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시가 있는 아침] ‘그 또한 내 마음이려니’

‘그 또한 내 마음이려니’-최영록(1954∼ )


마른 햇살들 으스스

웅크린 담벼락에 떨어진다

바싹 여윈 귀뚜라미 등짝 위

가랑잎 한 잎 툭, 떨어진다

토실한 벌레들 나무 구멍 땅 구멍

온몸으로 따스한 구멍 찾아든다

모두들 떠나고 제 집 찾는 계절의 막장

찬 기운 여윈 마음 얼어붙는

상강(霜降)

서리 맞은 이파리들

선명하게 멍울지는 아픔

갈 데 없는 꽉 찬 그리움.



엊그제 설악산에서 소식 왔습니다. 단풍이 북천(北天)으로 내려오고 있다고. 이제 소양강, 북한강, 한강 따라 더 빨리 내려오겠지요. 오늘 이슬 얼어 서리 된다는 상강. 서리를 맞아 더 고운 빛깔로 타오르는 단풍. 가을은 떨어지는 텅 빈 아픔만 아니라 단풍 햇살 어룽진 그늘 같은 비장한 황홀도 주거니. 단풍에 그냥 아픔도 넋도 놓아버림이 어떠실는지. <이경철·문학평론가>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