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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한미군 중동 차출’ 대비책 서둘러야

미국이 주한미군의 일부를 아프가니스탄 지역에 차출하는 문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밝혀져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주 한국을 방문한 마이클 멀린 미 합참의장은 주한미군 병사의 질문에 답하면서 “이 문제는 한국 측과 토의하는 이슈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만8500명 수준의 주한미군 중 지상병력 상당수가 차출됨으로써 우리의 안보 대비에 허점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2012년 4월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의 한국군 이관과 겹치면서 한·미 연합군의 대북한 도발 억제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마침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6일 국회에서 아프간 재건 지원을 위해 130명의 민간 전문요원을 파견할 계획이며 이를 경호하기 위한 경찰 또는 군 병력의 파견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는 2006년 1월 주한미군에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을 부여키로 합의한 바 있다. 이는 주한미군의 역할을 한반도 방위군에서 미군의 해외 전진기지로 확대, 변경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이 원하면 언제든지 주한미군을 차출해 다른 지역으로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한·미 간 약속에 따라 미국이 주한미군을 활용하는 것을 무작정 반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문제는 주한미군이 차출될 경우 허술해질 수밖에 없는 한·미 연합전력의 대북 억지력에 대한 대비책이다. 특히 현 시기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때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확실한 대책이 서 있어야 한다.

최선의 방책은 가급적 주한미군이 차출되지 않는 상황이다. 미국과 긴밀한 대화가 필요한 대목이다. 유명환 장관이 아프간 추가 지원 내용을 공식으로 밝힌 배경도 그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동시에 주한미군 차출이 불가피해질 경우에도 대비해야 하며, 일시적 차출이 장기화됨으로써 사실상 주한미군이 감축되는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할 것이다. 한국군 전력 강화를 서두르는 한편으로 주한미군의 지상 병력 감소를 보충할 해·공군력 추가 배치 등도 모색해야 한다. 아울러 전시작전통제권의 한국군 이관과 주한미군의 중동 지역 파견이 겹치지 않도록 전작권 이관 시기를 늦추는 방안도 적극 검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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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