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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상품수지 흑자, 세계 2위 배경은

한국의 올 상반기 상품수지 흑자가 일본을 앞지른 것은 수출이 상대적으로 선전한 덕이다. 물론 한국 수출도 글로벌 금융위기의 타격을 받았다. 올 상반기 수출은 전년보다 22.8% 감소했다. 그러나 37.3% 줄어든 일본에 비하면 형편이 좀 나은 편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그렇다. 그 결과 지난해 세계 12위였던 한국 수출은 상반기에 러시아·영국·캐나다를 제치고 9위에 올랐다.

한국 수출이 선방한 원동력은 환율과 수출 지역·품목의 다변화다. 일본은 사상 유례 없는 엔고로 수출이 확 꺾였다. 반면 한국은 올 상반기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많이 떨어져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다. 엔고로 인해 일본 제품과 비교한 가격 경쟁력은 더 높아졌다.

이를 바탕으로 자동차·LCD·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이 세계시장 점유율을 계속 높여가고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 1~7월 한국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7.4%로 지난해 같은 기간(5.4%)보다 2%포인트 증가했다. 이런 점 때문에 일본 혼다자동차의 이토 다카노부(伊東孝紳) 사장은 이달 초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대차가 두렵다”고 했을 정도다.

수출 지역과 품목이 다양한 것도 버팀목이 됐다. 한국은 중국·미국·유럽연합(EU)·일본·중동·신흥시장에 고루 수출을 한다. 금융위기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신흥시장과도 거래가 많다. 이에 비해 일본은 수출이 미국과 EU 등 금융위기의 영향을 많이 받은 선진국 시장 위주여서 수출에 타격이 컸다.

한국은 ‘주력 품목’이라 할 만한 것도 선박·휴대전화·자동차·석유화학·반도체·철강·LCD·가전 등 다양하다. 반도체 등은 부진했지만, 경제위기 속에서도 일찌감치 일감을 따둔 선박 분야와 중국 내수 부양책 덕을 본 가전·LCD가 수출 감소폭을 줄였다.

한국이 상반기 상품수지에서 일본을 따돌리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위에 올랐다지만 해묵은 과제는 극복하지 못했다. 대일 무역 역조다. 상반기 일본과의 교역에서 124억 달러 무역적자를 냈다.

내년 이후에도 한국이 일본보다 상품수지 흑자가 많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원화가치가 오르면서 환율 효과가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 송원근 박사는 “부품·소재 기술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대일 무역 적자를 줄이고 상품수지 흑자 축소를 막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권혁주·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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