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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trend] 1병에 2000만원 … 베일 벗은 ‘황제의 코냑’

셀러 마스터가 발견한 오크통. 백년 넘게 보관된 이 오크통에는 다른 통의 것보다 특별한 맛을 내는 코냑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가운데 적힌 숫자 43.8은 도수를 의미한다. [맥시엄 코리아 제공]
잘 숙성된 코냑에서는 바닐라향, 오크향, 계피향 등 다양한 향을 느낄 수 있다. 좋은 코냑에서 전문가들은 수백 가지 꽃향기를 감지하기도 한다. 이 풍성하고 오래 지속되는 맛과 향이 바로 다른 술과 코냑을 차별화하는 장점 중 하나다. ‘술의 제왕’으로 불리는 브랜디, 그중에서도 다시 코냑이 ‘브랜디의 제왕’으로 군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코냑은 포도주를 두 번 증류해 만든다. 증류한 직후에는 투명에 가까운 색을 띠지만, 오크 통에서 숙성되면서 차츰 호박색으로 변해간다. 이처럼 오랜 기간 오크 통에서 지내면서 제 맛과 향, 빛깔을 함께 갖추게 된다.

‘코냑의 친구는 시간이다’라는 말도 좋은 코냑이 만들어지기까지 숙성 기간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숙성 기간이 코냑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다 보니 이 기간에 따라 등급이 나누어진다. 코냑이라는 이름을 붙이려면 코냑 지역 사무국의 규정에 따라 최소 1년 이상의 숙성 기간을 거쳐야 한다. 이후 회사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V.O(VeryㆍOld)’ ‘V.S.O.P(Very Superior Old Pale)’ ‘X.O(Extra Old)’ ‘Napoleon’ 순으로 나뉜다. V.S.O.P는 4년 반 이상, 나폴레옹과 X.O는 6년 이상 숙성된 코냑이라는 표시다. 100년 이상 숙성된 코냑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프랑스의 코냑 회사 레미 마틴의 ‘루이 13세’다. 한 병 가격이 300만원대로, 크리스털로 된 병만 따로 판매되기도 하는 고급 코냑이다. 그런데 최근 이보다 여섯 배나 더 비싼 코냑이 등장했다.

100년 숙성 오크통에서 맛의 별종을 찾아내다

루이 13세 레어 캐스크
12일 오후 8시 중국 광시(廣西)성 구이린(桂林)시 양숴(陽朔)현. 복합문화공간인 ‘유지 파라다이스’에서 ‘루이 13세 레어 캐스크’가 첫 선을 보였다. 한 병의 가격이 2000만원인 바로 그 코냑이다. 이 행사에는 세계 8개국의 기자, 중국의 유명인사들과 함께 레미 마틴 사의 임원진이 참석했다.

“2004년도의 일입니다. 셀러를 돌며 평소처럼 여러 티어콘(블렌딩된 포도 증류원액 통)을 맛보던 중 충격에 가까운 맛을 내는 티어콘 하나를 발견했어요. 그때부터 뭔가 특별한 제품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따로 보관하기 시작했습니다.”

구이린에서 만난 이 회사 셀러 마스터(코냑 제조 전 과정을 총괄하는 최고책임자) 피에레 트리체의 설명이다.

레미 마틴 사는 10년 미만(레미 마틴 V.S.O.P)부터 최고 100년 이상(루이 13세) 숙성한 코냑을 판매하고 있다. 그 때문에 정확한 수치는 밝히지 않지만 회사 셀러에 수많은 티어콘을 보관해오고 있다. 이 중 2004년 발견된 것은 100년 넘게 보관돼 오던, 트리체 자신보다 2대 앞의 셀러 마스터가 만들어 둔 것이다. 트리체의 말에 따르면 ‘가능성이 발견돼’ 다른 곳보다 온도 및 습도가 낮은 곳에서 4년간 ‘특별 관리’돼 왔다. 그리고 올해 이 회사의 고가 코냑인 ‘루이 13세’의 한정품 격인 ‘루이 13세 레어 캐스크’로 출시됐다. 트리체는 “자연의 축복과 시간의 힘에 의해 탄생한 제품인 만큼 가격만큼의 가치가 있다”며 “그 이유는 우연히 발견된 데다 언제 이와 같은 맛의 별종이 다시 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큰 오크 통 하나에 들어있던 내용물은 총 786병에 나눠 담겼다. 한국에는 12월께 네 병이 수입될 예정이다.

시가와 다크 초콜릿은 환상의 친구

코냑을 제대로 즐기려면 잔의 다리가 없고 풍선처럼 잔뜩 부푼 모양에 입구는 좁은, 일명 ‘벌룬(Balloon)잔’을 사용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코냑의 풍성한 향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좁은 입구는 향이 밖으로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고 잔 안에 더 오래 머물 수 있게 해준다.

“코냑을 마실 때의 전통적인 방식은 손바닥으로 잔을 감싸는 겁니다. 잔을 체온으로 따뜻하게 데워 향기의 발산을 돕기 위해서죠.”

레미 마틴을 국내에 수입ㆍ유통하는 맥시엄 코리아 이은하 과장(마케팅)의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시원한 음료를 선호하는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게 코냑도 ‘온 더 록스’(위스키 등에 얼음을 넣고 먹는 것) 또는 칵테일로 즐기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토닉 워터, 진저에일 등을 섞으면 손쉽게 코냑 칵테일을 만들 수 있다.

함께 즐기기 좋은 음식으로는 푸아그라, 쇠고기 스테이크, 양념 갈비, 생선회, 과일, 초콜릿 등이 있다. 또 살짝 얼린 코냑에 진하고 부드러운 맛의 다크 초콜릿을 곁들이면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고 한다. 이 외에 코냑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시가다. 레미 마틴의 CEO 패트릭 피아나도 “시가는 환상적인 코냑을 마실 때 가장 필요한 친구”라고 말했다. 실제로 향과 맛이 강한 시가는 역시 향이 강하고 알코올 도수가 높은 코냑(40도 이상)과 잘 어울리는 최고의 안주로 꼽힌다.

구이린(중국)=송지혜 기자

브랜디 복숭아ㆍ자두ㆍ사과 등 과실주를 증류해서 만든 술을 의미하며 ‘포도주를 증류해서 얻은 알코올성 음료’라는 좁은 뜻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 중 그 품질이 우수하다고 알려진, 프랑스 코냑 지방에서 생산된 브랜디에만 ‘코냑’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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