지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사업자 심사가 정치적으로 흐르지 않겠느냐는 예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방통위 내부의 기류는 전혀 다르다. 방통위 핵심 관계자는 “방통위 조직이 무너질 수도 있는데 정치적 고려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가장 준비가 잘 돼 있고 경쟁력 있는 사업자가 선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윤석민 교수는 “헌재가 이날 미디어법에 대해 유효 결정을 내렸지만 법 통과 과정에서 그동안 소모적인 갈등이 있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면서 “이제 방통위엔 공정한 심사를 통해 제대로 된 사업자를 뽑아야 하는 시대적 소명이 넘겨져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 업계 격랑 속으로=법적 논쟁이 일단락되면서 후보 사업자 간 경쟁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종편의 경우 5~6개 신문사가 진출을 준비 중이고 보도채널의 경우도 뉴스 통신사와 신문사 몇 곳이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은 최근 한겨레신문에서 가진 강연에서 “보도채널에 진출할 것”을 독려하기도 했다. 방통위의 한 간부는 “후보 사업자 간 경쟁이 격화될 경우 사업자 간의 갈등 증폭도 예상되지만 남을 비난할 시간에 내실을 다지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며 “이번 심사가 공정한 룰을 지키는 실력 경쟁이 되기를 희망하며 우린 그런 심사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상복·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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