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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모적 논쟁 접고 미디어산업 육성에 힘 모으자

헌법재판소가 어제 민주당 등 야 4당이 청구한 미디어법 관련 권한쟁의 심판에서 “미디어법 가결·선포 행위는 유효하다”며 기각 결정을 했다. 다만 표결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의 권한이 침해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인정된다”고 선고했다.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에 반발해 야권이 헌법 소원을 낸 지 꼭 100일 만의 일이다.



그동안 미디어법 개정을 둘러싸고 빚어진 여론 분열과 국력 손실을 감안하면 헌재의 결정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더구나 권한침해와 법안 가결 선포에 대해 다소 상충된 결정을 내림으로써 새로운 다툼의 불씨를 남긴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 실제로 야당 일각에서는 헌재 결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새로운 논란을 유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권한침해를 인정했으니 법안 자체도 당연히 무효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해석일 뿐이다. 야당 의원들의 투표 방해로 유발된 비정상적 절차에 대한 판단이기 때문이다. 헌재가 과정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법안 가결 무효 청구를 ‘이유 없다’고 기각한 것도 그런 배경이라고 여겨진다. 9명의 재판관 중 신문법에 관해서는 6명이, 방송법에는 7명이 각각 기각 결정을 했다.



헌재 결정을 계기로 소모적인 논쟁을 접고, 미디어 산업 육성에 국민 총력을 모아야 한다. 법 개정을 둘러싼 시대착오적인 정쟁으로 이미 많은 시간과 엄청난 국력을 낭비했다. 또다시 국론 분열을 야기해 미디어 산업이 세계 흐름에 맞춰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



정부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법 시행에 필요한 후속 조치 마련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당장 개정법 시행 이후 광고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미디어렙 관련 법규들이 아직 논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종합편성사업자 선정 문제도 시각을 다투는 일이다.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히 선정 기준에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 방송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양적·질적 역량을 제대로 갖춘 사업주체를 선정해야만 특혜 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이 원한다면 심사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 세계가 미디어 시장의 업종 장벽을 허물어 글로벌 미디어 업체를 육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는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종합미디어 산업이 미래의 블루오션임을 웅변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다. 늦었지만 우리도 국민적 역량을 모아 글로벌 미디어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에겐 저력이 있다. 선진국들의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설비투자 10년 만에 세계 정상에 올라선 반도체 산업이 그 사례다. 방송장벽만 없애도 2만 개 이상의 괜찮은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당리당략에 맞춰 억지를 부리며 이런 국가적 사업의 발목을 잡는다면 국민이 납득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국가 경쟁력을 좀먹는 소모적 논쟁을 끝내고, 미디어 산업 육성을 위해 모두 힘을 합칠 때라는 것이 이번 헌재 결정의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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