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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cover story] 그녀의 다리를 부탁해

“아직도 레깅스를 상의에 받쳐 입는 옷으로만 생각하나요? 올 시즌엔 레깅스가 주인공입니다. 워낙 다양한 스타일의 제품이 나오다 보니 이제 레깅스를 먼저 고른 후 상의로 뭘 입을까 고민하는 단계가 됐죠.”

레그 웨어 수입 및 제조업체인 월비코머스 상품기획실 김소라 대리의 말이다. 레깅스뿐만이 아니다. 이번 시즌엔 타이즈·스타킹 등 다른 레그 웨어들도 어느 때보다 다양한 스타일로 출시되고 있다. 비비안 스타킹 사업부 김승미 MD는 그 배경으로 두 가지 이유를 꼽았다. 먼저 “1980년대 분위기의 패션 스타일이 계속 유행하면서 레그 웨어도 덩달아 화려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남성적이고 강렬한 인상을 풍기는 록시크(Rock Chic) 스타일이 유행”이라는 점이다. 그는 “어깨 부분이 볼록하게 솟은 파워 숄더 재킷이나 강렬한 금속장식을 사용한 옷, 허리를 잘록하게 강조하는 펜슬 스커트 등으로 대표되는 록시크 스타일에는 독특한 레그 웨어가 효과적인 액세서리가 된다”고 설명했다.

앞뒤의 색상이나 무늬가 다른 스타일에서부터 레이스ㆍ니트 등 이색 소재를 사용한 것, 동물무늬 등 과감한 디자인의 레그 웨어들도 많이 눈에 띈다. 그러다 보니 김 대리의 말처럼 “예전처럼 상의를 고른 후 레깅스를 입는 게 아니라 의상 코디네이션을 아예 다리에서 시작해 위로 올라간다”는 주장도 나온다. 롯데백화점 신잡화 부문 박연주 MD는 “최근의 이런 트렌드에 맞춰 의류 브랜드의 상의도 레그 웨어에 잘 어울리는 스타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송지혜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촬영 협조=황예지(모델·에스팀), 보브(상의),
곽현주 컬렉션(레깅스), 오즈세컨(부츠), 망고(뱅글)

민무늬 식상해요 … 도도한 얼룩말 한 마리

업계와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이번 시즌 레깅스 트렌드는 ‘소재 및 색상의 다양화’ ‘디테일의 진화’ ‘동물ㆍ기하학 무늬 등 과감한 디자인’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글=송지혜 기자 enjoy@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분홍·보라·초록 … 무겁고 어두운 색 뜬다

검정색을 기본으로 진분홍, 보라, 초록 등 레깅스의 색상은 계속 다양해지고 있다. 샤빌의 오유진 디자인 실장은 “올해는 특히 채도가 낮은 색상들이 많은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같은 초록이라도 경쾌하고 밝은 느낌보다는 다소 무겁고 어두운 느낌의 초록색 레깅스를 찾는 이가 많다는 것이다. 낮은 채도의 레깅스는 겉옷과 매치하기 쉽다는 게 장점이다. 앞뒤의 색이 다른 제품도 있다. 곽현주 컬렉션의 앞면은 광택 나는 금색, 뒷면은 검정으로 된 일명 ‘반전 레깅스’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색은 역시 검정이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광택 나는 검정 레깅스는 여러 브랜드가 꼽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반드시 소장해야 하는 인기 아이템)’이다. 아메리칸 어패럴, 블루메노붐 등에서 인기 제품으로 추천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레이스에서 니트까지 소재도 다양

최근엔 옷을 만드는 데 쓰는 원단으로 레깅스를 만들기도 한다. 레그 웨어 전문업체인 월비코머스의 김소라 대리는 “예전에는 스타킹을 만들 때처럼 실을 짜서 레깅스를 만드는 방식이 주를 이루었지만 최근엔 원단을 직접 이용한 레깅스가 많이 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니트 소재 레깅스가 대표적인 예다. 이런 소재의 제품은 보온성이 뛰어난 것은 물론 짧은 상의와 매치해 바지 대신 활용할 수도 있다. 미쏘니, SJSJ, 곽현주 컬렉션, DVF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캐시미어, 레이스 소재로 된 검정색 레깅스도 많이 눈에 띈다. 레이스의 패턴은 조금씩 달라 꽃무늬(코데즈 컴바인 등)부터 지그재그로 성글게 짠 스타일(st.a 등) 등이 있다.

지퍼를 달았다, 발목부터 힙까지

한 가지 색상으로만 된 민무늬 레깅스가 이번 시즌에는 다소 심심해 보일 수 있다. 다양한 디테일의 레깅스가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 중 강세를 보이는 것은 ‘지퍼 스타일’이다. 발목 끝부터 종아리 중간까지, 혹은 양쪽 주머니 부분이 지퍼로 장식된 것이 있는가 하면 바깥쪽으로 발목부터 히프 선까지 지퍼가 연결된 섹시한 디자인도 있다. 아르마니 익스체인지, 아메리칸 어패럴 등이 이 같은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검정 레깅스도 표면 디테일을 살려 멋을 낸 제품들이 출시됐다. 표면을 악어가죽 또는 뱀가죽처럼 처리한 것이 그 예다. LG패션이 수입하는 브랜드 조셉에는 100% 양가죽을 기본으로 양쪽 발목부터 무릎까지만 스웨이드 소재를 덧댄 검정 레깅스도 있다.

올 한 해 걸그룹들이 많이 선보인 ‘구멍 난 레깅스’도 시중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아메리칸 어패럴은 옆선에 일정하게 구멍이 뚫린 검정 레깅스를 판매하고 있다. 그 속에 화려한 색감의 스타킹을 겹쳐 신으면 개성과 보온성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

섹시한 동물 무늬, 세련된 기하학 무늬

레깅스에 새겨진 무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섹시하고 과감해 보이는 얼룩말, 호랑이 무늬 등의 동물 문양이다. 보브의 회색·노란색 얼룩말 무늬 레깅스가 대표적이다. 추상화를 연상시키는 기하학적 무늬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탱커스는 다양한 스타일의 기하학 무늬 레깅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곽현주 컬렉션에서는 비대칭 커팅이 들어간 레깅스를 내놨다. 이외에도 물감을 섞은 것처럼 색감이 자연스럽게 그러데이션된 디자인 등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하고 과감한 무늬의 레깅스를 시중에서 만나볼 수 있다.

다리야 다리야 길어져라, 스타킹타이즈 ‘투톤의 매력’

스타킹과 타이즈의 가장 큰 차이는 두께다. 월비코머스 김소라 대리는 “원래 데니어 50 이상은 타이즈, 그 아래는 스타킹으로 분류하지만 최근엔 30 이상을 타이즈, 그 아래는 스타킹으로 분류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데니어’는 두꺼운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다. 최혜련 스타일리스트는 “신었을 때 살이 거의 비치지 않는 것을 타이즈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올해 나온 스타킹과 타이즈 제품들에선 ‘각선미 부각’을 핵심 키워드로 찾을 수 있다. 세로 스트라이프부터 한 종류의 무늬를 세로로 길게 배열한 스타일까지 날씬함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디자인이 많이 나와 있다.

세로 스트라이프는 스타킹의 단골 무늬다. 올해도 두꺼운 스트라이프 대신 가는 것을 채택해 날씬함을 한층 살린 제품이 많이 출시됐다. 비비안은 두 가지 색 스트라이프로 무늬를 만든 투톤 패턴의 타이즈를 선보였다. “단조로워 보이는 줄무늬도 두 가지 색을 함께 사용하면 독특한 인상의 디자인이 완성된다”는 설명이다. 막스마라도 투톤의 기하학 무늬가 세로로 길게 이어진 타이즈를 내놓았다. 비비안의 스타킹 사업부 김승미 MD는 “바탕과 색상이 다른 원단이 살짝 드러나는 투톤 패턴 타이즈는 티 내지 않으면서 충분히 멋을 부린 느낌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일정한 무늬를 세로로 연속해 길게 배열한 스타일도 있다. 다리 옆선을 따라 길게 꽃줄기를 장식하거나, 다리 뒷면에 일렬로 크리스털 스톤을 장식한 디자인 등이다.

디자인과 함께 기능도 더 강화됐다. 샤빌의 오유진 디자인 실장은 “최근 출시되는 스타킹들은 신축성이 우수한 원사를 사용해 착용감은 편안하고 내구성은 뛰어나 올이 잘 나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비는 발목·종아리·허벅지 등 다리의 세 부분에 주어지는 압력을 각각 달리해 각선미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살색 스타킹을 내놓았다.

어떻게 입을까

올 시즌 유행할 만한 7가지 레그 웨어 스타일.
패션 스타일리스트 최혜련씨가 각각에 어울리는 스타일링 팁을 제안했다.

1 지퍼 장식의 검정 광택 레깅스

검정 지퍼 레깅스는 ‘몸에 꼭 맞는 바지’라고 생각하고 옷차림을 맞추면 자연스럽다. 전체적으로는 캐주얼한 느낌보다 도시적인 느낌으로 연출하는 것이 좋다. 무릎 위 30cm 정도까지 오는 티셔츠, 혹은 실크 소재의 긴 상의를 추천한다. 가슴 부분이 삼각형 모양으로 깊게 파인 V네크 티셔츠도 무난하다. 이런 차림에는 로퍼처럼 낮은 구두보다 하이힐을 신는 게 여성스러워 보인다.

2 동물 무늬 레깅스

의상 전체 컨셉트를 ‘모던 히피룩’으로 잡으면 적합하다. 단색 상의에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길이의 스커트가 어울리고 이때 치마폭은 180도 퍼지는 플레어 스타일이 좋다. 신발은 상의 혹은 치마와 동일한 색을 신는다. 액세서리는 생략해 얼룩말 무늬에 초점을 맞춘다.

3 니트 소재의 화려한 무늬 레깅스

화려한 무늬의 니트 레깅스는 신축성이 좋아 몸에 꼭 끼지 않으면서도 날씬해 보이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바지 대신 입어도 손색이 없다. 힙선에 자신이 있다면 엉덩이 위까지 오는 상의를 고르고, 자신이 없다면 엉덩이를 살짝 가리는 길이의 상의를 고른다. 레깅스의 패턴이 강렬하므로 상의 컬러는 단색 또는 레깅스 패턴에 포함된 색 중 하나를 선택한다. 그리고 역시 패턴에 포함된 색 중 하나를 골라 구두와 가방 색을 맞추면 멋진 복고풍 차림을 연출할 수 있다.

4 앞뒤 색상이 다른 레깅스

앞면은 광택 나는 금색, 뒷면은 검정색으로 된 레깅스의 경우 검정 의상과 함께 입으면 도시적인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상의는 무릎 위 20cm까지 내려오는 ‘보이 프렌드 재킷(남자 친구의 옷처럼 길고 헐렁한 스타일)’을 추천한다. 여기에 검정 구두를 신으면 ‘프렌치 시크룩’이 완성된다. 온통 검정색이라 너무 밋밋하다고 여겨지면 빨간색 립스틱·매니큐어·작은 핸드백 중 하나를 더해 포인트를 줄 수 있다.

5 레이스 레깅스

레이스 레깅스는 최대한 소녀처럼 여성스럽게 연출하는 것이 좋다. 소재가 가벼우므로 7부나 9부 길이의 것을 고르는 게 경쾌해 보인다. 여기에 아주 짧은 길이의 치마를 덧입거나 약간의 레이스 장식이 가미된 상의를 받쳐 입을 것을 권한다. 무릎 위까지 오는 원피스를 입고 레이스 장식이 있는 조끼를 걸쳐도 좋다. 신발은 하이힐처럼 굽이 높은 것보다는 3cm 이하의 낮은 구두를 신는 게 어울린다.

6 선명한 색상+검정 절개 레깅스

구멍이 뚫린 검정 절개 레깅스에 검정 옷을 입으면 자칫 무거워 보일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검정 레깅스 안에 선명한 진분홍색 스타킹을 겹쳐 입고 동일한 색상의 진분홍 원피스를 입으면 한결 스타일리시하게 보일 수 있다. 강렬한 진분홍이 너무 부담스럽다면 다소 옅은 분홍 계열의 짧은 플레어 원피스를 입는 것도 방법이다. 이때 검은색 구두를 신으면 다리가 길어 보인다.

7 선명한 색상 타이즈+워머

워머(발 토시)는 발목이 두꺼워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짧은 기장의 치마 혹은 반바지를 함께 입는 게 좋다. 사진처럼 타이즈가 초록색인 경우 보색의 상의는 피하고 무채색의 것을 고른다. 하의 길이가 짧을 경우 상의까지 짧으면 곤란하다. 눈에 띄는 액세서리들은 최대한 생략해 선명한 색상의 스타킹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다.

어디서 살까

블루메노붐

복합 쇼핑몰 눈스퀘어(롯데 영플라자 맞은편) 5층에 있다. 레깅스·타이즈·스타킹 외에도 오버니·워머·컬러 덧신 등 다양한 레그 웨어 상품을 만날 수 있는 게 이곳의 장점이다. 워머는 스타킹·레깅스 어디에나 덧신을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다른 곳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컬러 덧신도 이곳의 인기 아이템이다. 앞이 막힌 구두 또는 레깅스와 겹쳐 신어도 각각 개성 있는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양말은 1켤레 1만3000원, 레깅스는 1만8000~6만8000원선, 워머는 1켤레 1만8000원이다. 문의 02-3783-5622.

패션 갤러리움

롯데백화점 본점 2층에 있는 이곳에서는 막스마라, 캘빈클라인, 포갈 등 세계 유명 브랜드의 제품부터 월비코머스가 해외 트렌드를 반영해 직접 제작한 국내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바비 인형을 만드는 마텔사와 롯데 백화점이 협업해 제작한 ‘바비 성인용 레그 웨어’ 군이다. 레깅스, 스타킹 등 20~30종의 독특한 바비 레그 웨어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전체 제품의 가격대는 1만원대 미만부터 10만원선 정도.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은 2~4만원대 레깅스라고 한다. 잠실 롯데 캐슬 1층에도 같은 매장이 있다. 문의 02-752-2500

아메리칸 어패럴

명동 밀리오레 근처에 위치한 이곳은 원래 의류 매장이다. 하지만 한국에 상륙한 후 다양한 스타일의 레깅스로 이름을 먼저 알렸을 만큼 다양한 레깅스를 구비하고 있다. 최대 장점은 대부분의 레깅스가 XS·S·M·L 사이즈별로 준비돼 있다는 점이다. 한 가지 스타일이 색상별로 있어 선택의 폭도 넓다. 다리 끝부터 허리까지 연결된 지퍼 스타일 레깅스만 하더라도 검정·회색·흰색 등 기본 색상부터 형광 노랑, 형광 분홍색까지 출시돼 있다. 다리 옆선에 구멍이 뚫린 스타일, 빈티지 느낌의 꽃무늬와 기하학 무늬, 금ㆍ은 색상 등 독특한 레깅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가격은 5~7만원선. 명동점 외에도 홍대점·강남점·분당점 등이 있다. 문의 02-779-2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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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