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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I Report] 금융 시스템 강화 시행되면

주요 경제의 경기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체제 강화 방안들이 예상보다 빠르게 도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규제, 출구전략과 겹칠 땐 자금경색 부를 수도

그런데 현재 논의되고 있는 금융감독이나 규제 강화 방안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금융거래를 위축시키고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것들이다. 그 몇 가지만 짚어 보자.



첫째, 자기자본의 확충이 요구된다. 지금보다 자기 자금을 더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자사 주식 등 소위 기본자본(Core capital)을 늘리라는 것이며, 기본자본으로 인정해 주는 자산 기준이 까다로워지게 된다.



따라서 은행은 증자 등을 통해 자기자본을 늘리면서 동시에 대출 등 위험자산을 줄여야 하는 두 가지 압력 아래 놓이게 된다. 자본 확충을 위해 돈을 끌어올 때의 금리와 대출을 줄일 때 대출 금리가 오를 것이다. 이러한 파급효과를 아는 이상 감독 당국은 범세계적으로 강화되는 자본 확충 기준을 언제 도입할지를 두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그 강화된 자본 확충 기준에 따라 언제, 어떤 방법으로 자본 확충에 나설지, 그 시기 선택에 부심해야 할 것이다. 너무 일찍 확충에 나서면 (자기 자산에 대한 평가가 아직 정상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거둬들이는 자본금액이 적을 것이다. 너무 뒤늦게 확충에 나서면 다른 은행들도 같은 시기에 주식을 시장에 내놓아 주가(또 전체 주가지수)가 하락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둘째, 은행의 영업 기반이 줄어들게 된다. 유동성 위험을 줄이라는 감독 강화 때문이다. 금융경색이 발생해 은행에서 유동자산이 빠져나가 (자기자본 기준으로는 건전하지만) 유동성이 모자라 문을 닫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보유한 현금이나 국채의 비중을 늘리거나 예금에 비해 대출을 너무 많이 하지 않아야(예대비율 감축) 한다.



은행으로서는 한편으론 예금(그것도 장기예금)을 늘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출을 줄여야 하는 압력을 받게 된다. 많은 은행이 같은 시기에 예금을 늘리려 하면 예금(조달) 금리가 오르는 것은 당연하고, 대출을 줄이는 과정에서 대출 금리 또한 오를 수밖에 없다. 그만큼 영업(대출) 기반이 줄어들고 영업비용(예금 금리)이 늘어나 수익이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 감독 기준이 강화되고 난 뒤 모든 은행이 동시에 나서기 전에 개별 은행이 예대율 조정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모른다.



유동성 규제와 관련해 예금 이외에 은행들이 조달하는 자금 중에 단기 및 해외자금의 조달 비율을 줄이는 감독 강화가 될 수도 있다. 그만큼 은행들이 장기 및 국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압력이 올라가고, 그만큼 조달 비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 압력 때문에 조달 금리가 오르는 점도 있지만 단기 자금보다는 장기 자금의 금리가 항상 높아 조달 금리 부담이 늘어나는 점도 있다.



셋째, 경기순응성(pro-cyclicality) 완화를 위한 방안들도 금융회사들에 부담이다. 경기순응성은 호경기 때는 유동성이 늘어나고 불경기 때는 유동성이 줄어들어 금융과 경기가 상호 상승 작용하는 것을 말한다. 자주 거론되는 것이 완충자금이다. 호경기 때 은행 자금을 비축해 뒀다가 불경기 때 그것을 풀자는 것이다. 또는 ‘총레버리지 비율’ 규제를 통해 은행이 보유 자본에 비해 너무 많이 돈을 빌려 주지 못하게 하겠다고도 한다. 그 두 경우 모두, 대출자금 축소로 이어지고, 따라서 영업기반 축소와 대출 금리 상승이 동시에 나타난다.



넷째, 금융 감독의 대상도 확대된다. ‘유사금융’회사, 헤지펀드 등 금융회사뿐 아니라 파생상품 등 금융상품도 감독을 받게 된다. 또 전체 금융 시스템의 비중이 큰 소위 ‘시스템에 중요한 금융회사’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다. 글로벌 금융거래와 새로운 금융상품 개발 등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지금 논의되고 있는 금융감독 강화 방안의 대부분이 금융 영업활동의 위축, 거래 감소, 금융업 수익 감소, 금리 상승 등으로 이어질 것이 예상된다는 얘기다.



게다가 주요 경제에서의 금융 규제 및 감독 강화가 글로벌 출구전략 수행과 시기적으로 겹칠 경우 강하게든 약하게든 국제적 자금 경색이 유발될 것이다. 해외에서 만만치 않은 자금을 꿔 오고 증권 시장에 해외투자자금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에는 그 파급효과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자기자본 규제 강화로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우리나라에서 자금을 빼내가는 상황이 벌어질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규제를 강화하든가, 아니면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도입 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김정수 경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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