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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세상] 소년시절 동경 ‘경찰’ … 이만한 보람 없다

충남경찰청 제1기동대 이효섭 순경(맨 앞)이 부대 운동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어느덧 기동경찰 생활을 한지도 4개월 정도 흘러갔다. 사실 경찰 공부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경찰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다. 수사형사로 오랜 세월 재직하셨던 큰아버지께서는 늘 일을 손에서 놓지 않으셨다. 명절에도 얼굴 뵙기가 쉽지가 않았는데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었는지 퇴근길에 쓰러지신 뒤로 지금까지도 병상에 누워계신다. 그래서 어릴 적 기억 속의 경찰은 고된 일, 위험한 일만 하는 직업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어릴 적 큰아버지를 뵈면서 자라온 어린 소년의 동경이었을까, 힘든 길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알면서도 가족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길을 택했다.

지난 겨울 꿈에 그리던 중앙경찰학교에 입교를 하며 경찰생활에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어쩌면 경찰시험공부를 하는 동안 경찰이 되기를 간절히 바랬던 건 유례없는 취업난에 안정된 직장을 얻고 싶은 욕망이 더욱 컸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6개월간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일선 현장에 나와 보니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으로 열과 성의를 다해 근무하고 계시는 선배님들을 보며 경찰관으로서의 소양이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것에 대해 부끄러웠다.

기동경찰이기에 대부분의 주된 업무가 집회·시위 현장에서의 질서유지 임무지만 이따금씩 생활안전과 지구대 지원근무를 나가면서 일선현장에서 시민들과 직접 대면하며 근무를 하곤 한다. 처음 접하는 일선 근무라 설레는 맘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경찰이라는 직업에 대해 회의를 느낀 적도 여러 번 있었다.

경찰의 업무라는 게 제재를 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많은 시민들이 법규범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생각지 않고 단속에 대한 불만만을 늘어놓는다거나 교통스티커 한 장 발부 하면서도 도가 지나칠 정도로 항의를 하시는 시민들, 집회 시위현장에서 만난 극력 불법시위자들을 보면서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한 선배경찰관이 우리 신임 직원들에게 이런 조언을 해주었다. “법질서 위반자는 우리의 고객이다. 고객을 대할 때는 성심 성의껏 정성을 다해서 대해야 한다. 고객이 없다면 너희들이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농담 같은 말이지만 난 이 말을 가장 좋아한다. 이러한 마인드로 업무를 하게 되니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도 줄고 일선 현장에서 시민들과의 소통문제 해결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응당 해야 할 일임에도 고마워하시는 시민 여러분들을 볼 때면 부끄럽기도 하면서도 업무에 많은 보람을 느낀다. 이만한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일이 또 있을까?

경찰관으로 산다는 것, 조금은 힘들고 조금은 위험할 수도 있지만 이만한 행복과 보람을 느끼고 산다는 것 세상이 내게 준 큰 선물인 것 같다.

이효섭(충남경찰청 제1기동대·순경·천안 백석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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