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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도토리를 줍는, 저 사람’

‘도토리를 줍는, 저 사람’ 중-정끝별(1964~)


 툭툭 가을 깊이 못질을 하듯

버릴 것 다 버린 상수리 숲에 도토리가 쌓이면

체머리 흔들며 누가 이 숲에 와

저토록 헐벗은 가지와 잎새 흔들고 있는가.

(중략)

떨어지지 않는 것 없는 가을 숲에

주워도 언제나 빈 채로인, 저 사람

희고 먼 내 뼛속 얼굴

얼마나 더 욕되게 떨어져야

서늘한 고향땅 흙내음에 닿을까



도토리 한 알 떨어지는 소리 온 산 쿵 하고 울린다. 떨어지지 않는 것 없는 가을 속 깊이 못질하는 소리. 한없이 엷어진 마음은 찢길 듯 썰렁하다. 체머리 흔들며 가지와 잎새 흔들어 도토리 상수리 털고 있는 것, 바람인가? 털 것 다 못 털어버려 아직도 무겁고 욕된 마음인가? 외롭고 그립고 가난한 마음까지도 툭툭 털어버리며 걷자 하는 가을이 깊어가는 길. <이경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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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