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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의 더블 딥 가능성을 주목한다

미 경제의 향방이 다시 불투명해지고 있다. 경기부양책이 끝물 조짐을 보이면서 더블 딥(경기의 이중침체)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동안 안정됐던 미 신규주택 판매 실적이 지난달 6개월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 대한 8000달러 세액공제 혜택(11월 말 만료 예정)이 미처 끊기기도 전 주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때문이다. 비슷한 사례는 미 자동차 시장에도 이미 나타났다. 새 차를 사면 4500달러씩 지원되던 미 정부의 ‘중고차 현금보상’ 프로그램이 8월 말 끝나자 자동차 판매가 곤두박질한 것이다. 9월 미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2.7%나 줄어들었다.

7870억 달러에 이르는 경기부양책의 착시 효과를 거둬내면 미국 경제의 앞길은 여전히 지뢰밭이다. 주택 거품 붕괴에 이어 중·소 은행들이 주로 취급해온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부실도 심각한 수준이다. 10%에 육박하는 미국의 실업률은 끊임없이 소비지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동안의 구조조정도 미흡했다. 제너럴모터스(GM)에 추가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다. 미국 경제가 비틀거리면 한국도 악영향을 피해가기는 어렵다. 현대·기아차만 봐도 알 수 있다. 미국의 중고차 현금보상 프로그램이 끝나자 현대·기아차의 9월 현지 판매량은 전월 대비 47%나 감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최근 방한한 조셉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세계 경제의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했다. 다시 불안해지는 미국 경제를 보면 ‘자생력 있는, 지속가능한 경기 회복’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다. 경기부양을 위한 주택·자동차 보조금 지원 등은 일시적인 진통제에 불과하다. 미래의 수요를 미리 당기는 반짝 효과만 낼 뿐 장기적 효과는 제한적이다. 정부는 그동안 동원해온 비상조치와 재정투입 효과부터 면밀히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을 포함한 출구전략에 좀 더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예상을 웃도는 경제성장률과 사상 최대의 경상수지 흑자만 믿다가 지난해 말처럼 손 놓고 당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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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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