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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호텔 필살기 메뉴, 소박해서 더 놀라운

서울의 특급호텔마다 가장 잘나간다는 요리는 십만원이 훌쩍 넘는 프렌치 정찬이 아니었다. 탕수육·아이스크림·햄버거·회덮밥…. 호텔마다의 ‘필살기’는 의외로 소박했다. 사람들은 호텔에서도 익숙한 음식을 찾기 때문이란다. 한데 호텔마다 스테디 셀러가 된 평범한 음식에는 평범하지 않은 비법이 숨어 있었다. ※가격은 세금·봉사료 별도임.

글=한은화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서울 신라 호텔 ‘옛날맛’ 탕수육

서울 신라호텔의 필살기 요리는 바로 이 탕수육이다. 중식당 팔선의 왕재호 셰프는 “한번 드시면 탕수육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불도장’으로 유명한 중식당 팔선에서 실제로 최고 스타는 탕수육이었다. 얇은 튀김옷 사이로 고기가 비치고, 그러면서도 튀김옷은 바삭해 씹으면 ‘아삭아삭’하는 효과음이 날 정도다. 이 식당의 탕수육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얽힌 이야기도 많다. 한 예로 호텔이 외환위기 당시 사회봉사활동 차원에서 실직자들에게 탕수육과 자장면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하자 구름떼처럼 사람들이 몰려왔다. 그런데 대부분이 실직자가 아닌 중국집 주방장들이었다는 것. 바삭한 튀김옷의 비결은 전분·밀가루·튀김가루의 황금비율이다. 계란 흰자만 넣어 반죽해 30분 동안 숙성시킨다. 고기는 경북 상주시와 봉화군, 이 두 지역의 A++급 한우 등심이다. 4만5000원. 02-2230-3366.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 모나카 아이스크림

‘국화꽃 모양의 동그란 과자’ 모양이다. 보기엔 평범한 모나카다. 그런데 한 입 베어물고 5초 정도 지나자 “와 맛있다”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과자는 바삭했고, 속의 녹차 아이스크림과 단팥은 부드러웠다. 일식당 ‘스시조’에서 5월에 첫선을 보이자마자 호텔의 필살기 요리가 됐다. 한석원 셰프는 “모나카 아이스크림에 반해 이것만 드시러 일식 레스토랑을 찾는 손님이 많다”며 웃는다. 비법은 아이스크림의 수분기에도 바삭함을 유지하는 ‘피’였다. 한 셰프가 피를 직접 만들어보기도 하고, 국내의 떡집에 부탁해 만들어보기도 했지만 아이스크림의 수분 탓에 피는 금세 흐물거렸다. 한 셰프는 일본으로 건너가 모나카 피를 만드는 공장을 돌아다니며 바삭하고 고소한 피를 찾기 시작했고, 한 공장과 독점계약했다. 아이스크림은 말차를 이용해 직접 만들고, 팥도 이틀에 걸쳐 만든다. 1만원. 02-317-0373.

그랜드 하얏트 서울 회덮밥

회덮밥 하나가 일식당 ‘아카사카’ 매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산처럼’ 쌓여 나오는 채소로 인기다. 오이·쑥갓·깻잎 등 여러 종류가 있지만 그중 양상추가 제일 많다. 채소가 아삭하게 씹히는 맛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따로 나오는 밥은 고슬고슬하면서 찰지다. 멥쌀과 찹쌀을 6대1의 비율로 섞어 밥을 짓는다. 밥 알갱이를 살리기 위해 밥을 되게 지으면 너무 거친 느낌을 줘 생각해 낸 비법이다. 덕분에 밥을 되게 지어도 쫀득한 식감이 살아 있다. 회는 광어·참치·방어·도미 등 네 가지 종류다. 아침에 잡은 생선만을 쓴다. 이 모두를 아우르는 것은 초고추장. 다른 채소를 갈아넣지 않고 오로지 고추장과 식초의 황금비율로 맛을 살렸다. 기종욱 셰프는 “고추장에 이것저것 많이 넣으면 회나 채소의 맛을 죽여서 쌉싸름하면서 매콤한 장의 맛을 최대한 살리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4만2000원. 02-799-8164.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 메리어트 버거

별다른 소스를 뿌리지 않는다. 오로지 두툼한 ‘고기 패티’에 승부를 걸었다. 여러 고기를 섞어 만들지 않고, 오로지 호주산 쇠고기 목심으로만 패티를 만든다. 고기에 채소를 섞거나 다른 양념을 넣지 않고, 오로지 소금·후추 간만 한다. 패티 자체의 무게는 225g. 스테이크 1인분에 맞먹는 양이다. 등심 쪽에 가까운 목살이라 고기 힘줄, 지방 등이 패티를 만들 때 함께 갈려 쫀득하게 씹히는 맛이 좋다. 고기는 레어·미디엄·웰던 등 원하는 대로 익혀 먹을 수 있다. 토마토·양상추 등의 채소는 접시에 따로 나와 기호에 맞게 햄버거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변근식 셰프(메리어트 카페)는 “스테이크를 먹기에는 부담스럽지만 한 끼 든든하게 고기를 먹고 싶은 손님들이 즐겨 찾는다”고 했다. 2만원. 02-6282-6731.

서울 프라자 호텔 프렌치 토스트

‘세븐스퀘어’의 아침 메뉴에 있는 프렌치 토스트는 쫀득하면서 촉촉해 인기다. 비결은 식빵 대신 프렌치 바게트로 토스트를 만든다는 것. 우유·계란물에 빵을 재워뒀다 구워내는 프렌치 토스트는 빵이 흐물흐물 뭉개지지 않으면서 부드러워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 식빵 대신 유지방이 들어가지 않아 우유·계란물에 담가놓았을 때 흡수율이 좋은 바게트를 선택했다. 겉이 딱딱해 오래 재워놓아도 흐물흐물해지지 않고, 속은 계란물을 잔뜩 흡수해 스펀지처럼 폭신해진다. 아침 뷔페에 포함돼 있고, 단품으로 과일을 곁들여 판다. 오전 6시30분부터 10시까지 판매한다. 9000원. 02-310-7777.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볶음국수

매콤하면서 입안에 착 감기는 감칠맛으로 인기다. 비법은 조개·새우 등의 해물과 햄을 갈아 만든 XO 소스, 굴소스와 간장으로 만든 특제 소스다. 레스토랑 ‘마르코폴로’가 오픈할 당시인 2004년부터 호텔의 스테디 셀러가 된 메뉴다. 문을 연 당시 말레이시안 요리사, 엔디 렁 주방장이 만든 요리다. 월남 쌀국수에 아스파라거스·고추 등의 여러 가지 채소와 신선한 해산물을 소스와 함께 볶아낸다. 접시에 붓으로 한국의 고추장 소스를 발라내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2만4000원. 02-559-7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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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