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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TV 외출한 회장님들 “카메라와 눈 맞추느라 진땀 뺐죠”

대본 연습 강덕수 STX 회장 강덕수 STX 회장이 성균관대 특강에 앞서 대본을 검토하고 있다. [STX 제공]
“황수경 아나운서는 키가 크고 늘씬하더라고. 나란히 서 있기 미안하던데….”



방송 릴레이 특강 나선 한국 대표 CEO들

“카메라 어딜 봐야 되는지 몰라 긴장했네. 이러다 나중에 사람들이 알아보면 불편한데….”



한국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회장님’들의 고민, 신선하다. TV 카메라 앞에 처음 서 본 ‘초짜’로서의 소감이다. “연예인도 아닌데 사인해 달라 해서 쑥스러웠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방송이 금요일 밤 자정이라 많이 볼까 모르겠다”며 시청률에 신경 쓰는 눈치다.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 강덕수 STX 회장, 김신배 SK C&C 부회장,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내로라하는 전문경영인들이 카메라 앞에서 진땀을 흘렸다. 23일 밤 12시 KBS-1TV에서 처음 방영되는 ‘대한민국 CEO 희망을 말하다’(연출 조경숙)에 출연해서다. 대학생 특강 형식으로 사전 녹화된 프로그램은 구 부회장을 필두로 5주간 방영된다. 이들은 위기의 순간에 승부수를 던진 사연과 함께 경영철학을 진솔하게 얘기한다.



열강하는 김신배 SK C&C 부회장 캐주얼 셔츠 차림의 김신배 SK C&C 부회장이 KAIST에서 강연하고 있다. [SK C&C 제공]
◆카메라 눈 맞추기 쉽지 않네=“새벽마다 집 앞 우면산을 오르는데, 1시간10분쯤 걸리거든요. 집에서 출발해서 돌아올 때까지 웅얼웅얼 연습해 봤어요. 두어 번 하니까 시간이 딱 맞아떨어지데요.”



19일 만난 구 부회장은 원고 없이 특강한 비결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가편집본을 보니 지루하지 않더냐”고 감상평을 청하기도 했다. 구 부회장은 9월 14일 서강대 메리홀에서 330명의 학생이 모인 가운데 ‘흐르고 통하게 하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평소 “난 심심한 사람”이라고 말할 정도로 대중 앞에서 과묵한 편이지만, 이날은 달랐다. “대학의 경영학 수업이 일선 현장에선 그다지 도움 되지 않는다”고 운을 뗀 뒤 “앞에 앉아계신 경영학 교수님들, 죄송합니다”라고 덧붙인 대목에선 객석이 웃음바다가 됐다. 그는 창조경영과 윤리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0월 7일 성균관대에서 강연한 강덕수 STX 회장도 ‘외환위기 퇴출 비화’를 비롯해 어려웠던 시절 얘기를 서슴없이 털어놨다. 도전과 포용, 글로벌 전략 및 경영철학과 리더십을 설파했다. 두 시간 넘게 혼자 이야기를 풀어가는 데 부담감을 호소하면서도 준비엔 만전을 기했다. 추석 연휴 때도 쉬지 않고 원고 수정에 매달렸고, 녹화 당일엔 집무실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우면서까지 연습했다.



메시지가 좋아도 방송이 재미 없으면 시청자(청중)의 관심을 끌긴 어렵기 마련. 그 때문에 제작진은 CEO마다 수차례 사전 인터뷰하며 ‘얘깃거리’를 확인했다. 대중을 끌 만한 에피소드를 집어내고, 스토리 배분을 요구했다. ‘단문체로 짧게 하라’ ‘중간중간 유머를 넣어라’ 등 화법 조언도 잊지 않았다. CEO들은 “방송이 이렇게 힘든 건지 몰랐다”면서도 ‘승부사’들답게 실전에서 실력을 발휘했다.



사인 공세받는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이 강연 후 서강대 학생들의 사인 요청에 응하고 있다. [신세계 제공]
◆대중과 눈 맞추는 CEO로=5명의 CEO를 섭외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괜히 TV 출연했다가 ‘경언(經言) 유착’ 소리나 들을까 두렵다”며 손사래를 치는 기업이 적지 않았다. 한 거물급 경영인은 출연 직전까지 갔다가 사내 토론 결과 ‘없던 일’이 되기도 했다. 반발이 있기는 KBS 내부도 마찬가지. 사내 게시판엔 “노골적으로 기업 홍보하는 거냐”는 항의성 글이 잇따랐다.



위험 부담을 안고 TV 출연을 결정한 것은 “방송이 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프로그램이 적다”(구학서 부회장)는 판단에서였다. “한국에서 ‘회장’ 하면 부모 잘 만난 오너쯤으로 생각하잖아요. 나처럼 월급쟁이로 출발해서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각 CEO들은 ‘흐르고 통하게 하라’(구학서 부회장), ‘더불어, 미래의 길을 내다’(김신배 부회장), ‘바다에서 배웠습니다’(강덕수 회장), ‘꿈의 크기가 인생의 크기를 결정한다’(윤석금 회장), ‘큰 나무 박영주의 제대로 기업하기’(박영주 회장)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카메라 앞이긴 했지만 현장 강연이다 보니 예민한 사안에도 서슴없는 발언이 나왔다. 구학서 부회장이 일본 공무원과 비교해 한국 공무원을 꼬집는 대목에선 지켜보던 비서진이 긴장할 정도였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태윤정 메타윈 대표는 “세계적으로 CEO가 메시지이자 브랜드가 되는 시대인데, 우리 CEO는 대중과 공감하는 데 익숙지 않다”며 “미국 PBS의 ‘CEO Exchange’처럼 공익성과 흥미를 갖춘 CEO 프로그램이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혜란 기자






특강 CEO들 말말말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



“윤리규정은 치사할 정도로 깐깐하게 만들어야 한다.”



“신세계에는 구학서파는 없다. 사람에게 충성해서는 안 된다. 조직에 충성을 다해야 한다.”



◆김신배 SK C&C 부회장



“F1이나 쇼트트랙에서 코너를 돌 때 승부가 난다. 경제 위기를 극복한 한국은 바로 이 코너를 돌면서 성장하고 있는 사례다.”



◆강덕수 STX 회장



“M&A는 입양과 성장이다. 성장에 대한 밑그림이 없는 M&A는 헤지펀드와 같다.” “직원들과 나는 한솥밥 먹는 식구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직원이 7명 인데도 매일 회사에 나오는 것이 행복했다.”



“처음부터 길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길은 누군가에 의해, 나에 의해 만들어지는것이다.”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돈벌어서 좋은 일 해야지 하면 매번 하지 않을 핑계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할 수 있는 만큼 좋은 일을 하는 원칙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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