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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평준화 보완했는데, 마녀로 몰다니 … ”

19일 외고 입시와 관련해 경기도 수원외고에 모인 강성화·이충실·김홍림·김영익 교장(왼쪽부터)이 ‘자율형 사립고 전환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강정현 기자]


전국 30개 외국어고(외고)에 대한 개편 논란이 뜨겁다. 정치권에서는 외고를 ‘사교육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폐지 또는 자율형 사립고(자율고) 전환을 강도 높게 요구하고 있다. 외고의 자율고 전환 법안을 내놓을 예정인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초등생부터 사교육으로 내모는 외고는 분명히 마녀” 라고 비판했다. 위기감을 느낀 외고는 영어듣기시험 폐지와 입학사정관제 도입 등의 개선안을 내놓으며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 지역 9개 외고 중 4개 학교의 교장들은 19일 수원외고에서 긴급 모임을 열고 “절대 자율고로 바꿀 수 없다”며 반발했다.

경기 4개 외고 교장 긴급 대책협의회



19일 오후 3시 수원 영통구 수원외고 2층 교장실. 굳은 표정의 경기 지역 외고 교장 4명이 모였다. 정치권에서 외고 폐지론이 거론되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 교장들은 긴장한 모습이었다.



강성화(전국외고교장협의회 회장) 고양외고 교장이 포문을 열었다. 그는 “(외고가) 20여 년간 평준화 보완 역할을 해왔는데 이제 와서 ‘마녀’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의 ‘마녀’ 발언을 의식한 말이었다. 다른 외고 교장 3명은 눈을 감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안양외고 이충실 교장은 “30여 년간 교단에 선 교육자로서 참담한 심정을 느낀다”며 “특목고를 없애려던 노무현 정권 시절보다 더한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공립 외고인 성남외고 김홍림 교장과 수원외고 김영익 교장은 정치권의 움직임에 대해 “황당하다”고 했다. 정 의원이 외고를 자율고로 전환시키려는 데 대해 “공립이 어떻게 자율고로 가느냐. 실태 파악도 못하고 내놓은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대원외고가 영어듣기시험을 폐지키로 한 뒤 처음 소집된 경기 지역 외고 교장단 회의는 원래는 2010학년도 입시안을 조율하기 위한 자리였다. 그러나 정치권의 압박이 거세지자 외고의 존립 문제를 놓고 긴급 공동 대책을 논의한 것이다. 교장들은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외고가 없어진다면 인재를 키울 길이 사라진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안양외고 이 교장은 외고가 명문대 입시 준비학교로 전락했다는 지적에 반성할 점이 많다고 했다. 그는 “사교육을 줄이려는 노력을 했어야 했는데…”라며 고개를 숙였다. 또 다른 교장은 “영어듣기시험을 폐지키로 한 시점이 너무 늦지 않았느냐”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반성과 자성이 이어지자 고양외고 강 교장은 “(학생을) 잘 뽑을 것이 아니라 들어온 아이들을 어떻게 잘 가르칠 것인지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장들은 “외고를 없애는 것이 사교육 대책의 대안이 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성남외고 김 교장은 “사교육이 문제가 된다면 사교육을 줄일 대안을 찾아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원외고 김 교장도 “폐교가 된다면 극단적으로 사교육이 없어지겠느냐”고 반문했다. 학부모들이 외고가 서울대 등 상위권대에 들어가기 위한 통로라고 생각하고 있는 이상 외고가 없어지면 외고의 자리를 차지할 또 다른 학교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었다. 교장들은 “이번 기회에 입시제도와 교육과정을 파격적으로 뜯어고쳐서라도 외고를 지켜야 한다”며 공동으로 보조할 뜻을 보였다.



입학사정관 전형 도입 방안에 대해 교장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영어듣기시험을 폐지하면 내신 사교육이 성행할 수 있다는 우려 탓에 입학사정관제 도입에 열의를 보인 것이다. 교장들은 모두 사회적 배려 대상자 선발 인원(학교별로 5명 내외)이 너무 적다는 데 동의했다. 자율고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총 정원의 20% 내에서 뽑도록 돼 있으나 외고는 지나치게 선발 인원이 적어 단계적으로 늘리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경기 지역에 이어 서울 지역 외고 교장들도 조만간 모여 협의회를 열 예정이다. 다른 지역 교장들도 지역별 모임을 열고 정치권의 외고 폐지 논의에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로 하는 등 외고들의 움직임은 빨라질 전망이다.



이원진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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