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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캐스팅 보트’ 박근혜 고민 깊어진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9일 ‘선물과 유품으로 만나는 박정희’ 특별전이 열린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전시품들을 관람하고 있다. 오른쪽은 맹형규 청와대 정무특보. [김성룡 기자]
세종시 계획 수정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박 전 대표의 선택은 60여 명에 이른다는 친박근혜 의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법안 결정 과정에서 세종시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규모다.



“충청 마음 돌릴 대안 나오면 원안 고수 입장 달라질 수도”
일부 친박계 기류 변화 조짐

박 전 대표는 최근 세종시 논란이 불거진 이후 말을 아껴왔다. 지난 17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띄운 글에서도 청소년의 건강에 대한 염려를 썼을 뿐 세종시는 거론하지 않았다. 이런 박 전 대표의 행보는 원칙을 중시해온 그가 여전히 ‘원안 고수’ 입장이 완강하다는 해석을 낳았다. 하지만 박 전 대표 주변에서는 그가 꼭 ‘9부2처2청’ 이전이라는 형식을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성헌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정치의 힘은 국민의 신뢰에서 나온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세종시도 결국은 형식이 아닌 신뢰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만약 정부가 충청도 주민들이 좋아할 만한 대안을 제시하고 실제로 충청도민들이 그 대안을 선호한다면 설득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은 “박 전 대표의 원칙을 큰 틀에서 봐야 한다”며 “정부가 좋은 방안을 내놓고 충청도에서도 환영한다면 박 전 대표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아무런 구체적인 그림을 보여주지 않으면서 박 전 대표의 입장을 요구하려는 상황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친박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입장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만고불변이란 없다”며 “세종시 문제는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약속의 주체이므로 직접 나서서 경위를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가 세종시 수정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생각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본다. 지난달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도 세종시 문제가 논의됐다. 회동이 끝난 뒤 박 전 대표는 “구체적인 내용은 얘기하지 않겠다”고만 했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세종시와 관련한 사안이 생기면 박 전 대표 측에 이를 전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친박 진영에서는 정부가 충청 사람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유정복 의원은 “법 통과 당시엔 나도 반대 입장이었지만 그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고 이미 상당한 절차가 진행됐다”며 “지금으로선 ‘충청 도민이 동의한다면’이라는 가정을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설사 정부가 그럴싸한 대안을 내놔도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이 비판을 쏟아내면 충청지역 민심이 쉽게 달라지지 않으리라는 예상도 많다.



한 재선 의원은 “당장 세종시 문제가 증폭되면 내년 지방선거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며 “그렇게 되면 다음번 대선에까지 영향을 받게 되는 점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친박 진영이 세종시 수정을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강주안 기자 , 사진=김성룡 기자



박근혜 세종시 관련 말말말



▶ “당이 왔다갔다 할 순 없다. 중요한 것은 내·외치 담당 부서는 서울에 남겨 수도를 지켰다는 것.”(2005년 2월 24일, 행복도시법 여야 합의 직후 항의하는 서울시의회 의원들에게)



▶ “행복도시법을 통과시킬 때 대표직과 정치생명을 걸었다. 군대라도 동원해 막고 싶다는 분이 있었다.”(2007년 8월 8일,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대전 합동연설회에서)



▶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행복도시가 제대로 될 수 있을까 걱정하는 분이 많은데 이번 대선을 계기로 여러분의 염원이 반드시 이뤄질 것.”(2007년 12월 12일, 서대전역 앞 광장 이명박 후보 지원 유세에서)



▶ “충청도민에게 한 번도 아니고 여러 차례 한 약속이다. 엄연한 약속인 만큼 지켜야 한다.”(2009년 7월 2일, 몽골 방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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